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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Odine>
운디네Undine는 라틴어의 'unda(파도, 물)'에 형용사 어미인 -ine를 붙인 것이다. 번역하면 '파도의 존재'라는 의미가 된다.
16 세기의 연금 술사 파라케르스스의 4대정령(물의 운디네,불의 사라만다,땅의 놈,바람의 실프)
중 물의 정령.
운디네는 인간과 요정의 중간적인 존재로서 남자도 있고 여자도 있는데, 지금에 와서는 밝고 명랑한, 아름다운 소녀의 모습으로 일반화 되어있다.
알렉산더 포프는 『머리카락 도둑』에서 마음씨 고운 여성은 죽은 후에 물의 정령이 된다고 써놓았다.
신화에서는 인간을 사랑하게 되면 인간의 감정과 영혼까지 모두 가지게 되어 비운의 요정으로 기록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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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ller Charles Louis - Undine>
물의 정령에 관한 문학 작품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독일 작가인 푸케의 『물의 요정 이야기(水妖記 : 운디네)』이다.
물의 족속들은 영혼을 가진 인간을 동경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 종족의 일원인 운디네를 인간들 사이에 보내어 영혼을 가지게 하려 하였다.
그래서 운디네의 삼촌뻘이 되는 퀼레보른 강의 정령이 호숫가의 늙은 어부 부부의 딸을 유괴하고 대신 어린 운디네를 그들의 집 앞에 데려다 놓는다.
운디네는 그 부부의 양녀로 자라나는데, 기본적인 성품은 나쁘진 않았지만 인간이 아니라 영혼이 없기 때문에 조금 버릇없고 제멋대로인 점이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젊은 기사 홀트브란트가 백작의 딸인 베르탈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떠난 모험 도중 숲과 호수로 둘러싸인 외딴 언덕에 이르게 된다.
그는 갑자기 몰려온 폭풍우로 인하여 이 언덕에 사는 늙은 어부의 집에 오래 머무르게 되고, 마침내는 홀로브란트는 어부의 양녀인, 생기 넘치고 아름다운 그러나 변덕스럽기 그지없는 운디네로 불리는 소녀와 사랑에 빠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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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CLISE Daniel - A Scene from Undine>
시간은 흘러 마침내 두 사람은 결혼식을 올리게 된다. 그런데 바로 이 날 神父가 두 사람의 영혼을 축복하는 순간, 운디네는 기이한 말을 내뱉은다.
"영혼이란 아주 무거운 짐임에 틀림없어요. 영혼의 모습이 가까이 오기만해도 저는 어느 틈에 불안과 슬픔의 그림자에 묻히고 마니까요. 아아! 옛날의 저는 그토록 가볍고 즐겁기만 했는데요."
대체 무슨 말인가? 이 말의 수수께끼는 결혼식 다음 날, 곧 풀리게 된다. 천방지축 소녀였던 운디네는 하룻밤 사이에 제법 성숙해진 모습으로 신랑 앞에 나타난다.
그리고 이전에 찾아보기 힘든 태도로 자신이 물의 정령이며, 당신과의 결합으로 드디어 인간의 영혼을 갖게 되었노라고 고백??다.
홀로브란트를 어부의 집에 묶어두었던 폭풍우도 자신의 친척 정령들이 일으킨 것이라고 털어놓는다.
이 말을 들은 홀로브란트는 소스라치게 놀라지만 그래도 그녀를 향한 자신의 사랑은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한 채 그녀를 자신의 성으로 데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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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딘 Ondine (1889) by 고갱 Paul Gauguin (1848-1903)
캔버스에 유채, 클리블랜드 미술관, 클리블랜드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홀트브란트는 인간이 아니었던 운디네에게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가끔씩 자신의 앞에 나타나 장난을 치는 그녀의 친척 정령들에게도 심한 거부감을 느낀다.
이제 자신의 앞에 운디네가 나타나도 애틋한 감정을 느낄 수 없게 된 것이다. 대신 그는 베르탈다에게 마음을 ?壺畸璲? 된다.
자신을 뒤로 한 채 다른 여자에게 마음을 주는 남편을 바라보는 운디네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그러나 운디네는 말없이 비탄에 잠길뿐 아무런 대응도 할 수 없었다.
다만 자신의 친척 정령들이 함부로 나타나지 못하도록 성의 마당에 솟는 샘을 바위로 막아놓았을 뿐이다.
그리고 남편 홀트브란트에게 단 한가지만을 부탁한다.
물 가까이에서는 자신을 비난하지 말라고. 만약 그렇게 될 경우 물의 정령들이 모욕감을 느껴 자신을 바다 속으로 돌려보내게 될 것이라고 애원한다.
어느 날, 홀트브란트와 운디네가 도나우 강을 따라 뱃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배 안에는 베르탈다도 함깨 동행했다. 그 때였다. 물의 정령들이 다시 나타나 배를 흔드는 것이었다.
운디네는 오직 그녀만이 할 수 있는 신비로운 언어로 그들을 저지한다.
곧 강물은 잔잔해졌지만, 배 안에 함께 있던 사람들은 운디네에게 극도의 두려움을 갖고야 만다.
결국 즐거웠던 뱃놀이의 분위기는 산산조각이 나고야 말았다.
