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산행구간: 여원재~복성이재(제3구간)
2.산행일자 : 2002.1/26-1/27(무박2일)
3.산행팀 : (26명- 여5포함)
4.교통:대형버스
5.산행고도
여원재(470m)-고남산(846.5m)-통안재-유치재-매요마을(510m)-618m봉-
88고속도로(499m)/사치재/아실재)-697m봉-새맥이재-시리봉(776.8m)-
781m봉-복성이재(550m)
6.코스별 거리(이정표기준) 및 소요시간
여원재-(4.3km/2시간)-고남산-(4.0km/2시간10분)-매요마을-(55분)-88고속도로
(사치재)-(40분)-697m봉-(1시간10분)-시리봉(헬기장)-(1시간40분)-복성이재
☞1)산행거리 : 17.5km(도상거리기준)
2)산행시간 : 9시간30분(식사시간 35분포함)
7.구간별 산행시각
여원재(04:10)-561.8봉 직전갈림길(04:30)-무명봉(05:00)-김해김씨지묘(05:40)
-암봉-고남산정상(06:10)/휴식(06:15)-산불감시초소-헬기장-중계탑(06:22)-
-임도(06:30)-임도이탈/소나무숲(06:45)-임도-임도이탈/소나무숲-능선-갈림길-
-능선묘지1기/들푸재갈림길-안부임도(진주강공명국지묘/07:30)-무명봉(08:00)-
안부임도/고추밭(08:20)-매요휴게실(08:30)/식사(09:05)-목공소삼거리(09:15)
-618봉갈림길(09:42)-너덜지대-쌍묘-무명봉-사치재/88고속도로(10:00)-
-무명봉(10:20)-697m봉(10:40)-무명봉(10:50)-안부공터(11:00)-갈림길-
임도(11:15)-임도횡단/새맥이재(11:16)-시리봉갈림길/헬기장(103-3-38)/(11:55)
-넓적바위(12:35)-돌탑-아막산성터(13:05)-안부임도횡단(13:25)-601.4봉(13:30)-
안부임도횡단(13:35)-복성이재(13:40)
☞총산행시간: 9시간 30분(식사시간 35분포함)
8.산행기
(여원재∼고남산∼매요리)
여원재에서 고남산까지는 완만한 오름길 4.3km(=이정표기준)로
2시간 소요,
고남산에서 매요리 휴게소까지는 내림길 4.0km이지만
길 찾기가 애매해 2시간10분이나 소요된 지루한 코스.
여원재에서 561.8봉까지는 완만한 오름길,
그리고 561.8봉 직전, 갈림길에서(=안내리본 붙어있음) 대간길은 갑자기
우측으로 급격히 꺽이면서 급비탈 길로 내려서야하고,
묘지군락지대를 지나 서서히 고도를 높혀가고,
로프가 설치된 암봉을 지나면 곧이어 "고남산(846.4m)/백두대간"라고 새겨진
고남산 정상에 도착해.
이후 매요리까지는 완만한 오르내림의 연속길,
고남산 포장도로를 따르내려오다 왼편의 소나무숲길로 이어지는 대간길 초입
잘 찾아야하고,
지도상의 들푸재∼봉낙골재 능선갈림길 오르기 직전에 갈림길에서 우측비탈로
내려서면 안돼.
우측비탈길(불당재∼임리방향인듯) 초입엔 안내리본이 4-5장 붙어있고
대간길인 직진능선으로는 초입에 안래리본이 없음.
(우리도 초입을 확신 못해 리본을 붙이지 못했음)
이후 잡목구간 중간중간에 안내리본 잘 보고 따르면 매요마을까지는 문제없어.
1/27일 새벽 2시에 여원재에 도착하니 온 천지가 하얗다.
하늘도 햐얗고 땅도 하얗고 그사이 산들도 하야니 천지가 하얗다.
포항에는 토요일 온종일 비만 쏟아지더니---
버스안에서 잠시 눈을 붙이고 04시10분에 산행을 시작한다.
오후 1시까지 복성이재에 도착못하면 중재까지 진입을 금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지난번 수정봉에서 여원재로 내려설 때 보이던 "雲城大將軍"이라
새겨진 하루방(?)형태의 돌장승 맞은편,
그러니까 남원행 버스승강장에서 남원쪽으로 도로를 따라 조금
진입하면(20보?) 우측으로 백두대간 초입을 알리는 리본이
붙어있고 발자국들이 선명하다.
아니 벌써 사람들이 지나갔단 말인가??
통안재부근에서 안 사실이지만 부산 "00산악회"에서 27명이 먼저
지나갔음.
