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선교 소식 8호 (2013년 4월)
지난 달 부터 필리핀의 날씨가 서서히 더워지기 시작하더니 4월에 이르러 그 더위가 절정을 이루고 있다. 햇볕은 따가울 정도로 피부를 공격하고 있고 가만히 앉아 있어도 얼굴에는 땀이 저절로 흘러내린다. 선풍기에서는 더운 바람이 나와서 끈적거리는 땀을 식혀주는 데는 그리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는 지난 해 9월부터 필리핀에 들어왔기 때문에 본격적인 필리핀의 여름은 처음 경험하고 있다. 참으로 동남아의 뜨거운 열기를 지금 원 없이 맛보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더위가 심하다 보니 함께 일하는 워커들도 힘이 드는 모양이어서 일의 능률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다. 아이들은 4월과 5월 두 달 동안 여름방학으로 학교를 쉬고 있으며 곧 새 학년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나는 밖에 나갈 때마다 햇볕이 뜨거워 우산을 쓰고 나가며 강한 자외선으로 인해 선그라스를 착용하고 있다. 필리핀에서는 우산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는데 건기 때에는 태양을 막는 양산으로 우기 때에는 시도 때도 없이 내리는 비를 막기 위한 필수품이다.
이러한 더위 가운데에도 필리핀 비낭오난에서는 새로운 일들이 계속 진행되고 있으며 앞으로 보다 더 효과적인 선교 활동을 위해서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를 하고 있다. 이번 소식에는 새로 선발된 제자훈련 2기생들에 대한 소식과 함께 충분히 영글어진 망고나무 열매 추수, 그리고 계속 변모해 가는 선교 쎈타의 소식들을 한데 모아 보았다.
1. 제자 훈련 제 2기생들의 모습
지난 3월 초에, 주일 예배에 참석하는 학생들 가운데 개인 인터뷰를 통해 14명의 새로운 그룹을 구성하고 제자 훈련에 돌입하였다. 제1기생 12명은 그 동안 잘 정착되었고 활동도 매우 모범적이어서 새로 구성된 2기생들이 그들을 거울삼아 기대를 걸고 열심히 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나는 이 학생들에게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다섯 가지 즉 1)예배 2)순종 3)믿음 4)선행 5)결손 그리고 사람의 마음을 즐겁게 하는 다섯 가지 즉 1)공손한 인사 2)진심어린 감사 3)따뜻한 언어 4)친절한 봉사 그리고 5)베풀고 나누어 줌에 대하여 부지런히 강조하며 연습을 시키고 있다. 성경의 예를 통해 그리스도의 제자들이 지녀야 할 아름다운 성품 10가지를 선정하였고 나는 이들을 교회의 좋은 일군들로 길러내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 학생들은 그 동안 이런 훈련을 받아보지 못한 탓에 매 시간 시간이 새로운 모양이다. 12주간의 교육을 받는 동안 참여 성적이 가장 저조한 2명은 그룹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약속하여 교육 참여에 최선을 다하도록 긴장감도 함께 심어 주었다.
제 2기생들이 열심히 교육을 받으며 자기 의견을 발표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제2기생들이 부활절에 드린 헌금으로 쌀을 사서 가난한 이웃을 찾아가려고 준비하고 있다.
2. 선교 쎈타 안의 망고 열매들을 처음 추수하다.
비낭오난 선교쎈타 안에는 바나나, 망고 외에 이름을 알 수 없는 많은 과실수들이 심겨져 있다. 그래서 끊임없이 나무들이 새로운 열매들을 제공해 주고 있다. 한편으로는 이 나무들로 인해 동네 아이들이 담을 타고 들어와 열매를 따 가려고 하기 때문에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한다. 나는 선교쎈타 안에 있는 나무 열매가 익으면 그것을 추수하여 교회에 오는 아이들에게 나누어주려고 하였으나 주변 동네 아이들이 너무 탐을 내고 따 가려고 하기 때문에 이 열매로 인해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그리하여 지난 4월 19일, 나는 일꾼들을 동원하여 망고나무의 열매를 모두 추수하도록 지시하였고 상당히 많은 양의 망고 열매들이 모아졌다. 나는 교회에 오는 학생들에게 나누어 줄 만큼의 양을 제외하고는 모두 작은 리어카 두 대에 가득 싣고 크리스찬 전도사님과 함께 동네 골목으로 나섰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망고를 가져가라고 하였으나 파는 물건인 줄 알고 처음에는 모두 꺼려하는 듯 했다. 그러나 무료로 드리는 것이라 하며 상점주인들 손에 듬뿍듬뿍 안겨 드리니 Thank you! 와 Korean! 을 연발하며 기쁨의 얼굴로 비닐봉지를 가져와 경쟁적으로 열매를 한 아름씩 담아갔다.
망고 열매를 따고 있는 워커 다양한 망고 종류 가운데 이것은 인디언 망고!
