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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스케스<직녀들>,1644-1648년경, 캔버스에 유채. 222.5*293cm
제아무리 훌륭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다른 이 앞에서 스스로를 낮추는 겸손의 미덕이 없다면 그 사람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합니다.
겸손은 자신을 낮춤으로써 경계를 허물고 이웃과 하나가 되려는 노력입니다.
리디아 출신의 아라크네라는 아가씨는 그런 겸손의 미덕이 없어 신들의 분노를 사고 신세를 망쳤습니다.
아라크네는 천을 짜는 직조 기술이 매우 뛰어난 아가씨였다고 합니다.
재주가 너무 뛰어난 나머지 직조의 여신인 아테나와 곧잘 비교되곤 했다는군요.
보통 사람 같으면 신이랑 비교되는데 부담을 느껴 자신은 결코 그런 능력을 지닌 사람이 아니라고 스스로를 낮췄겠지요.
하지만 아라크네는 오히려 “그럼 누가 더 나은지 그 여신더러 나와 시합이나 한 번 해 보라고 그러시지” 하고 으스댔습니다.
이 소문을 들은 아테나 여신은 마음 속에서 분노가 일었습니다.
하지만 꾹 참고 노파로 둔갑해 아라크네를 찾아갔습니다.
그리고는 오래 산 사람의 충고라며 아라크네에게 보다 겸손해지라고 말했습니다.
“아가씨, 신의 거룩함을 욕보이는 행동은 하지 않는 게 좋아요. 그러니 ‘내가 그만 실언을 했습니다’ 하고 사람들에게 말하세요. 그러면 여신도 용서하시고 잊으실 거예요.”
이 말에 아라크네는 화를 냈습니다.
“무슨 소리! 아테나 여신은 나보다 천을 못 짜는 게 분명해요. 내 도전을 피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잖아요?”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된 아테나는 본 모습을 드러내 보였습니다.
그리고는 마침내 아라크네와 본격적인 겨루기에 들어갔습니다.
16세기 이탈리아 화가 틴토레토가 그린 <아테나와 아라크네>는 바로 그 겨루기 장면을 그린 그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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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토레토<아테나와 아라크네> 16세기, 캔버스에 유채, 145x272cm,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
왼쪽 투구를 쓴 여인이 아테나 여신이고, 오른쪽 검은 치마를 입은 여인이 아라크네입니다.
아라크네의 솜씨가 얼마나 뛰어난지 아테나 여신은 지금 넋을 잃고 그녀의 작품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아테나도 위기 의식을 느낄 만큼 아라크네는 천을 잘 짰습니다.
하지만 아라크네의 교만함은 아테나 여신과 맞서는 데서 나아가 천의 그림을 신들을 조롱하는 것으로 채우는 데까지 나아갔습니다.
가뜩이나 시새움에 겨웠던 데다 신들이 조롱당하는 내용에 화가 난 아테나는 홀렸던 시선을 거두고 화살이 솟듯 벌떡 일어섰습니다.
아라크네는 그제서야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큰 두려움이 엄습해오자 그녀는 더 큰 욕을 보기 전에 스스로 목을 매 자살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아테나는 그런 그녀를 거미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이 사악한 것아, 누구 마음대로 목숨을 끊으려 하느냐? 너뿐 아니라 네 후손들도 앞으로는 저주받은 거미로 살아야 할 것이다.”
재주는 뛰어났으나 겸손을 몰랐던 아라크네는 이렇게 평생 실을 잣는 거미가 됐습니다.
사람들이 거미를 싫어하는 것은 그때 여신이 저주를 내렸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거미에게 공포를 느끼는 증상을 ‘아라크네포비아(거미 공포증)’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