(여원재에서 고남산 초입)
(여원재에서 바라본 고남산)
러셀이 잘 된 눈길을 따라 소나무숲으로 들어서고 임도를 지나고
우측으로 철망이 설치된곳을 지나고 묘지를 지나고 야산에 개간된
밭을 지나고 다시 소나무숲으로 들어선다.
정강이 부분까지 올라오는 눈을 잘 다져주고 지나간 선행자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곧이어 임도를 가로지르고 밀양박씨의 묘지도 지나고 서서히 고도를
높혀가더니 갑자기 발자국이 어지럽다.
그런데 선명한 발자국들이 우측 비탈길로 이어진다.
자세히 살펴보니 우측으로 백두대간 안내리본들이 많이 붙었다
(04:30).
아! 이지점이 561.8봉 직전 갈림길이구나 판단하고 우측비탈길로
내려선다.
상당히 가파르고 미끄럽다.
사전에 공부하지 않았다면 길을 잘못들었다고 되돌아 설 만큼 휘어져
내려선다.
급비탈길에 이어 언제그랬냐는 듯이 완만한 평지에 이르고 임도를
가로지르고 또다시 어지럽게 찍힌 발자국을 따라 묘지군을 이리저리
해매다가 먼저선자가 가장 나중되는 경우도 생긴다.
잠시후엔 무명봉에 올라서고(05:00) 완만한 내림과 오름이 이어지면서
고남산은 멀리도 숨었다 싶다.
언제부턴가 대간길은 날카로운 능선마루를 따르고 제법 가파른
비탈길을 두어번 올라서니 "金海金公종수지묘"라고 비석이 세워진
묘지를 지나고(05:40) 로프가 등장한다.
아! 고남산 직전 암봉이 다가오는구나!
완만한 첫 번째 로프구간을 올라 암봉 초입에 도착한다.
좌측의 암릉을 비켜가려고 암봉우측으로 진입해 보지만 로프가
설치되어있지 않고 더 위험한 것 같다.
다시 지나왔던길을 되돌아 나와 암봉위로 오른다.
눈덮힌 바위들이 상당히 미끄럽고 첫 암릉구간은 로프가 매듭이
매어져 있어 그런대로 올랐는데 둘째 암릉구간 로프는 매듭이 없고
상당히 미끄러워 조심스레 올라서고 이어 내려서는곳에는 로프도
설치되지 않아 난감하다.
엉덩이를 바닥에 붙이고 어설픈 자세로 안부로 미끄러지듯 내려서고
곧이어 몇 걸음 올라서니 철조망휀스가 나타나고
"고남산(846.4m)/백두대간",
"매요리4.0km/여원치4.3km-전북산사랑회"라고 새겨진
사각돌기둥 정상석(06:10)! 이곳이 고남산 정상임을 밝힌다.
(고남산 정상석)
오늘 코스중 여원재가 자기 소개하고 두 번째로 자기 소개를
하는곳이다. 정말 반갑다.
솔직히 깜깜한 밤에 불빛만 보고 오르니 추측만 할 뿐이지 확신할
곳은 거의없다.
정상은 좁아서 거의 몇사람이 머물수가 없는곳이다.
정상석을 필림에 담아두고 고남산을 뒤로하고 가파른 길을
내려선다(06:15).
곧이어 조그마한 산불감시초소를 지나고 하얀눈이 넓게 깔린
헬기장(?)을 지나고 시커멓게 다가서는 중계탑 좌측 가파른 내림길로
내려서다 엉덩방아를 찧고
미끄러지듯이 내려서니 포장도로에 닿는다(06:30).
도로 오른쪽으로 발자국들이 어지럽게 찍혀있고 왼쪽 아래로
이어지는 걸로 봐서 우측길은 고남산 중계탑으로 오르는 길이고
좌측으로 이어지는 도로가 매요마을로 내려가는 길이라고 판단한다.
도로를 따라 좌측으로 내려서니 도로 우측으로 콘크리트로 지어진
쓰레기장(?)이 하나보이고 곧이어 도로가 우측으로 크게 휘어지는
좌측에 좀전과 똑같은 쓰레기장과 전신주 그리고 도로반사경이
세워져있다.
이곳에서 능선은 좌측 나무숲속으로 이어지지만 안내리본이 보이지
않아 계속도로를 따라 내려서다 도로를 따르면 아니된다는 선행자의
산행기를 떠올린다.
이곳에서 부산00산악회서 왔다는 몇몇 사람들은 계속도로를 따라
내려간다.
우리일행들은 일단 후미조들이 도착할때까지 쉬면서 기다린다.