망고 나무가 흔치 않은 가난한 동네 아이들에게 그 날에 이벤트는 골목길 축제가 되었다. 물론 우리 교회에 나오는 아이들에게는 이미 골라놓은 좋은 열매들로 한 보따리씩 안겨주어 아이들이 집에 돌아갈 때는 한국말로 “감사합니다. 목사님! 사모님!” 하며 몇 번씩 고개 숙여 인사하는 모습을 보며 이렇게 뭔가 베풀 수 있는 것에 대하여 감사 하였다. 나와 아내는 남은 열매를 가지고 영어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많은 양의 피클을 담았다. 그리고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을 대접하기 위해 냉장고에 정성껏 포장하여 저장하였다.
추수한 망고를 전도사님과 함께 분류하고 있다. 영어 선생님과 함께 망고 피클을 담고 있다.
3. 지난 4월 중에 이루어진 작업들
더운 4월의 날씨 가운데도 선교쎈타를 아름답게 꾸미기 위한 작업은 계속 되었다. 먼저 운동장 스탠드 앞에 안전을 위한 팬스를 용접하여 설치하였고, 학생 그룹 훈련을 위한 개인 책상을 제작하였으며, 여러 가지 교육용 물품을 정리할 수 있는 자료실 정리대를 제작하였다.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운동장 스탠드 앞 팬스를 제작하고 있다.
학습용 책상과 물품 정리대를 제작한 후 크리스챤 전도사님이 칠을 하고 있다.
또한 앞으로 본 선교 쎈타에서 50명 정도의 수련회나 세미나를 유치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기 위해 9명이 동시에 샤워할 수 있는 샤워장을 만들고 있는 중이며, 그 동안 크리스챤 전도사님 사택을 오르내리는 계단이 멀어 불편한 것 같아 교회 앞쪽으로 철 계단을 제작하고 있으며 전도사님 사택의 내려앉은 지붕도 이번에 바로 잡았다.
교회당 뒤편으로 동시에 9명이 샤워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고 있다.
크리스챤 전도사님 사택의 철 계단을 제작하고 내려앉은 지붕은 바로 잡고 있다.
4. 선교사 사택에 대한 소개
현재 선교사가 머물고 있는 주택은 35년 전, 필리핀의 꽤 넉넉한 한 선장이 자신의 가족과 함께 살기 위해 지은 집으로 매우 견고하게 지어진 주택이다. 오래되고 낡기는 하였으나 리모델링을 잘 하였기 때문에 지내기에는 아무런 불편함이 없다. 현재 1층에는 넓은 거실과 주방, 그리고 물건을 정리해 둔 자료실이 있으며 중간계단 2층에는 방 2개의 숙소가 있고 그리고 3층에는 4개의 방과 거실이 있다. 우리 두 내외는 3층에 두 개의 방만 사용하고 있고 다른 모든 방은 숙소로 만들어 침대를 비치해 놓고 있다. 앞으로 누구든지 이곳을 방문하면 편안하게 머물며 쉴 수 있도록 준비해 두고 있는 것이다.
나는 지난 4월에 주차장을 넓히며 그곳에서 나온 돌들로 주택 앞을 돌담을 쌓아 리모델링을 하였고 또 굴러다니는 큰 드럼통을 쪼개어 우리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바비큐 그릴을 만들어 누구든지 이곳에 오면 맛있는 고기를 구워드리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지금 이 넓은 주택을 지키며 두 사람이 살기에는 너무 적적하고 조용하다. 볼거리나 놀거리도 아무것도 없는 철장으로 둘러진 주택은 오히려 적막하기까지 하여 우울한 감정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올해 초에 친구처럼 지내는 잠실교회 박영관 집사님 내외분이 이곳에 다녀가면서 한국의 온누리교회에 신청해 주신 CGN-TV 가 본 주택에 설치되어 우리 내외는 그 TV를 통해 매시간 영적 에너지를 공급받고 있다. 또한 매일 저녁식사 후에는 두 사람이 영어성경을 한 장씩 더듬거리며 읽은 후 이 비낭오난 선교 쎈타의 어린이들과 후원하는 모든 분들을 위해서 날마다 기도하며 지내고 있다. 바라기는 이렇게 준비해 놓은 모든 것들이 기쁘게 사용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방문이 있기를 바라며 또 끊임없는 기도와 후원으로 계속 선교사가 능력 있게 선교활동 할 수 있도록 변함없는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리는 바이다.
주택 입구를 돌담으로 쌓아 단장하였다.
CGN-TV 는 외로운 선교지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들에게 영젹 에너지를 계속 공급해 주고 있다.
첫댓글 우리 국수교회 교우들 께서는 우리를 대신해서 필리핀에 선교사님으로 파송되신 두분 선교사님의 건강과 그곳에서의
활동을 위하여 함께 열심으로 기도해 주시기를 요청합니다!!
인터넷 사용이 불편한 이곳 필리핀에서 매달 선교편지를 발송한다는 것은 꽤나 큰 정성과 인내심이 필요했습니다. 저도 한국에서 인터넷을 사용할땐 몰랐습니다.ㅠㅠ 수시도 끊기는 인터넷에 마음졸이며 전송되는 과정을 지켜보기를 수십번...
기도, 물질후원... 감사합니다. 그러나 저희의 정성으로 보내는 이 선교편지를 꼬옥~읽어주시고 같은 마음으로 같은 기도제목으로 기도해주심이 더 큰 사역의 귀중한 '후원'임을 기억해 주세요!!! 늘 동참해 주시는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