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永太의 藝術과 生涯 - 具象繪畵의 最後의 堡壘, 餘白과 空間의 美學

[한경식]

COVER ARTIST

김 영 태 

Kim, Young-Tae

金永太 作品展

招待日時 : 2006. 11. 4(土) 午後 5時 30分

2006. 11. 2(木) - 11. 8(水)

창 갤러리(광주)

金永太의 藝術과 生涯 - 具象繪畵의 最後의 堡壘, 餘白과 空間의 美學

김남수 / 미술평론가

여과되지 않은 채 무비판적으로 수용되었던 서구주의가 퇴색되고 韓國性 美學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 보다도 강조되는 시점이 바로 지금이 아닌가 싶다. 구상양식의 繪畵를 끝내 고집하면서 최후의 보루처럼 지켜온 작가 金永太는 숙명처럼 주어진 제한된 空間에 美의 극치를 실현하는 것이 藝術의 본령이요, 究極의 목적이라고 일관되게 주장 해온 元老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時空의 연장선상에서 人類의 歷史는 만들어 진다. 오늘의 現代美術도 傳統과 함께 역사 속의 共存의 의미가 있지만 오늘의 시공에서 일탈을 하면 이것 역시 전통이나 고전의 반열로 밀려가는 것이다'라고 신념을 피력한다. 또한 ‘藝術은 본질적으로 아름답고 영원해야 된다는 人間이 만들어 놓은 불문율은 예나 지금이나 불변의 진리로 통하고 있다.

突山에서  53 x 45.5cm 2006

알타미라 동굴의 벽화나, 레오나르도다빈치의 모나리자, 피카소의 게르니카, 렘브란트의 자화상, 고호의 해바라기 등 이 모두가 名畵로 평가 받고 있으면서도, 아이러니칼한 것은 이들은 모두 한결 같이 고전이요, 구상이라고 하는 藝術樣式으로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결국 美의 영원한 터미널은 具象繪畵라는 것을 확신한다' 라고 그는 술회하고 있다. 특히 그의 주장을 보면 現代美術에서의 설치나 行爲 등은 결코 우리의 정서에도 맞지 않을 뿐더러 예술의 영원성에 배치되는 일과성, 취약성 때문에 共存의 의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단순한 의미만을 부여하고 있다.

芍藥  31.8 x 40.9cm 2005

馬良港  53 x 45.5cm 2006

莞島港 眺望  65.1 x 53cm 2005

그는 大學시절 지도교수였던 金寶鉉 선생에게 유화의 모든 것을, 色彩 美學의 선구자요, 색채이론의 저서를 최초로 출판한 인상파 화풍의 大家, 오지호화백에게 인상주의 그림을 사사했다. 스승이 타계하는 날까지 빛과 色彩의 美學을 고집했던 것은 藝術의 영원한 아름다움을 잃지 않으려고 하는 조형이념이라고 소신을 편다.  스승을 존경하고 흠모하는 까닭이 바로 그의 숭고한 예술 정신 때문이 아닐까

  삶의 현장을 통하여 自然과 섭리를 깨치고 이를 다시 昇華된 조형양식으로 재구성함으로써 새로운 미의식을 창출하려고 하는 노력은 지난날 자연주의에 몰입했던 사실주의 화풍의 화가들에게서 발견되는 공통적인 현상이었다. 그러나 20세기 중반, 추상표현주의 등을 표방한 現代美術의 출현은 한 시대를 풍미했던 아카데믹한 사실주의가 빛을 잃으면서 종언을 하는 전기를 맞았고, 그 후 오늘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 구상양식의 인상파화풍이 추상회화와 함께 공존을 하고 있는 것이다. 作家 金永太는 傳統과 現代를 단순한 표현양식이나 이즘상의 문제로만 파악하는 것은 잘못된 시각이라고 지적한다. “구상이나 사실주의가 고루하고 진부하다는 논리는 편견에 지나지 않으며, 實驗的 方法論을 통하여 새롭게 모색하고 있는 現代的 시각의 추상주의가 반드시 진취적이고 앞서 가는 예술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자칫 독선이라고 하는 허구에 빠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표현양식의 개념설정 문제가 아니고 표현의 결과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훨씬 중요한 것이다.