잠시후 최종 후미자들이 도착하고 계속도로를 따라 내려서다가 도로가
다시 좌측으로 급히 휘어지는곳에서 안내리본을 따라 좌측소나무숲으로 들어선다.
그러나 등산로는 또다시 도로를 만나고 잠시 다시 도로를 따라
내려서다 다시 좌측 소나무숲속으로 진입한다.
곧이어 완만한 능선길이 나타나고 좌우가 가파른 날등으로 이어진다.
잠시후엔 능선을 이탈해서 오른쪽 비탈길로 내려서다가 선두에서 길을
잘못든 것 같다고 능선까지 되돌아 가잔다.
또다시 후미가 선두로 되는일이 발생한다.
능선까지 되돌아와 살펴보니 직진길로 이어지는 능선오름길엔
안내리본이 하나도 없고 방금 내려섰던 비탈길로 4-5개의 안내리본이
붙었다.
등산지도를 펼쳐보고 "이곳이 들푸재로 이어지는 갈림길이다!",
" 아니다!" 하고 의견들이 갈라진다.
운영자 김승곤씨가 발자국이 전혀 없는 능선길로 들어서더니 한참
후에 안내리본이 있고 맞는 것 같다고 올라오란다.
잠시 완만하게 올라서던 능선길은 봉우리에 닿게되고 잠시 내려서는
듯 하더니 능선상에 묘지1기를 만난다.
묘지에서 대간길은 우측으로 크게 휘어지고(=안내리본 있음)
이곳이 지도상의 들푸재능선 갈림길이라 판단한다.
우측 잡목숲속으로 이어지던 대간길은 안부로 내려서고 다시
잡목사이를 비집고 아무도 지나가지 않은길을 리본을 확인해가면서
진행하고 "영남알프스" 리본도 붙여본다.
완만하게 내려서던 대간길은 안부에서 임도를 횡단하게 되고
다시 오르는 등산로 초입엔 무수한 대간 안내리본들이 나부낀다.
참고로 안부에서 우측으로 위치한 넓다란 묘지를 보고 눈을 치우고
비석을 확인해보니 "진주강공 명국지묘"라고 새겨있다(07:30).
이곳이 유치재인가 속으로만 판단해 본다.
완만하게 올라서든 능선길은 무명봉에 이르고 탄성소리가 들린다.
비록 시간은 지났지만 눈 덮힌 소나무위로 붉게 올라선 태양이
일품이다(08:00).
(매요마을 도착전 무명봉에서 일출)
얼른 카메라를 꺼내 필림에 담아두고
또다시 임도를 가로지르는 안부에 도착하고 고추밭
(=고추나무를 뽑지않음)을 지나고(08:20) 조그만 능선을 지나니
임도사거리가 나온다(08:22).
무수한 리본들이 좌측으로 붙어 매요마을 진입로임을 알리고,
고남산 중계탑에서 길을 잘못들어 도로를 따라 내려온다는
부산 사람들도 만난다.
자기들은 여원재에서 새벽 3시에 출발했단다.
매요교회의 뾰족한 종탑을 바라보면서 매요마을로 들어서고 잠시후
조그마한 매요휴게소에 도착한다(08:30).
라면을 끓여팔고 소주도 팔고 막걸리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단다.
(매요마을 휴게소)
(매요휴게소∼사치재∼시리봉∼복성이재)
매요휴게소에서 복성이재까지는 이정표가 하나도 없고
88고속도로 사치재에 "사치재 해발499m"임을 알리는 도로표지판
하나있어.
매요마을과 사치재사이의 618봉은 마치 독립된 봉우리처럼 느껴지고
사치재에서 697봉과 이어지는 무명봉까지는 꾸준한 오름길이고
새맥이재부터 시리봉까지도 40여분 꾸준히 올라야한다.
시리봉갈림길 이후 복성이재까지는 끝없는 잡목구간이 힘겹게 해---
서둘러 아침식사를 마치고 다시 사치재로 향한다(09:05).
좌측의 매요교회와 우측의 운성초교(폐교)사이의 도로를 따르고
잠시후 아스팔트도로를 만나고 좌측으로 이어지더니 안내표지판이
커다랗게 세워진 삼거리를 만난다(09:15).
좌측의 장수군 방향 도로를 따르면 88고속도로 고가도로를 지나
사치마을로 가고, 우측으로 진행하면 인월방면으로 이어진다.
삼거리 맞은편 건물에서는 기계톱 돌아가는 소리가 목공소임을
말해주고 목공소 뒤쪽으론 618봉이 우뚝하고, 그 우측으로는
커다란 묘지와 상당히 키가 큰 소나무 숲이 이어지는데 소나무숲
초입엔 수많은 대간 리본들이 바람에 나부낀다.
