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말에 지적장애아시아대회가 제주도 라마단 호텔에서
약 1주일간 열렸습니다. 모든 발표들이 영어로 이루어져 도통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었습니다. 단지 영어발음과 아는
단어만 들려올 뿐 에고~휴
저는 그 기간내내 지적장애인들의 심정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 스스로 지적장애가 되었으니까요.
교실에서 수업하는 내용들, 교사의 말들이 우리 아이들에게도
역시 도통 무슨말인지 하나도 모르는 외국어로 들리고 있다는
생각이 미쳤습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 아이들이 참 대단합니다.
선생님들이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더라도 하루 종일 감내하며
앉아있을 수 있다는 게 말이지요. 이것은 도사들이 아니고는 정말
하지 못할 일이지요.
그러고 보니 지난 여름에 2주 정도 아침운동 시간에 라틴댄스를
배워본 일이 있습니다. 모든 교사와 보조원들과 함께 말이지요.
그런데 교사나 보조원 너나 할 것없이 아이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무지 어려운 내용으로 가르치면 그 누구도 이처럼 발달장애인들과
마찬가지가 될 것은 자명합니다. 그리고 반대로 쉬운 내용을, 쉽게
가르치면 그 어떤 장애인도 일반인과 다름이 없을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학교의 교육과정으로 더욱 장애를 입고 있다는 말입니다.
만일 우리 아이들이 고기잡는 사회에서 장애자라고 할 수 있을까요?
도리어 대어를 낚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고기를 못잡아도 아무도
거기에 대해 뭐라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럴 수도 있으니까요.
너무 교육과정의 형식적 운영에 집착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대학에 갈 것도 아닌데 말이지요. 정말 필요한 글자를 읽거나 아니면
정말 생활에 꼭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내용을 가지고 매일이라도
반복해서 지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발달이 느린 아이들에게는 이런 교과 내용보다는 한번이라도 걷거나
움직이는 그런 활동이 더욱 필요하며, 교사가 아이들의 친구가 되어
놀아주는 것이 더욱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면 교육과정대로 운영하지 않았다고 입에 거품물고
달려들 분들이 있기에 그냥 원맨쇼하면서 월급이나 따박따박 타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마음이 그냥 답답해서 이렇게 끄적여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