  美術史的 측면에서 볼 때 기존질서가 새로운 미술사조에 밀려 몰락하고 새롭게 태동하는 새로운 미의식의 창조가 옛 자리를 메꾸게 된다는 변증법적 논리의 당위성을 부인하지는 않지만 이러한 논거는 창작행위를 배제한 일반적인 논리로만이 가능하다. 그러나 적어도 創作의 世界에서만은 옛과 현대가 함께 공존하는 등 상호 견제와 보완의 구실을 하면서 발전할 때 美術은 꽃피우는 것이며, 藝術이 지향하는 그 본질에 접근해 가는 것이다. 요즘 젊은 세대들에 의한 傳統의 現代的 方法論의 수용이나 추구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비록 서구적인 매재를 사용하는 유화일지라도 韓國性을 천착하는 세계의 예술양식을 모색하는 탐구정신 때문이다.상대적으로 아무리 현대라고 할지라도 서구적인 발상의 아류나 모방으로 일관하는 것은 존립의 의미가 없으며, 이 또한 우리가 경계해야 할 점이다‘' 라고 주장하고 있다. 어떤 의미에 韓國美術發展의 해법을 제시한 그의 주장은 상당한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元老畵家 金永太는 초기 습작기를 사실주의로 출발을 했다.  自然의 소재를 再現함으로써 소묘력의 기량을 쌓는 시기가 바로 이 무렵이었다. 그러나 그는 중기에 오면서 인상파화풍으로 선회를 한다. 비록 소재가 자연이기는 하지만 작가의 個性과 시각, 이미지와, 영감에 따라 변화무쌍한 표현이 가능하고, 조형적 해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인상주의 화풍에서 藝術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고 그는 생각했다. 당시 그의 작업노트에 기술되어있는 미의 지론을 살펴보면 “회화의 모든 양식상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것은 인상파화풍의 藝術이다. 오늘의 繪畵를 주도하고 있는 綜合藝術은 바로 인상파 계열의 회화이며, 지금이야말로 세계는 인상파화풍의 절정을 이루는 개화기를 맞고 있다” 이 주장은 당시 作家가 신념처럼 가지고 있었

法聖浦  53 x 45.5cm 2000

大山(御机)  45.5 x 37.9cm2005

小栗  53 x 45.5cm 2004

해바라기  33.4 x 24.2cm

강천사의 雪景  45.5 x 37.9cm

던 조형사상이었다. 그러나 오늘에 와서 그는 다음과 같이 술회하고 있다. “創作行爲로 이루어지는 藝術樣式을 굳이 어떤 이즘이나 畵風이라고 하는 카테고리에 넣어, 꿰어 맞추는 것이 꼭 바람직한 것인가에 회의를 가지고 있다. 혹자에 따라서는 신자연주의, 신구상주의, 자기만의 독자적인 새로운 畵風 등 얼마든지 이름을 붙일 수 있고, 굳이 용어상의 문제가 형식에 얽매이는 것 같아 創作 본래의 의미가 희석되는 느낌을 갖게 한다”라고 주장을 펴고 있다. 이는 그의 藝術이 古稀를 넘으면서 원숙의 경지에 가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그의 作品世界가 때묻지 않고 연륜을 더 할수록 젊어지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는 것은 眞實에 접근 하려고 하는 作業態度와 藝術의 本領인 인간주의를 실현하려고 하는 그의 美學的인 조형사상 때문이다.

   그의 作品에 몇 가지 특징을 찾아보면, 주어진 空間은 절대적인 것이며, 그 空間속에 얼마만큼 作家가 念願하는 아름다움을 극대화시킬 수 있을 것인가가 作家에게 주어진 最大의 과제이며, 그는 이 目的을 수행하기 위해 素材에서의 절대해방을 주창하고 있다. 이른바 寫眞처럼 묘사하는 것은 단순한 再現일 뿐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다시 말해 화면의 생략과 감필, 소재의 단순화를 통하여 캔버스를 최대한 절제하고, 그 절대공간 위에 최선의 美를 創出해 내는 것이 作家 金永太의 念願이자 理想이다.

