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극진가라데를 소개 받고 알 수 있었던건 방학기씨의 신문연재 만화 "바람의 파이터"가 최초 입니다.
하지만 극진이라는 이름이 저의 뇌리에 깊고 선명하게 각인될 수 있었던 계기는 바로 '용호의 권' 시리즈 때문입니다.
제가 국민학교(당시는 국민학교) 4학년 시절, 당시 무려 100메가 쇼크라는(*각주1 참조) 타이틀을 달고
해당 게임이 아케이드 시장에 롤아웃 되었었고 지금은 대전게임 제작 포기를 선언한 SNK가 비디오 게임 최초로
기력 게이지, 초필살기, 보너스 게임을 통해 성장 하는 캐릭터, 어드밴쳐 요소와 줌인 줌아웃을 선보였던 획기적인 게임이었습니다.
게다가 사골같이 같은 시리즈가 재탕 되던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에 비해 참신하고 새로운 시스템은
전국의 수 많은 초딩(저 포함)과 아케이드 유저들의 코인을 쓸어담고
그들 입에서 연신 아오소포겐(패왕상후권)을 외치는 현상을 낳게 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175515A4D4EAC260C)
(기력 게이지를 사용한 패왕상후권, 일명 왕장풍의 시초가 된 게임)
게임의 스토리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1970년대 미국의 사우스타운(배경은 뉴욕인듯 합니다), 어느날 갑자기 여동생 유리가 실종되고
오빠인 료 사가자키, 남자친구인 로버트 가르시아가 행방이 묘연한 유리를 찾기 위해 물증이 확실치 않지만
의심가는 껌 좀 씹고 힘 좀 쓰는 흉아, 언니들을 일단 닥치는데로 두들겨 X져 패가면서 증거와 배후를 찾는다
라는 다소 아스트랄한 내용입니다. (이러한 스토리 전개는 당시 인기 있었던 B급 무술액션 영화에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다시 극진과의 연관성을 설명 드리자면
게임의 주 캐릭터와 보스 캐릭터가 사용하는 무술은 가라데 이며 유파 이름은 '극한류' 아며,
게임 제작사는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극한류라는 이름은 극진공수도의 오마쥬 입니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극진의 영문 표기 = kyokushin, 극한 = kyokugen...)
또한 극진공수도가 전 세계로 보급 되었듯 극한류 공수도 역시 북미, 브라질 등등 세계로 보급되었다는 설정 역시 유사 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47A35544D4EAC6606)
(전 세계로 뻗어나간 극한류와 그 shihan 들)
캐릭터들의 공격모션 역시 극진공수도의 기술에서 차용해 적절히 배치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극진공수도의 정권찌르기, 옆차기, 하단차기, 무릎차기, 상단돌려차가 게임에서 나름 잘 고증되어 있습니다.(특히 하단차기)
더 나아가 시리즈 2편 부터는 2명의 캐릭터는 아예 (우리에게 익숙한) 정강이 보호대를 착용하고 등장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453FB3E4D4EB0591E)
( 료의 시리즈 전통의 승리포즈 "오쓰" 발음 마저 "오쓰" 입니다.)
또한 용호의권의 극진공수도에 대한 오마주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각 캐릭터를
료 사가자키 = 극진의 용 야마자키 테루토모,
로버트 가르시아 = 극진의 호랑이 소에노 요시지,
Mr. Karate, 다쿠마 사가자키 = 최영의 총재 등등을 모티브로 삼아 제작합니다.
이는 각각의 캐릭터에게 부여한 이명에게 쉽게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데
료 사가자키의 경우 '무적의 용'이라는 이명이 붙어 있으며 이는 극진공수도 주최 대회에서 우승하며 극진의 1대 제자중
최고 무술가로 불리던 야마자키 테루토의 이야기가 캐릭터 설정으로 사용된 것입니다.
로버트 가르시아의 경우 "최강의 호랑이" 라는 이명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최영의 총재 이후 무에타이계에 도전하고 훗날 사도회관을 설립한 극진의 호랑이 '소에노 요시지'를 모티브로 한 것이며
제 마음 속의 영원한 극진 초고수...료의 아버지이자 로버트의 스승인 다쿠마 사가자키(Mr. Karate)의 경우
대놓고 최영의 총재를 모티브로 삼은 것이 확신한데 그 이유인즉, 극한류(극진공수도)의 창시자 = 극한류 최강자 = 불패 =
나이에 걸맞지 않게 주먹이 굉장히 강한 아저씨 = 수 많은 타류에게 끊임없이 도전 받고 도전했던 경험 등등이
위의 사실을 뒷받침한다 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덧붙여 그리고 그의 악랄한 강함(이라 쓰고 괴랄이라고 읽는다)은
시리즈 1편과 2편에서 시작하여 훗날 SNK vs CAPCOM 이라는 작품으로 까지 이어 집니다.(오오 다쿠마 오오...)
![](https://t1.daumcdn.net/cfile/cafe/1320DC594D4EACE603)
(료 사가자키 vs 극진 초 고수 다쿠마 사가자키)
마지막으로 저 뿐만 아니라 92,93년 여러 초딩들의 마음을 뒤흔든
제 마음의 영원한 극진(?) 초고수 다쿠마 옹의 영상을 링크하며 조잡했던 글을 마무리 할까 합니다.
동영상 초기의 다쿠마옹의 오의 "패왕난무"(료와 로버트는 용호난무)를 감상하는 것도 재미의 주요 포인트 되겠습니다. 오스.
* 각주
100메가 쇼크라는 것은 실제 용량이 100메가 인것이 아니라 81비트, 16비트의 비트의 개념입니다.
당시 주류를 이루던 가정용 게임기의 성능이 16비트(메가드라이브, 슈퍼패미콤)였으며 처리할 수 있는
용량의 한계가 16MB(가저용 네오지오 제외)가 최고였던 것을 생각해보면 "100" 이라는 숫자는 그야말로 쇼크 였습니다.
특히 소프트웨어가 8MB 만 넘어도 고용량이라고 광고를 하던 때 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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