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그레발]

  11월1일 (목) 내장산 단풍 입니다

          가을은

          가을은 아쉽고 아슬아슬 하게 스치고 지나가는 계절이다

          가을은 사위가 조용하다

          조용해지면 제일 먼저 들리는 소리에 민감 해진다

          숲속에서 나뭇잎 떨어지는 소리에 놀라기도 하고

          어쩌다 기차 건널목에서 들리는 경고 신호음의

          땡땡거리는 소리에 마음이 설레기도 한다

          가을은 메모하기 좋은 계절이나 긴 글을 쓰기에는 아쉬운 계절이다

          가을은 짧은 단상을 쓰고 길게 생각하는 계절이다

          높은산에 올라야 하늘이 높은줄 안다 라는 말이나

          누군가 죽도록 미워지면 깊은강가에 선다 라는 말은

          짧은 말 한마디로 깊은 생각을 하기좋은 가을이며

          그 짧음으로 아주 긴 사랑을 받는다

          가을은 기도 하기도 좋은 계절이다

          기도는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좋은 사람에게 가는 길이다

          가을길 위에서는 온몸이 발자국이 되고

          온 몸이 정신이 되고  온 몸이 그릇이 된다

          가을에는 그 그릇에 그리운 사람의 마음을 담아야 한다

          그레야 다가오는 긴 겨울밤이 두렵지 않을 것이다

          가을에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손을 잡기 좋은 계절이다

          손을 잡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 하면서

          서로의 눈동자 속에 들어있는 자기 자시ㄴ을 보아야 한다

          나의 모습은  결국 타인의 눈동자속에 들어 있다는것을

          깨닫는다면 곁에 있는 사람이 견딜수 없이 소중하다

          그래서 가을에는 눈동자가 맑아지고

          눈동자에 저 넓은 바다를 담아오는 사람이 많고

          저 푸른고  높고 높은 가을 하늘을 담아오는 사람이 많다

          가을은 길다 시간은 시계바늘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살아있는 동안의 추억과 느낌이고 살아가는 동안의

          사랑이기 때문이다

          가을은 사계 가운데서 제일 긴 생의선물이다

          나뭇잎 하나를 강가에 띄우고 내가 볼수있는 가장 먼곳을 본다

          그곳은 바로 그대가 있는 곳이다 그대가 오는 소리가 들린다

          나는 산길을 걸으며 행복한 풍경 하나를 만난 것이다

          그것은 이제 막 단풍이 들려는 단풍나무의 모습처럼

          내 마음을 따뜻하게 물들여 본다

          아직 가을이 깊지 않아도 나무는 잎들을 떨구고 있다

          만났다 혜어지는 계절이 가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을이 그리움의 계절인 이유이기도 하다

          가을 내장산을 걸으며 세상의 풍경들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깨닫는다

          가을은 마음의 집으로 돌아가는 우리들을 위해

          길 위에  낙엽을 깔고 있습니다

                   안산에서       김 정균 

[한희근]

다시금 그리운 이들을 생각나게 하는 글과 사진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