그는 그림을 거꾸로 세워놓고 보아도 아름다워야 한다는 지론을 펴온 元老畵家다. 또한 아름다움을 表出해 내는 최대의 강점은 色彩의 美學이라고 그는 주장하고 있다. 色彩의 뉘앙스나 조화, 배색과 대비 등 이 모든 것은 色彩空間을 만들어 내는 重要한 요소들이다

郡內港  65.1 x 53cm 2003

荏浦 가는 곳   53 x 45.5cm 2003

法聖浦  53 x 45.5cm 2002

색채예술을 통하여 비춰지는 그의 作品世界에서 물상의 현장개념은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 한마디로 대상의 형이하학적 이미지를 초월한 화면전체의 톤이 만들어 내는 색채의 조화가 훨씬 큰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가 있다. 가령 푸른 하늘을 하늘이라고 하는 공간으로 설정하고 노랑색이나 붉은 색을 칠한다든지, 靜物畵의 경우 배경이 되는 공간이나 옷 빛깔, 또는 놓여지는 물상에 따라 作家가 創出해 낸 色彩의 美學을 實現한다는 것은 이 작가만이 가진 獨步的인 경지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주장을 빌리면 철저한 기초 훈련을 통해서만이 비정형한 테포르메한 창조가 가능한 것이며, 이미지나 앙포르멜도 반듯한 기초위에서 출발할 때 참으로 훌륭한 作品이 나올 수 있다고 지론을 편다. 무려 6년의 긴 세월동안을 석고댓생 한가지에만 매 달려 파고들었다는 초기의 執念이 오늘의 작가를 있게 한 원동력이 된 것이다. 그는 현장사생 때문에 방랑벽이 생길 만큼 全國을 누비며 江과 山을 그렸고, 그가 외국의 수많은 나라들을 100회 이상 누비면서 스케치한 소묘작품만도 상당한 수요에 이른다. 특히 그의 現場寫生의 특징은 가령 강진의 마령 포구라든지, 묘지가 있는 소나무나 숲 속, 계절 따라 변화하는 봄 풍경이나 초여름의 신록 등, 한자리에서 각도의 변화나 移動視點을 통하여 많은 소素材를 발견하는 등 경우에 따라서는 수십 점을 그려내는 秘方도 그만이 가진 特徵으로 꼽을 수 있다.

   깊고 두터운 마티엘과 함께 강렬한 색조의 사실화라기보다는 차라리 이미지회화에 가까울 만큼 表現의 진수에 강점을 둔 그의 作品世界는 한때는 아스라한 들녘을, 그림처럼 펼쳐진 農村風景을 습관처럼 몇 년이고 그리다가 다시 짙푸른 바다와 짜릿한 海風의 요정에 매료되어 5년씩이나 항 포구나 海岸風景을 그린다든지, 다시금 雄壯하고 말없는 山의 신비에 흠뻑 빠져들어 10년씩이나 山行을 하면서 山을 그린다든지 하는 것 등은 지난 반세기동안 작업해온 한결같은 습관이었다. 최근 들어 다시금 山 보다는 바다를 더 많이 찾는 그의 습관은 우람하고 육중하게 막힌 山에서 답답함을 느끼고, 망망한 대양의 탁 트인 수평선을 바라보는 것이 훨씬 가슴 후련하고, 은 빛깔로 부서지는 집덩이 같은 파도소리와 소라의 海潮音을 듣는 기쁨이 즐거운 것은 아무래도 나이 탓이 아닌가 하고 그는 말하고 있다.

   그가 어느 잡지에 기고한 <思考 와 視覺>이란 글에서 “나는 지난 40년 동안 法聖浦를 찾았지만 단 한 점의 作品도 그려 내지 못했다. 아예 그림의 素材조차 發見하지 못했다. 그러던 5년 전 어느 가을날 그림을 두 점이나 그려와 사인까지 하게 됐다. 그 후부터 이곳을 즐겨 찾게 되었고 골목이며 언덕길 등 모든 곳이 작품의 소재로 꽉 차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櫻道(日本)  60.6 x 53cm 2002

나는 혼자서 독백처럼 중얼 거렸다. ‘法聖浦가 몰라보게 변한 것도 아닌데 왜 옛날에는 그렇게도 없었던 소재가 지금은 얼마든지 있을까' 하고. 그것은 나의 생각과 視點, 視覺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우리들 생활 속에서 보는 것, 듣는 것, 먹는 것, 느끼는 것, 이 모두가 보는 사람의 視覺에 따라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에 별 맛이 없었던 것도 지금에 와서는 최상의 맛이 될 수도 있고, 별다른 흥취를 느끼지 못했던 판소리가 지금에 와서는 우리가락의 무한한 흥취로 느끼게 된 것 등이 그러한 것이다”라고 적고 있다. 이글을 통하여 人間은 스스로 깨달음이 있고 연륜을 쌓아갈 수록 頓悟의 경지에 다다른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八旬에 이른 그의 藝術과 生涯를 結論으로 정리를 해보면 그는 美의 지상주의자다. 세상에서 가장 착하고 선한 것도 아름다운 것이 빠져버리면 眞도 善도 본래의 모습이 아니라는 것이 작가의 지론이다.

