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여행 4> 멕시코시티 이모저모
<5> 문화의 거리 소나로사(Zona Rosa)
소나로사(Zona Rosa) 거리 / 레포르마 거리(콜럼버스 동상) / 앙헤르 탑
핑크빛 건물들과 망고 가로수가 아름다운 소나로사(Zona Rosa)는 일명 핑크 존(Pink Zone)이라고도 부르는데 수많은 가게와 식당들, 또 역사적 상징물들이 많아 쇼핑과 먹거리의 명소로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지역이다.
이곳에는 몇 군데 한국 식당도 있어 한국 교민들과 관광객들이 꼭 찾는 장소라고 한다. 내가 점심을 먹었던 ‘민속촌(한글간판)’은 가장 음식이 맛깔스럽다는데 이곳에 서 만났던 전남 광주가 고향이라는 40대의 한국교포는 멕시코 여행에서 주의할 점들을 귀가 아프게 들려준다. 내가 택시기사한테 사기(바가지요금과 가짜 거스름돈)를 당했다고 얘기했더니 이곳에서는 범행 대상으로 여행객이 표적이라며 택시조심, 전철조심, 밤길조심, 거스름돈 조심, 날치기 조심.... 등 한이 없다.
특히 택시는 종류가 다양한데 꼭 문 옆에 기사의 사진이 붙어있고 허가번호가 붙어있는 택시가 안전하고 양심적이며 나머지 택시들은 언제 기사가 강도로 변할지 모르고, 바가지요금은 기본이라고 한다. 자신은 멕시코에서 20년을 살았지만 절대로 대중교통은 이용하지 않을 뿐더러 밤길도 다니지 않는다고 한다. 특히 고마웠던 것은 100페소(만원)짜리 내 순두부찌개 식사비를 대신 지불해 주었고 향후의 여행일정을 살펴서 조언을 아끼지 않았는데 멕시코인 일행과 함께 서둘러 먼저 식당을 나가는 바람에 이름도 물어보지 못한 것이 아쉽다.
식사를 마치고 1시간정도 소나로사 지역을 걸어 다녔는데 엄청나게 높은 현대식 건물도 많고 건국의 아버지라는 후아레스 대통령, 이달고 신부, 잉카 마지막 황제 몬테수마(Monte Zuma) 등 역사적 인물들의 동상과 거리 이름들이 곳곳에서 눈에 띤다.
<6> 레포르마 거리(Paseo de la Reforma)
소나로사와 연이어 레포르마 도로가 있는데 따라 걷다보면 로터리 한가운데 멕시코 독립 100주년을 기념하여 세웠다는 유명한 앙헬탑이 우뚝 솟아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높이가 45m나 된다는 오벨리스크 꼭대기에는 황금빛 날개를 편 천사가 있어 천사탑(Angel Tower/앙헬탑)이라 부르는데 이 탑의 아랫부분은 멕시코 독립투사들의 역동적인 모습을 실물크기로 설치되어있고 그 아래 안쪽에는 좁기는 하지만 공간이 있어 들어갈 수도 있다. 원래의 이름은 독립기념탑(Monumento a las Heroes de la Independencia)이고, 로타리 한 가운데 있어 건너가는 보도가 없어 무단횡단 해야 한다.
차가 드물 때 눈치껏 재빨리 건너야 하는데 경찰들이 빨리 건너가라고 알려주기도 한다. 이 탑은 멀리서 보면 날개를 편 황금빛 천사상이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7> 차풀테펙(Chapultepec) 공원과 인류학 박물관
차풀테펙 공원 / 인류학 박물관 / 마야의 돌 달력
차풀테펙(Chapultepec) 지역은 멕시코시티 최대의 공원지역으로 멕시코의 대통령 궁, 각국의 대사관들이 밀집해 있다. 뿐만 아니라 각종 미술관과 박물관, 놀이터, 산책로, 동물원 등이 들어서있어 휴식공간을 겸하고 있다.
또 세계 최대를 자랑하는 인류학박물관(Museo Nacional de Antropoligia)도 이곳에 있는데 고대로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모든 역사와 유물들을 살필 수 있는 박물관이다.
<8> 멕시코시티 지하철(Metro)
레포르마 거리모습 / 지하철 / 지하철 노선도
내가 4일간 머물었던 호텔(Casa de la Condesa)이 지하철역 센트로 메디코(Centro Medico)역 부근이기도 했고, 서너 번 택시를 탔다가 바가지를 쓴 경험이 있어 사람들의 경고를 무릅쓰고 주로 지하철(Metro)을 많이 이용하였다. 9개의 노선이 그물처럼 얽혀있는 멕시코시티의 지하철은 항상 사람들이 바글거리고 잡상인들이 득실거리는 등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이다.
맹인이나 장애인들의 구걸이 끊일 새가 없는데 한번은 한남성이 상처투성이의 윗몸을 벗은 채 바닥에다 천을 깔더니 승객들을 한 쪽으로 밀어내고 메고 온 유리조각 자루를 천위에 쏟아 붓더니 그 위에 맨몸으로 뒹굴고 난 후 구걸을 해서 몹시 놀란 적도 있다.
지하철 요금은 일률적으로 들어갈 때 2페소(200원 정도)짜리 표를 사서 출입구 구멍에 집어넣으면 쏙 들어가서 나오지 않는데 언제, 어디서나 나올 때는 아무런 체크도 하지 않으니 그냥 나오면 된다.
여행 전 사람들이 소매치기를 조심하라는 말을 하도 많이 들어서 항상 카메라는 가슴에 안고, 여권과 지갑이 든 어깨에 메고 다니는 가방은 옆구리에 꼭 낀 채, 항상 등 뒤를 경계해야 했다.
환승로(換乘路)도 미로 같아서 몇 번을 헤맸는지 모른다. 그러나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내가 만난 멕시코 인들은 모두 친절하고 상냥하였으며 길을 물으면 친절하게 안내해 주는 순박한 사람들이었다.
호텔에서 식사를 하면 보통 80~120페소 정도인데 길거리나 시장구석에서 골라 주문하면 2~30페소 정도로 특유의 멕시코 음식을 배불리 먹을 수 있어 나는 주로 길거리 음식을 먹었다. 조금 냄새가 이상하긴 했지만 옥수수 가루로 반죽을 해서 찐 것을 옥수수껍질에 싸서 찜통에 넣고 파는 ‘타마리스(Tamaris)’ 1개에 뜨거운 우유나 시원한 과일음료수 한 잔을 곁들이면 훌륭한 한 끼가 된다.
시티투어가 오후 4시에야 끝나 배가 고프다고 불평을 했더니 멕시코에서는 보통 오후 4시경에 점심을 먹는다고 한다. 진짜일까?
인류학박물관(유료) 관람을 포함한 시티투어 가격이 36불이면 괜찮은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72불이나 지불하여 조금 억울한 생각도 들었지만 가이드의 설명을 들을 수 있어서 그런대로 만족할 만 하다고 스스로를 달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