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샘 김동환 칼럼-8-
해외기업에게 맥 못 추는 대한민국
우리나라는 언제부터인가 해외기업에게는 한없이 포근하고 인자하다.
조선말기 조정대신들은 일본,러시아,청나라의 눈치를 보고 간에 붙었다 쓸게에 붙었다 허송세월만 보내다 결국 제주도 해녀들까지 전국 220개 군 가운데 212개 군에서 만세시위운동이 벌어졌던 3.1운동도 민중의 힘이었다.
그리고 96년 세월이 흐른 2016년 대통령 탄핵도 촛불시위로 마무리 했다.
조선시대의 조종대신이나 이 시대의 정치권과 각료들의 말과 행동에서는 그 어떠한 빛과 소금을 찾기가 어렵다.
한국사의 나침판이기도 한 거대 언론방송도 마찬가지다.
그 파편이 경제적 산업화의 현장에서는 더욱 더 생생하게 나타난다.
외국기업들은 한국서 사업 하는 것이 다른 나라보다 좋은 조건의 나라로 꼽고 있다.
정부의 규제나 제도등이 이들 기업들을 보호해 주고 압력과 강권과 뇌물이 살아 숨쉬고 있어 사업하기 좋은 나라라고 평한다.
요즘들어 독일자동차의 상징인 BMW의 행태도 바로 이런 한국식 요리기술을 익히 알고 있어서 타성에 젖어 버틸 때까지 버텨보자는 심보의 결과물이다.
이미 지난 17년 BMW측은 환경부에 배기가스재순환장치(EGR)에 대한 결함문제를 제출한바 있다. 그러나 환경부는 어떤 대응도 대책도 없었다.
디젤차 문제도 매 한가지다. 유럽등 선진국에서는 디젤차 운행을 단계적으로 금지하고 관련 자동차회사들 스스로 디젤차 생산 중단을 선언했다.
그러나 한국 시장에서는 여전히 디젤차가 팔리고 국회에서도 디젤차를 운영하고 있다.
아직은 극단의 조치가 없어 한계치까지 차를 팔 수 있는 좋은 나라이기 때문이다.
폭스바겐 사건은 더 가관이다.
7년 전인 11년과 12년 국립환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는 그동안 자체적으로 자동차 배출가스에 대한 연구와 해외연구기관이 조사한 결과를 두차례 이상 발표했다.당시로서는 매우 용감한 발표였으며 국제사회에서도 관심을 보인 연구였다. 당시 발표를 한 권상일 박사는 경유차가 에어콘을 가동하고 달릴 경우 조사대상 8개 자동차중 2개사 제품을 제외한 6개 자동차의 배출가스가 출고당시의 기준치(0,18에서 0,25)를 최소 4배에서 최대 11배 이상 더 배출된다는 사실을 공개한바 있다.
그러나 어떤 언론도 주목하지 않았다. 이 연구보고서는 환경부에서도 묵살됐다.
전문조사인력도 턱없이 부족한 열악한 환경속에서 조심조심 자동차배출량을 조사하고 발표했지만 누구도 관심을 가져 주지 않았다.
오히려 국회와 정부는 배출가스 검사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되어 국내 판매를 할 수 없다는 외국기업들의 편에 서서 압력을 가했고 한술 더 떠 종전보다 검사기일을 15일로 단축하는 시행규칙을 개정하기도 했다.
오히려 검사를 철저히 하기위해 노력하는 연구관을 몇 십만원의 식사대접(여러 차례 합산)을 받았다고 중징계를 내렸다. 아까운 인재의 사멸이다.
조악한 환경을 잘 아는 환경부 장,차관들도 압력을 행하는데 한 몫하기도 했다.(환경경영신문 기사화/2015년 10월 -폭스바겐)
요즘 국토교통부는 BMW차량 화재발생 원인규명을 하고 있는 자동차안전연구원의 근무여건이 매우 열악하며 인력도 부족(13명)하고 전문성도 미흡하다고 고백했다.
국토부 자료에 의하면 미국의 경우 조사관 연간 조사건수가 1인당 0.4건인 반면 한국은 1.4건으로 3배가 많다는 통계도 내 놓고 있다.
이같은 현실적 괴리는 자동차안전연구원이나 환경부 산하 교통공해연구소나 대동소이하다.
이들 조직의 기술인력이나 교육,시설확산등은 전혀 배려하지 않고 대응하지 못하는 정부에 대한 대책없는 비판만 쏟아내는 것이 국회의원들의 작태이기도 하다.
환경부는 장기 전략에 맞춰 시설물과 인력증원에 대한 방향제시도 없다. 국회도 이러한 시스템의 변화를 위한 예산 증액이나 인력충원등에 대한 실질적인 전략은 아직도 감감 무소식이다. 수출하는 현대자동차의 경우 독일 시장진입을 위해서는 이같은 시험기관(독일은 민간법인)의 시험통과를 위해 1년이고 2년이고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시험검사기간을 단 15일만에 처리하라고 법에 명시하고 있다.
독일은 장관이나 국회의원이 압력을 행사하지 않으며 현대자동차는 압력을 행사할 로비는 꿈조차 꾸지 않는다.
자동차만 해도 배기가스 시험조작부터, 자동차 에어콘 위험물질 배출,다카타에어벡 리콜,자동차 화재원인에 대한 결함여부에 대한 은폐등 지난 8년간 국내 시장에서 펼쳐진 꼴불견들이다.
하긴 강제수용을 당했던 우리의 위안부들에 대해 일본 최대 기업 미쓰비시는 미국과 중국에는 정중한 사과와 위로금도 전달했는데 우리는 한푼도 받지 못하고 사과한마디 받지 못한 불쌍한 나라이다.
이러니 5천만 국민이 모두가 갑이 되기 위해 기술직을 버리고 고시준비를 하고 공무원이 되길 원한다.
전문직종들은 이미 젊은층 유입이 단절되어 고령화로 가는 길목인데 정부나 국회 모두 미래를 염려하는 대안이나 법안마련이 없다.
그저 언론이 솔깃하게 받아 쓸 통계 자료만 내놓고는 그만이다.
전문성이 없으니 배짱도 없고 설득력도 없다. 그저 시키면 시키는데로 해야 하는 것이 오늘날의 기술인력들이 살아가는 방법이다.
이런 기술인들을 바라보며 고위직들은 또 한번 무시를 하고 뭉게버리기 일쑤이다. 악의 시계가 반복되고 있는 국내 현실이다.
그렇다고 수출을 위해 홀로 싸워가는 기업들에 대해 외교부나 관련부처들은 잘되면 당연하고, 안되면 그만인 작태로 어떤 몸짓도 행하지 않는다.
이번 BMW사태도 일부 시민단체와 분노한 소비자 당사자들의 의기투합에 의한 항변에 의해 사회문제로 대두 되었지 정부는 1년 이상 버티기 작전으로 세월만 낭비했다.
전쟁과 평화의 저자이며 세계적 문호인 톨스토이는 이렇게 말했다.
‘가장 중요한 때는 지금 이순간이고,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이며,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만나는 사람이다.’
정부와 국회는 지금 오늘 이 순간을 소중히 여겼으면 한다.
국민을 위해 나라를 위해....
-환경국제전략연구소 김동환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