山寺近榜  53 x 45.5cm  2001

無等山 45.5 x 37.9cm 2002

그는 作家로서의 藝術과 生涯를 순결무구하고 숭고하게 살아온 우리 시대의 산 證人이요, 사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美術大學을 수석으로 入學하고 수석으로 卒業했으며, 한때 大學 강단에 섰다가 藝術의 純粹性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전업작가를 자청하고, 作品活動에만 전념하면서 외길을 걸어왔다. 그는 世界의 風景과 風物, 꽃과 女人 등 조형의 진폭을 일평생 넓혀왔으며, 그가 그려보지 못한 소재는 무엇이며 그가 그릴 수 없는 예술양식은 무엇인가라고 할 만큼 그는 심오한 섭렵을 해왔다. 근 60년의 作品活動을 해오는 동안 그의 藝術은 연륜을 더 할수록 젊고 신선한 感動으로 어필했으며, 화폭위에 전개되는 表現의 樣式과 技法, 方法論 등은 항상 畵面의 경영이 진취적인 방향으로 展開되었다. 특히 色彩의 조련사요, 마술사로서 한국의 판타지한 오방색 등은 色彩의 美學에 새로운 전형과 모랄을 심는 頂上의 元老로 평가 받았다. 

   그는 藝術 속에 人本主義 思想이 투영되어 있으며 藝術이 지향하는 최상의 기도와 염원은 人間의 解放에 있고 人間主義 實現에 있다고 주창하고 있다.  특히 매재나 기법 등은 비록 서양의 것이지만 主題나 精神主義는 韓國性을 탐색하고 추구할 때 국제경쟁력에서 승산이 있다고 보는 東洋主義 思想과 哲學에 심취한 우리 畵壇의 역량 있는 元老畵家다. 그는 우리나라에 못지않게 日本에서 널리 알려진 韓國의 頂上의 元老畵家이며, 그의 作品이 국제경쟁력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상당한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는 이 畵家의 作品은 日本의 모 제과업계의 재벌이 作家를 초청하여 招待展을 갖는 등 출품작의 120%를 소진시키는 幸運을 안겨주기도 했다. 內國용 인기를 독점한 원로화가가 外國에서는 그림 한 점도 팔지 못하면서 國內에서 사인과 낙관으로 호황을 누리는 것은 엉덩이 제살 깎아 먹는 넌센스가 아닌가. 이제 우리는 文化藝術도 外國市場을 겨냥하여 외화를 벌어들여야 할 절박한 문화전쟁시대에 살고 있다.    

월간 아트코리아 創刊 리셉션에 參加 - 1996

통영의 봄  65.1 x 53cm 2002

미조리에서  53 x 45.5cm 2001

作家 金永太는 1927년 全南 咸平에서 태어났다. 藝術大學의 명문인 조선대 미대 제1회를 수석으로 졸업한 수재다. 한때 모교의 강단에 섰지만 전업작가로 전향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동안 100여회의 國內外 招待展을 가진바 있고, 100여회의 外國 스케치 여행을 한바 있다. 大韓民國 美術大展 審査委員, 運營委員을 지냈다. 또한 道展 등 많은 審査委員을 지낸 그는 光州日曜畵家會 名譽會長 등을 歷任하고 있다. 회원들과 함께 야외사생 등 지도교수를 맡고 있으면서, 후학들을 가르치는 것을 큰 보람으로 생각하고 있다

四月의 金川  33.4 x 24.2cm 2001

印度의 勞動者  24.2x 33.4cm 2000

印度의 風樂士  31.8 x 40.9cm 2000

靜物(芍藥)  24.2 x 33.4cm 2000

인도 스케치 여행시 - 2000

平田會長 肖像 37.9 x 45.5cm 2000

法聖浦 53 x 45.5cm 2000

印度의 風樂士  31.8 x 40.9cm 1999

동창생 김영중(조각가)과 함께 - 1998

1976년 처음 나의 作品을 접하고 內野秀美 선생을 모시고 光州까지 나를 찾아오신 井口保 화백 내외분(日本 示現會 正會員)

