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아쉬운 시간입니다.
그간 함께 해온 많은 친구들의 얼굴이 많이 보이질 않네요. 너무너무 정이 많이 들었었는데...시은이, 나래, 한나, 승윤이, 성운이,은채, 민채 등......다시 만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이글을 읽으시는 부모님들께 주변에 많은 홍보를 부탁을 드려 봅니다.
오늘은 희주, 서영이, 민서, 예은이, 병준이 이렇게 5명만이 참여했군요. 아주 가족같은 친구같은 분위기는 참 좋았습니다.
우리 심학산 배움터의 지킴이 허수아비만들기부터 하루를 시작합니다. 준비해온 셔츠와 얼굴등에 미리 베어 놓은 마른 풀들로 속을 채웁니다. 조금씩 형태를 갖춰가는 허수아비가 생명을 가져가는군요. 비록 허술한 모양의 허수아비일지라도 우리 어린농부들의 손으로 하나의 생명을 잉태케 했으니 이보다 더 아름다운 것이 있을까요? 허수아비의 얼굴과 몸통에 어여삐 무늬도 넣고 눈 코 입도 만들어 개성있는 형태가 갖춰졌네요. 병준이가 그려 넣은 허수아비는 꼭 병준이의 모습을 많이 닮아 여럿을 웃음짓게 했습니다. ㅎㅎㅎ
반면 서영이, 예은이, 민서, 희주가 만든 허수아비는 여성스런 자태를 맘껏 발휘합니다. 여러모로 너희들을 닮아 이쁘구나! ㅎㅎㅎ
올해 가을농사는 어이하여 발아도 힘듭니다. 지난번 체험때 파종한 배추와 무는 약 50%의 발아률을 보일뿐입니다. 당근은 아예 고사를 했구요. 농부의 길이 험난합니다. 뿌린대로 거두리라라는 말이 무색합니다. 싹이 돋지 않은 자리에 모종으로 보식을 합니다. 배추모종을 고사리같은 손으로 흙을 다듬고 물을 뿌리고 모종을 아주심기합니다. 이번에는 제발 무럭무럭 자라다오....
그리고 가을 햇살에 포근히 자랄 상추모종도 아주심기해봅니다. 물과 햇빛과 한껏 풀이 죽은 기온이 최적의 성장환경을 조성합니다. 맛있는 상추쌈을 기대해 봅니다.
무가 발아하지 않은 곳에도 다시 한 번 씨앗을 파종합니다. 풍성한 수확이 우리에게 다가오기를 맘속으로 기원합니다. 5명 모두가 정말 열심히 농삿일을 거둡니다. 이렇게 열심인 어린농부들의 열정에 하늘도 감복하리라 생각됩니다. 얘들아 모두모두 수고했어요~~~
서영이는 계속해서 고추가 먹고싶다네요. 그래 오늘도 고추를 수확하자. 고추를 맛보려는 사람은 많지 않군요. 민서도 고개를 살래살래, 예은이도 살래살래 서영이는 그래도 맛을 봅니다. 곁에서 사진을 찍어주시는 댄브샘께 아이들이 고추를 들이밉니다. 그중 작은 고추가 꽤나 매워보이던데...댄브샘 어떠셨나요? ㅋㅋㅋ
땅콩밭속에 감춰진 아주 큰 호박을 발견합니다. 이런 행운도 있군요. 아이들의 눈이 한껏 커지면 서로가 따보려 합니다. 이런게 농사짓는 농부의 기쁨이지요.
이제 미각체험시간이군요.
오늘은 옥수수구이지요. 하우스에 모여 앉아 옥수수껍질을 벗기며 어떻게 구울것인가를 서로 얘기합니다. 호일로 싸서 굽자, 꼬챙이에 꽂아 굽자 등 다양한 의견이 나옵니다. 제가 하우스에 있는 포크와 지지대를 연결하여 그럴싸한 구이용 꼬챙이를 만들어 봅니다. 하나씩 손에 쥐어보니 마치 창을 든 전사들 같네요.(댄브님 사진을 보시면 멋진 전사들의 모습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ㅎㅎㅎ) 몇개는 호일로 싸고 나머지는 하나씩 창을 들고 불피울 장소로 이동합니다.
오늘 불피운는 작업이 상당히 힘이 드네요. 밑불이 잘 붙지가 않습니다. 연기에 콜록콜록...하지만 지성이면 감천이지요. 장작불이 활활 타오릅니다. 불위로 하나씩 옥수수창을 올려 놓습니다. 전쟁터로 나가는 전사들이 창을 달구는것 같군요. 뽀얀 옥수수가 조금씩 검어집니다. 역시 불장난은 초울트라 캡숑 재미있군요. 어린농부들이 매운 연기를 괴물이라 부르며 이리저리 연기를 피합니다.~~ㅎㅎㅎ
옥수수를 구우며 아이들과 다양한 얘기도 나눠봅니다. 희주의 얘기를 들으며 아주 생각이 바르고 착한 아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껴봅니다. 병준이도 오늘은 체험에 ㅡ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어 고맙네요. 제주도에서 샀다는 핸폰고리를 자랑하는 서영이, 몸이 별로 좋지 않은데도 밝게 웃어주는 예은이, 호박을 수확하고 밝게 웃고 조용하면서도 농사일에 적극적인 민서~~참 좋은 나의 친구들입니다. 농사를 지으며 발견한 나의 가장 소중한 수확물들은 바로 어린농부들이지 않을까요? ㅎㅎㅎ
잘익은 혹은 덜익은 옥수수일지라도 맛은 그 어느 찐옥수수, 버터구이 옥수수보다 정말 맛있었습니다. 어린농부들도 아주 맛있게 먹더군요. 너무 맛이 있어서 남아있던 옥수수 전부를 구울 정도였습니다. 이런 자연과 함께 하는 거친맛은 어디서도 구경하기 어렵울 듯 합니다. 맛을 아는 서영이는 벌써 집에 가져간다고 챙겨 놓고 있습니다.~ㅋㅋ
오늘도 어김없이 농작물을 경매했지요. 비록 보기에 보잘것 없고 초라해 보여도 어린농부들이 그 뜨거운 더위속에 땀을 흘리며 경작한 작품입니다. 댁에서 양은 적더라도 아이들을 칭찬해주며 조리해 드시기를 바랍니다. 이런게 겉모양이 예쁘고 색깔좋은 마트의 농산물보다 더 훌륭한 자연의 참맛이 아닐까요?
우리 호미 든 천사들을 다시 만날 날이 멀게만 느껴지네요. 모쪼록 풍성한 한가위를 행복하게 맞이하시기를 바랍니다. 해피 추석!!!!!
첫댓글 앞으로 농부의 험난하며 짜릿한 길을 함께 하지 못 하는 친구들도 밭으로 놀러 오시길 바랍니다~언제나 환영의 웃음이 넘쳐나리라 생각됩니다.
우리는 행복한 농부임이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