그러나 이 순간, 홀트브란트는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하고 말았다.
뱃놀이의 흥이 깨져 분노한 그가 운디네의 부탁을 잊은채, 그녀를 '마녀'라고 질책하고야 만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운디네는 두 눈에 눈물이 가득 고인채 물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야 만다. 그를 바라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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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디네 Undine(1909) by 래컴 Arthur Rackham(1867-1939)
그녀가 물 속으로 깊이 사라진 후, 홀트브란트는 깊이 후회한다. 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결국 시간이 지난 후, 그는 베르탈다와 재혼하기로 약속한다.
결혼식을 앞둔 어느 날, 그는 물의 정령을 아내로 둔 남편이 다른 여인과 가정을 꾸리면 '정령의 법칙'에 의해 죽임을 당할 것이라는 경고를 꿈에서 듣게 된다.
그러나 홀트브란트는 예정대로 결혼식을 치르고야 만다.
결혼식이 끝난 후, 베르탈다는 운디네가 샘을 막기 위해 놓았던 바위를 치우도록 명령한다.
물론 그녀는 운디네가 왜 샘을 막아야 했는지를 알지 못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일어난다.
바위를 치우는 바로 그 순간, 샘에서 하얀 물줄기가 분수처럼 치솟아 나온 것이다.
그리고 그 물을 하얀 옷차림의 창백한 여인, 운디네로 변한다.
샘에서 나온 운디네는 홀트브란트의 방으로 천천히 다가간다. 그의 방에 들어온 운디네는 베일을 들어올리고 슬픈 미소를 짓는다. 그 뒤에 닥쳐온 홀트브란트의 최후를 이 이야기에서는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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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리엄 워터하우스 - 운디네
사랑하는 마음과 죽음이 다가온 느낌에 떨면서 기사는 그녀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녀의 키스는 천상의 키스였다.
하지만 그녀는 다시 그를 놓아주지 않고 점점 더 그를 조여안고는 영혼이 다할 때까지 울려는 듯이 마냥 눈물을 흘렸다.
눈물은 기사의 눈으로 흘러들었고 사랑의 아픔과 함께 그의 가슴속에 물결쳐왔다.
그리하여 마침내 그의 호흡이 끊어졌다.
운디네는 비록 자신이 원하지 않았지만, 물의 정령의 법칙에 따라 홀트브란트를 죽이게 된다.
바로 여기에 인간을 배려하고, 동시에 파괴하기도 하는 물의 원형적인 속성이 숨겨 있는 듯 하다.
운디네는 단 한 번의 입맞춤으로 홀트브란트의 목숨을 빼앗고, 자신은 그의 무덤을 감싸흐르는 시내로 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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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래컴 - 운디네
푸케의 <운디네>는 덴마크의 작가 안데르센 <인어공주>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인어공주는 일종의 물의 정령이었다.
뿐만 아니라 인간과 결합하면 불멸의 영혼을 나눠받을 수 있다는 점까지 운디네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하다.
오늘날 우리가 읽고 있는 축약판에는 흔히 생략되지만, 원작에서는 인어공주가 왕자의 사랑을 받는 것에서 나아가 인간의 영혼까지 얻고자 갈망하는 모습으로 묘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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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몬드 뒬락 - 인어공주
음악으로는 라벨 Maurice J. Ravel (1875-1937) 의 피아노곡 "밤의 가스파르 Gaspard de la Nuit" 중에서 물의 요정 "옹딘 Ondine" 있습니다.
옹딘은 운디네 Undine 를 프랑스식으로 표기한 것이랍니다.
이 음악은 베르트랑의 동명의 산문시를 바탕으로 한 것이죠. 여기 그 시를 보세요.
옹딘 - A. 베르트랑(1807-1841)
들어봐요! 들어봐요! -나 옹딘이예요, 창백한 달빛에 비친 당신의 마름모꼴 유리창에 물방울을 흩뿌려 울리게 하는 것은. 그리고 여기 물결무늬 로브를 걸친 성의 여주인이 발코니에 서서 별이 빛나는 밤과 잠든 호수의 아름다움을 바라보고 있어요. 물방울 하나하나가 흐름 속을 헤엄치는 물의 요정이고, 흐름의 하나하나가 나의 궁전으로 구부러진 오솔길이예요. 나의 궁전은 물로 만들어져, 호수 밑바닥, 불과 흙과 공기의 삼각형 속에 있답니다.
들어봐요! 들어봐요! 나의 아버지는 푸른 오리나무 가지로 물을 찰랑거리고 계시죠, 그리고 나의 자매들은 물거품의 팔로 풀과 수련, 글라디올러스가 우거진 섬들을 쓰다듬고, 수염을 드리우고 구부정하게 강물에서 낚시하는 버드나무를 놀려대지요.
속삭이는 노래로 그녀는 나에게 청하였다. 그녀의 반지를 받아 내 손가락에 끼고 옹딘의 남편이 되어 그녀의 궁전에 와서 호수의 왕이 되라고. 내가 인간의 여성을 사랑하고 있노라고 대답하자, 그녀는 샐쭉해져서 투정부리고 잠깐 울고나서는, 갑작스레 소리내어 웃으며 소나기가 되어 나의 푸르스름한 창문을 타고 하얗게 흘려내려서는 흩어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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