四月의 郊外 53 x 45.5cm 1999

페루의 여인  31.8 x 40.9cm 1997

검은 大陸  53 x 45.5cm 1997

郡內港  65.1 x 53cm 1997

月出山 65.1 x 53cm 1995

어느 여름날  65.1 x 53cm 1995

黑人女人 24.2 x 33.4cm 1995

마사이 女人  24.2 x 33.4cm 1995

孫哲박사와 즐거운 한때

주포에서 詩人 許演 兄과 함께 1986.8

白悅 讚

金永太 畵伯의 畵集出刊을 축하하며…
소나무 잣나무가 어울리는 기쁨으로
혼 불을 하나 밝혀 쉼 없이 다듬더니
드디어 숲을 이뤘네. 푸른 산을 이뤘어.

한번은 장흥 유치 산천 구경 나섰던가.
전설 같은 옛일들의 흔적은 볼 수 없고
단 꿀로 사랑을 빚는 벌떼들만 만났것다.

소나무 떡갈나무 칭, 칭, 얽혀져서
싸리 칡꽃 바라보다 그 향기에 넋을 잃고
寶林寺 풍경 소리로 넋을 다시 찾았지.

구성진 함평천지 가락이 흐르는 땅,
남도의 파도소리 넉넉한 들바람에
곰삭고 녹아들어서 큰 예술을 낳으리니.

우람한 바위처럼 속으로 웅얼이다
어쩔 땐 황소 마냥 지축을 울리는가
백열형, 혼신을 다해 그런 세계 펼치게.

                          許 演 / 詩人

설악의 가을 65.1 x 53cm 1994

안나푸르나 65.1 x 53cm 1994

바다의 美를 예찬하는 畵家

장석원 / 전남대학교 미술학과 교수

조선대 1회 수석 입학 및 수석 졸업생 金永太... 그는 당시 김보현 교수의 제자로 알려져 있다. 미국으로 옮긴 김보현이 37년만에 귀국해 제자를 찾았을 때에도 우선 머리 속에서 떠올린 제자가 金永太였다. 金永太는 7대 종손으로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나 東京으로 미술유학을 떠나려던 차에 해방이 되고 마침 조선대에 미술과가 생겨 이곳에 다니게 된 것이다. 졸업 후 미술과 조교를 하다가 이어서 강의를 맡아 일하던 중 과목 선정관계로 말다툼이 생겨 1년 만에 뛰쳐나왔다. 그 후 광주공고의 요청으로 다시 교직에 들어섰으나 42세가 되던 해, 그림만을 그리는 전업화가가 되기를 결심하고 사표를 써내고 나왔다. 당시만 해도 전업화가란 말이 좋지 어렵기 짝이 없는 현실이었다.    1년이 채 안되어 전셋집으로 내려앉은 그의 가족은 지금까지 20여 차례 이삿짐을 싸야했다. 그러한 와중에서도 그의 그림에 대한 집념은 이어져서 그의 그림에 대한 평가가 日本의 시현회에서 좋게 나와 일본 구류미연합문화회의 초청으로 個人展을 갖게 된다. 1977년의 일이다. 이때 출품한 작품 30점이 모두 팔려 그림을 그린 보람을 얻었고 그의 생활고도 해결되기 시작했다. 이후 그는 臺灣招待展에 이어 日本 島根縣立博物館에서 個人展(1981)을, 서울 롯데美術館에서의 招待展(1986)을 가져 자신의 작품을 대내외에 알려 인정을 받았다.

無等山  162.2 x 130.3cm 1993

1989년 이후 金永太의 畵壇 진출은 눈에 띄게 두드러진다. 우선 그는 4년간 韓國美協 理事 및 光州직할시 支部長을 맡아 지역미술계의 살림꾼으로 일한다. 1990년에는 東亞日報 창간 70주년 기념 「백두산 답사위원」으로 김옥진, 김형수, 오승우와 함께 16명의 동, 서양화가들로 구성된 답사팀이 되어 白頭山을 탐방, 그림으로 그려냈고, 전시회도 가졌다. 그해에 그는 大韓民國美術大展 審査委員을 했고, 다음해에는 運營委員을 맡기도 했다. 또 光州에서는 全南道展과 無等美術大展에서 審査委員長을 맡기도 했다. 그동안 공모전에 출품치 않고 자신의 작품만 다져오던 그가 광주, 서울로 이어지는 畵壇 活動을 벌이는 것을 보면 크게 달라진 이미지를 느낄 수 있다.

