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9일, 월요일, Christiansfeld, Den Gamle Graensekro Inn (오늘의 경비 US $173: 숙박료 $119, 버스 48, 78, SIM 카드 198, 환율 $1 = 6 DKK) 오늘은 자전거를 타지 않고 버스를 타고 갔다. 하루 종일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 때문이었다. 2016년 프랑스에서 하루 종일 비를 맞으며 자전거를 달리면서 고생을 많이 했었는데 오늘도 그럴 것 같았다. 그런 고생은 다시 하고 싶지 않아서 버스를 타고 가기로 한 것이다. 아침 8시에 숙소를 나와서 비를 맞으며 서너 블록 거리에 있는 버스 정류장으로 가서 Aabenraa 행 버스에 올랐다. Aabenraa에서 오늘의 목적지 Christiansfeld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있다. Aabenraa는 어제 지나온 운동 경기가 열렸던 도시다. 금방 Aabenraa 버스 터미널에 도착했다. Aabenraa에 도착해서 우선 시내로 나가서 어느 대형 상점에서 198 DKK를 내고 덴마크 SIM 카드를 사서 휴대전화에 넣었다. 1개월 사용할 수 있는 SIM 카드인데 15시간 음성 통화와 100GB 데이터가 포함되고 스웨덴에서도 사용할 수 있단다. 독일에서는 5GB이었는데 100GB라면 무한정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덴마크 휴대전화보다 더 절실하게 필요한 우비재킷은 살 수 없었다. SIM 카드를 산 상점에서 1회용 우비도 파는데 다 나가고 없단다. Aabenraa 버스 터미널에서 Christiansfeld로 가는 900X 버스가 도착해서 타려고 하는데 버스 기사가 Aabenraa에서 끝나는 버스라며 다음 도착하는 900X 버스가 Christiansfeld로 가는 버스란다. 내가 자전거를 가지고 있는 것을 보더니 900X 버스에는 자전거를 실을 수 없단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아무 문제없이 버스 짐칸에 자전거를 싣고 다녔는데 이 버스에는 못 싣는다니 이해가 안 된다. 옛날 뉴질랜드에서 버스 짐칸에 자전거를 실으면서 문제가 생겼는데 자전거를 비닐 천으로 싸는 것으로 해결을 보았다. 자전거를 그냥 실으면 다른 손님의 짐에 자전거 기름때가 묻을 수도 있는 것이 문제였던 것 같은데 이 버스도 그런 문제인 모양이었다. 이제 어떻게 하나, 큰 문제다. Christiansfeld까지 40km를 가야하는데 비를 맞으며 자전거로 가거나 택시를 타고 가는 수밖에 없다. (후기. 그때 기차를 타고 가는 생각은 안했던 것 같은데 왜 안했는지 모르겠다. Aabenraa에서 Christiansfeld로 가는 기차가 없었나?) 그러나 곧 도착한 Christiansfeld 행 900X 버스에 탈 수 있었다. 버스가 도착했는데 한 손님이 버스 짐칸에 접은 자전거를 싣는 것을 봤다. 그래서 나도 자전거를 접어서 짐칸에 싣고 버스에 올랐다. 그런데 짐칸에 자전거를 실은 손님은 자전거를 커버로 씌웠다. 버스 기사는 내가 접은 자전거를 짐칸에 싣는 것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버스 기사는 내가 자전거 헬멧을 쓰고 있는 것을 봤고 나중에 내가 버스 기사에게 Christiansfeld에서 내려서 3km 떨어진 호텔까지 자전거를 타고 간다는 얘기를 해서 자전거를 실은 것을 알았다. 그때까지 아주 친절했던 버스 기사는 그 얘기를 듣고는 태도가 싹 달라지더니 다음에는 자기네 버스에 자전거를 싣지 말라고 퉁명스러운 어조로 나에게 경고를 했다. 내가 자기를 속이고 버스 짐칸에 자전거를 실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나도 기분이 좀 상했다. 금방 Christiansfeld에 도착했는데 버스 터미널이 아니고 Christiansfeld 들어가는 입구 길 네거리였다. 버스에서 하차하자마자 폭우가 내리기 시작해서 어느 집 추녀 밑으로 피신해서 거의 30분 동안이나 추녀 밑을 떠나지 못했다. 추녀가 거의 없다시피 해서 비를 제대로 피할 수 없었다. 주위에 다른 집도 없었다. 그래서 비를 제법 많이 맞았다. 비가 그친 다음에 자전거로 3km를 더 가서 12시경에 호텔에 도착했다. 보통 체크인 시간보다 훨씬 일찍 도착했는데도 체크인을 해주어서 방에 들어가서 쉴 수 있었다. 오후에도 개다가 흐리다가를 반복하는 변덕스러운 날씨였다. 내일은 날씨가 어떨지 걱정이다. 우비도 없는데 오늘처럼 폭우를 만나면 큰일이다. 다시 버스를 타고 가야할지도 모른다. 독일 Flensburg에서 우비 재킷을 잃어버려서 고생이 많다. 비를 맞는 고생보다 비를 맞는 걱정을 하는 마음고생이 더 큰 것 같다. 현재 위치와 오늘 달린 자전거 길 숙소는 호텔 겸 대형 음식점인데 오랜 역사를 가진 곳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