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자전거전용도로만 자전거 전용이다?(+ 보행자보호, 보행자우선 용어 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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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cafe.daum.net/bicyclelaw/YFth/2 

★★ 그동안 썼던 자전거와 관련된 법률적인 글들 링크 모음글

카페의 다른 글 링크나 근거자료를 생략하고 핵심만 적는다. 근거자료는 다른 글에 다 있다.

자전거전용도로만 자전거 전용이라고 잘못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심지어 기자들도 대부분 그런 듯 하다. 이름에 전용이라는 단어가 없어도 실제로는 전용인 공간이 있다.

우선 전용에서 전은 오로지 專이므로 별다른 추가 수식어가 필요없는 표현이다. 예를 들면 여성 전용 화장실이라 하면 당연히 여자만 사용하는 것이지 [남성 사용 금지] 이런 추가 수식어는 있으나 없으나 차이가 없다(화장실 관련해서는 트랜스젠더 관련 이슈가 있는데, 예시로 적은 거니까 깊게 들어가진 말자. 나는 그런 쪽 전문가도 아니다).

모든 자전거도로는 보행자 사용(통행) 금지란 표현이 없으면 보행자가 걸을 수 있단 소리를 하는 사람이 있어서 짚어두는 거다.

자전거도로의 종류별로 보자.

1. 자전거전용차로 : 차도의 일부면서 자전거 전용인 공간

2. 자전거전용도로 : 자전거 전용인 공간(흔히 인도 위나 옆에 있는 자전거도로라고 오해받는 곳은 자전거전용도로가 아닌 [분리형 자전거보행자겸용도로]다)

3. 자전거우선도로 : 차도의 일부(또는 전부)면서 자전거와 다른 차마가 같이 이용하되 자전거가 우선권이 있는 공간(이라고 설명하지만 실제 현실은 자전거에 우선권이 있는지 의문)

4. 자전거보행자겸용도로(= 겸용도로)

    가. 비분리형 겸용도로 : 보행자와 자전거의 통행공간을 구분하지 않은 것이고 당연히 보행자 우선

    나. 분리형 겸용도로 : 하나의 겸용도로 내에서 보행자와 자전거의 통행공간을 분리해 준 것. 대표적인 한강변 자전거도로는 물론이고 도심에서 [인도 위나 옆에 자전거도로를 만들었다]고 흔히 오해되는 도로. 인도라 잘못 생각하는 부분 역시 분리형 겸용도로의 일부다.

분리형 겸용도로의 보행자 통행공간은 인도가 아니나 보행자 전용이고, 자전거 통행공간은 자전거 전용도로가 아니나 자전거 전용인 공간이다(자전거이용활성화에 관한 법률을 관장하는 행정안전부의 2015년 유권해석 참고). 일부 분리형 겸용도로에 보행자 전용, 자전거 전용 이런 표시가 있는 이유고 틀린 게 아니다. 한강 등 일부 분리형 겸용도로의 자전거 통행공간에 횡단보도를 그려놓은 이유다. 보행자가 자전거 통행공간을 걸어도 된다면 굳이 횡단보도를 돈들여서 그릴 필요가 없다.

자전거와 보행자가 사고나면 자전거가 가해자고 책임도 더 크기 때문에 대한민국에 자전거전용도로는 없다는 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완전히 틀린 소리다. 그건 자전거를 포함한 모든 차마가 어디서든 보행자를 보호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지 자전거전용도로가 없거나 아니어서가 아니다. 보행자가 자전거 전용인 공간을 법적으로 걸을 수 있어서도 아니다.

차도에 무단횡단하는 보행자를 자동차가 충격해도 대부분 자동차가 가해자고 책임도 크다(블박과 cctv의 보급으로 그렇지 않은 예외가 간혹 기사화되지만 그래도 드물다). 그렇다고 보행자가 차도를 법적으로 걸을 수 있어서 그렇다거나, 차도가 차마 전용이 아니어서 그렇다고 하진 않는데 왜 자전거도로만 이상하게 생각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

관련된 이야기인데 보행자보호와 보행자우선은 다르다.

보행자우선은 기본적으로 보행자가 법적으로 다닐 수 있는 곳에 써야 한다. 자전거우선도로의 경우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우선이란 법적으로 이용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하는 표현이다. 일부 이면도로(= 생활도로, 차도와 인도의 구분이 없는 도로)가 보행자우선도로로 지정된 곳이 있는데, 여기에서 따온 것인지 한강변 자전거도로의 자전거공간 바닥에서 보행자우선 이란 글자를 본 기억이 난다(63빌딩 주변 여의도 공간 구간). 요즘도 있는지는 모르겠다.

한강 자전거도로 중 여의도공원 구간은 보행자가 많으니 자전거가 주의하라는 문구를 써놓는 건 좋지만, 그런 경우에 분리형 겸용도로의 자전거 공간에 써야 할 표현은 보행자보호가 맞다. 차도 바닥에 보행자보호라면 몰라도 보행자우선이란 표시가 있다면 이상하지 않나? 어린이보호구역 노인보호구역 장애인보호구역 이런 곳의 이름도 보호구역이지 우선구역이 아니고, 차도에 어린이우선 이렇게 쓰지 않는다. 다니면 안 되지만 차도로 들어온 어린이를 차도를 이용할 수 있는 차마가 보호하라는 거지, 어린이가 차도 이용에 우선권이 있다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자전거 전용인 공간에 보행자보호가 아닌 보행자우선이라고 적어놓으니 일부 보행자들은 걸어도 되는 공간으로 오해하고 들어와서 걷고 있다. 분리형 겸용도로는 보행자와 자전거의 통행공간을 분리해서 보행자를 더 안전하게 하기 위해 만든 건데 오히려 더 위험해지는 거다.

근본적으로 바닥에 보행자우선이라는 글자 유무에 따라 자전거 운전자의 태도나 주의의 정도가 달라질까? 차라리 [보행자 많은 곳], [보행자 많음], [보행자 주의] 이런 표시가 나을 거다.

내가 수도권에 살고 예전처럼 의욕이 많았다면 한강사업본부에 국민신문고로 개선건의를 했겠지만 대전으로 2020년에 이사왔고 의욕도 많이 줄었다. 이 글을 보는 누군가가 대신 해 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