인월방면 도로를 가로질러 소나무 숲으로 진입하니 완만한 오름 길이
나타나고 묘지1기를 지나고 곧이어 "남원양씨지묘"도 지나고 봉우리에 올라서니 또하나의 묘지가 보인다.
다음봉우리를 직전 좌측으로 무수한 리본들이 붙어있고 봉우리에
올라보니 정상에 눈이 수북이 쌓인 묘지가 하나있다.
비석이라도 세워져있나 눈을 치워보지만 무명묘지인 것 같다.
이곳이 지도상의 618봉이라 판단한다(09:42)
이어지는 대간길은 너덜지대를 지나면서 비탈길로 내려서고
쌍묘를 지나 또다시 무명봉에 올라서고 서서히 내려서니 88고속도로가
저 아래로 보이고 마침내 도로에 닿는다.
고속도로 우측 저 만치에는 "사치재/해발499m/남원시 아영면"
분기점/1084 7km"이라 새겨진 도로 표지판이 보이고
좌측 "전라북도 장수군" 표지판 쪽으로는 "경사도 7%"라는 표지판도
보인다.
도로 건너편 697봉 초입엔 선두로 도착한 일행들이 기다리고 있다.
간간이 빙판길에 차량들이 빌빌거리며 지나는 고속도로를 횡단하여
합류한다(10:00)
(사치재에서 618봉 들머리)
(사치재에서 697봉 들머리)
(사치재 전경)
대간길은 또다시 697봉을 향해 힘겹게 고도를 높여 가고 곧이어
쌍묘지가 나타나고 지리산휴게소가 발아래로 펼쳐지는 전망좋은
첫번째 봉우리(헬기장?)에 도착한다(10:20).
지나온 방향으로는 고남산이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불에 타버렸다는 697봉이 저 만치 모습을 드러내고 그 뒤로
더 높은 봉우리도 차례로 보인다
(=뒷 봉우리가 시리봉인가 생각했지만 아니었음)
잠시 오름내림을 반복하던 대간길은 697봉을 지나 안부로 내려서고
묘지를 1기 지나면서 커다란 바위들이 덤성덤성 박혀있는
봉우리(=697봉보다 높게보임)로 올라선다.
좌측 산기슭으로는 임도가 보이고 우측으로는 지리산 휴게소와
88고속도로가 한눈에 들어오고,
697봉 쪽으로는 후미 일행들이 올라오는 모습들이 차례로 보인다.
바위들을 피해가며 봉우리에 올라서니(10:50)
수많은 리본들이 봉우리 좌측으로 내려가라고 손짓한다.
이곳이 시리봉이 아니라면 무슨봉(?)
무명봉을 떠나 비탈길을 내려서니 평평한 안부에 도착하고(11:00)
이곳이 헬기장 인가 싶지만 눈이 많이 쌓여 분간이 어렵다.
좌측으로 지척에 보이는 봉우리 좌측면은 널따란 묘지군락을 이루고
갈림길(묘지로 가는길과 대간길)에 도착하니 선두일행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물도 마시고 과일도 한쪽먹고 대간표지기를 따라 우측으로 진입한다
잡목 숲 속으로 이어져 내리던 대간길은 임도에 내려서고 곧바로
안내리본들은 좌측 숲길로 안내한다.
이곳이 새맥이재구나 판단했지만
곧바로 대간길은 다시 임도를 횡단한다.
여기가 새맥이재구나!(11:16)
임도 건너편 숲속으로 들어서니 묘지가 나타나고
대간길은 서서히 고도를 높여가고
가파른 비탈길에 이제는 저제는 하지만 시리봉은 쉽사리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간간이 소나무에 쌓였던 눈들이 떨어지면서
목덜미 속으로 스며들곤 한다.
드디어 봉우리 정상부에 도착하고 무수한 리본들이 봉우리 좌측으로
유도한다.
이곳에서 우측으로 가면 시리봉이란다.
리본을 따라 좌측으로 내려서니 곧바로 널따란 공터가 나타나고
눈쌓인 공터엔 "103-3-38"이라고 새겨진 철판이 헬기장임을 암시한다(11:55)
대간길 리본은 다시 능선상의 잡목속으로 이어지고 고개를 숙이고
이리저리 지나니 봉우리에 도착하면서 좌측아래 비탈길로 접어든다.
무정한 잡목들은 배낭을 잡아채고 뺨도 때리고
눈길은 발목을 붙잡는다.
