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취산은 백두대간을 동서로 연결해 줄뿐만 아니라, 서북쪽으로 가지 친 금남호남정맥을 통하여 호남과 충남지방의 산줄기를 남북으로 연결해주는 요충지다. 또한 장수는 산줄기뿐만 아니라 물줄기도 중요한 역할을 해주므로 지명도 물길이 길다는 장수(長水)다.
<무룡고개> 아래에서 발원해 서남쪽으로 50리를 감돌아 번암면소재지로 나오는 골짜기가 바로 지지계곡이고 마을 이름도 지지리다. 무룡고개는 풍수지리상 입수라고 하는데 마치 용이 꿈틀거리며 무룡고개에서 장안산으로 올라가는 형상이다. 무룡고개를 무룡궁이라고 부르는 것은 큰 명당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도상에는 <무령고개>로 나와 있는데 잘못 표기된 이름이다.
<영취산>에서 육십령까지 백두대간에 있는 산봉우리 이름이 특이하다. 무룡고개에서 제일 먼저 만나는 영취산은 불교에서 신령스럽게 여기는 산이다. 불교 종주국인 고대 인도의 마갈타국 수도인 왕사성에 있는 5개 산 중의 하나인 영취산에서 따왔다. 불교에서 신령스럽게 여기는 독수리를 닮았으며, 석가가 법화경 등 많은 경전을 가르쳤던 곳이다.
민령으로 가기 전의 <북바위(977.1m)>는 삼국시대에는 신라와 백제의 영토분쟁지역으로 서로 이길 때마다 이곳에서 북을 쳤다고 한다. 이후에는 전라도와 경상도의 경계가 되었다.
육십령에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구시봉>은 원래 일제강점기에 깃대를 세우고 측량했던 곳이라서 얻은 이름이다. 이를 2006년 중앙지명위원회에서 풍수지리상 소나 말의 먹이통인 <구유> 형상이라서 장계 주민들의 요구대로 구시봉(전라도 방언으로 구유를 구시라고 함)으로 고쳤다. 이왕이면 표준어인 <구유봉>으로 고쳤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구시봉은 <깃대봉> 이라고도 한다.
영취산~깃대봉~육십령 구간의 백두대간 코스는 수려한 산세와 높이에 비해 능선이 완만해서 산행이 편하다. 특히 여름에는 푸른 물이 넘실거리는 오동제를 벗 삼고, 가을에는 너울너울 춤추는 억새와 구절초 향기가 정겹고, 봄에는 오동제의 푸른 물결과 구름을 머리에 인 백운산과 덕유산을 조망하는 산행이 즐겁다. 겨울에는 눈이 많아 설경이 아름답고, 정상에서 북으로 남덕유산, 동으로는 기백산, 남으로 장안산과 백화산이 조망된다.
* 산행일시: 2012년 2월 26일 07:00 * 산 행 지: 영취산 (1,076m) (※ 백두대간 제4구간 -제9소구간) * 소 재 지: 전북 진안군 장수면, 경남 함양군 서상면 * 산행코스: 무룡고개(무령고개) ▶영취산 ▶덕운봉 ▶깃대봉(구시봉) ▶육십령 * 산행거리: 10Km (약 5시간) ※ B코스: 덕운봉에서 서상 I.C 하산 (넉넉하게 3시간 반) * 준 비 물: 중식, 간식, 식수, 아이젠, 보온의류, 갈아입을 옷, 기타
* 해설 아주아주 익숙한 이름들 - 무령고개, 육십령, 그리고 주변의 산 이름들 - 영취산, 깃대봉, 장안산, 백운산, 삿갓봉, 남덕유산 … 여기서 백두대간의 광활하고 시원한 맛을 다시 보려 합니다.
수려한 산세와 험하지 않은 등산로를 낀 구간으로 억새풀과 구절초가 조화롭게 군락을 이루는 명 코스에 속하는 이곳 대간 능선 길에서, 오랜만에 시원한 능선 종주의 맛을 즐겨 보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