   金永太의 그림을 보면 상당수가 海邊을 낀 포구를 그린 것임을 발견하게 된다. 조용하면서도 아름다운 마을, 멀리보이는 바다 빛깔이 印象的인 그림이다. 그의 色彩 感覺은 단순화된 형태미를 보기 좋게 차지하는 印象主義的 色彩, 다시 말해서 햇볕이 대상물에 내려쬘 때 일어나는 視覺的 變化와 신선한 자극을 畵幅에 담아 그림으로서의 매력을 화폭 속에서 재구성해내는 스타일의 작가이다. 이러한 유형의 그림에서는 自然은 항상 美의 寶庫이며 교과서이다. 모든 아름다움이 自然 속에서 발견되는 것이다.

   全南日報 기자의 아틀리에 탐방에 수록된 그에 관한 부분은 다음과 같다. 「그는 수학시절부터 지금까지 가장 사실에 가까운 그림을 그리되 自然을 사진 찍듯 있는 그대로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머리 속에 自然을 별도로 재구성해서 그것을 畵幅에 옮기는 것을 지론으로 삼아왔다.

백목단 53 x 45.5cm 1993

캔버스라는 하나의 절대적인 世界 속에서 人間의 感覺에 가장 아름답게 보이도록 하는 것, 즉 美的 感動을 주는 것이야말로 繪畵의 가장 큰 目的이라 여기기 때문이다(전남일보, 1993. 9. 9). 人間에 美的 感動을 주는 것-이것을 藝術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지론은 오지호의 회화론, 다시말해서 “藝術은 自然에 대한 感動의 表白‘이라는 단언을 연상시키는 것이지만, 金永太의 경우 뿐이 아니라 印象主義 풍의 구상계열 화가는 대부분 이러한 지론을 따르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白頭山 天池  162.2 x 130.3cm 1990

無等山  80.3 x 65.1cm 1984

金永太의 繪畵는 남도적 취향의 밝고 따뜻한 정감의 색채에 옹기종기 구성된 화면 구도, 대상을 꼬치꼬치 파고들지 않으면서도 너그럽고 풍요하게 다루는 손맛을 보여주는 면모를 보인다.

   그는 말하기를 「내 고향은 韓國의 남단 다도해가 인접한 바다가 있는 곳이며 자나 깨나 바다를 대하고 보니 마음이 후련하고 호연지기를 만끽할 수 있어 그토록 바다가 그리워졌고 지금도 한 시간 거리이면 바다가 있는 곳 어디에 나갈 수 있어 좋다」고 바다에 대한 애정을 담뿍 표현하는가 하면 「나는 法聖浦를 40년 전부터 종종 찾았지만 단 한 점의 작품도 그려내지 못했다. 그러다가 5년 전 어느 가을날 두 점이나 그려 와서 사인까지 하게 됐다.

   그후부터 즐겨 이곳을 찾게 되었고 골목이며 언덕길까지 그곳의 모든 곳이 作品의 素材로 가득 차 있는 것을 發見할 수 있었다. 나는 생각해 본다. 法聖浦가 몰라보게 변한 것도 아닌데 왜 옛날에는 그렇게도 없었던 素材가 지금은 얼마든지 있을까 하고.... 그것은 나의 생각과 視力이 달라졌기 때문이다(이상 미술세계1990년 4월호).

   그는 늘 바라보는 바다 풍경 속에서도 새로운 美的 要素를 꾸준히 찾고 있었던 것이다. 古稀의 나이가 된 그는 여전히 바다를 그리워한다.

- 南道美術100年 作家選集에서 -

김보현 부처와 함께 조선대학에서 - 2000

폼페이에서 처와 함께 - 1996

김영태 / 金永太 / Kim, Young Tae

   • 1927년생
   • 조선대학교 미술대학 졸업
   • 전라남도문화상 수상
   • 서울롯데미술관 초대전
   • 동아일보 70주년기념 백두산 실경전
   • 국립현대미술관 초대출품
   • 모스크바 미술동맹전 출품
   • 전주예술회관 초대전
   • 대한민국 원로작가 초대전
   • 한-불 국제회화 초대전
   • 국립현대미술관 초대작가
   • 광주시 건축심의위원
   • 광주직할시 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
   • 전라남도 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
   • 무등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
   •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및 운영위원역 임
   • 한국미술협회 이사 및 동 협회 광주직할시 지부장 역임

   현재
   • 국제미술위원회 회원, 한국미술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