상당히 성가신 구역을 통하고 어느 순간 커다란 넓쩍바위가
병풍처럼 버티고 서있는 구간을 지나게 되고(12:35)
조그만 돌탑도 지나면서 봉우리에 올라선다.
무명봉을 지나면서 갑자기 돌담(?)이 쌓인 아막산성에 도착한다(13:05).
지금쯤 복성이재에 도착해야 계획대로 중재까지 갈 텐데 생각하며
발걸음을 서둘러 본다.
하지만 돌무더기 지역을 내려 설 때는 상당히 미끄럽고 위험스러워
엉덩이를 붙이고 바닷게처럼 엉금엉금 기어내린다.
대간길은 또다시 잡목숲으로 이어지고 눈덮힌 비탈길로 내려서고
발걸음은 마음과는 달리 자꾸만 지척인다.
엉성스러운 잡목구간을 지나면서 눈이 이렇게 넌더리난다고
느끼기는 처음이다.
고개를 덜 숙이면 목덜미에 눈 폭탄 맞고 푹 숙이자니 허리 아프고
볼따구는 회초리에 몇 대나 얻어맞았는지 얼얼하고,
눈길 비탈길을 내리면서 엉덩이는 얼마나 쳐박았고?
새로 구입한 잠발란 등산화끈은 벌써 3번씩이나 풀러 다시 묶고---
눌러쓴 모자는 연신벗겨지고,
휘날리는 눈발은 왜 그렇게 성가신지?
뒤따라온 운영자의 말,
"오늘은 복성이재에서 끝냅니다!"
"날씨도 너무 나쁘고 후미와의 차이도 많이 나고---"
제4구간, 중재에서 육십령 당일산행이 벅찰까봐서
오늘 중재까지 해 놓기로
했는데 눈 때문에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단다.
다음번에 죽더라도 오늘은 끝낸단다.
아! 다행이다 싶다.
물도 한잔먹고 담배도 한 대 물고
눈길에 이 잡목구간은 너무 힘든다고 푸념도
해본다. 갑자기 시간이 많아진 기분에 휴식을 취해본다.
맹무보다 꿀물이 좋다고 거기다가 미숫가루까지 혼합하면
피로회복에 금상첨화라는 운영자의 조언을 맘속에 새기면서 안부로
내려서니 임도가 가로막는다(13:25).
대간길은 임도를 가로질러 다시 오르막(601.4m)으로 향한다.
마치 마지막까지라고 쉽사리 주지(?) 않으려는 듯이----
금방 봉우리로 올라서고 가느다란 막대기에 삼각기가 걸려있다.
삼각점도 있고 이곳이 601.4봉이라고 운영자가 대신 확인해준다(13:30).
601.4봉을 내려서니 또다시 임도가 가로막는다(13:35).
우측 저 아래서 먼저 도착한 일행들이 직진하지 말고 임도를 따라
내려오란다.
안돼지 마지막까지 리본을 따라 복성이재로 가야지.
다시 임도를 가로질러 숲속길로 올라서니 대간길은 우측으로
휘어지면서 소나무숲 저 끝이 훤해진다.
눈으로 덮힌 도로가 나타나고 고갯마루 좌측은 "장수군 번암면"이라고
알려주는 도로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이곳이 복성이재구나(13:40)
반대편 도로 표지판엔 "남원시 아영면"이라 새겨있겠지??.
여기까지 버스가 올라온다더니 그래서 오뎅국물이라도
따습게 먹을 수 있다더니 눈 때문에 올라올 수가 없단다.
(복성이재)
다음 구간 출발점을 유심히 봐 두고
오른쪽 남원시 아영면 치재마을로 향한다.
곧이어 "복성골 산지당", "흥부전의 발상지 흥부마을" 안내판이
세워진 갈림길에 도착하고야
좀전의 고갯마루가 복성이재임을 확인한다.
(복성이재에서 치재마을 향하다가 흥부마을 입구)
갈림길에서 좌측 포장도로를 따라 치재마을로 향하고
도로 우측 저 멀리 야산 봉우리에 정자가 하나 보이는데
저것이 "흥부각"인가?
왼딴잡 맞은편의 비닐하우스에 들러 점심식사를 하고
곧이어 버스가 기다리는
치재마을에 도착하니 오늘 산행을 모두 마친다.
다음 대간행은 2월 둘째주, 복성이재부터 육십령까진데
한두사람은 10시간 정도, 단체는 12-13시간이면 가능한다는
안내자의 말에 고개를 갸웃해 본다.
조선일보사 "실전 백두대간"의 등산지도를 계산해보면 14시간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