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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 특집 올림픽 개최도시 여행체험단 참가기(스토리편-3일차)
- 강원도 관광의 숨은 마스터키를 찾아라! -
5. 셋째 날의 기대와 마지막의 아쉬움이 교차하다.
1) 마지막 날 아침도 6시에 기상하여 시작하다.
여행체험마지막날인 셋째 날에도 어김없이 아침 6시에 기상하여 새로운 아침을 맞았다. 여행체험을 마무리하는 날이라 여러 감정이 교차한다. 한편으로는 마지막 날에 체험할 여행의 일정들이 기대가 되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번 여행체험의 마지막 날이라는 게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셋째 날의 공식적 시작을 위해 모이는 시간보다 좀 더 일찍 서둘러 용평리조트 내의 숍을 둘러보았다. 제한된 시간에 보고 싶은 것도 많고, 체험하고 싶은 것도 많다. 단체가 움직이므로 시간을 지키려니 늘 빠듯했다. 일단은 공식일정을 따르고 추후 꼭 다시 와 느긋하게 여유를 만끽하면 좋을 듯하다.
필자가 수집하는 주제의 미니어처 몇 점과 강원도가 새겨진 예쁜 종을 구입할 수 있어서 여행의 기쁨이 플러스되었다. 강원도 종은 빨간색과 파란색이 한 쌍인 듯하다. 아쉽게도 그 시간에 파란색은 다 판매되고 빨강색만 남아있다고 하여 쌍으로 구입하지는 못했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의미하는 소확행(小確幸)이 올해의 소비트랜드라고 한다. 필자의 이런 소소한 행복 누림은 수년째 이어져 오는 것이지만, 시대적 경향덕분에 누리는 기회가 더 늘어난 것 같은 느낌도 든다.
2) 평창송어축제-생애 처음으로 송어낚시에 도전하다
평창송어축제의 명성은 익히 알려져 있다. 송어축제는 과거 우리 선조들의 삶을 축제로 승화시킨 것이다. 평창에서는 “눈과 얼음, 송어가 함께 하는 겨울이야기”라는 주제로 매년 “평창송어축제”가 열리고 있다. 특별히 이번 축제는 평창동계올림픽과 맞물려 있어 방문객들이 시간적 여지만 있다면 올림픽도 즐기고 송어축제도 즐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얼음 위에서 낚시를 한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얼음위의 낚시는 대중매체를 통해 많이 본 장면이지만, 직접 체험하는 것은 처음이다. 송어낚시의 멋진 첫 경험을 만끽하고자 차에서 옷도 마음도 단단히 챙기고 나섰다. 축제장의 입구임을 알리는 입간판 앞에서 송어를 많이 잡으리라는 야심찬 각오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가는 곳마다 수호랑 반다비가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의 분위기와 열기를 북돋우어 준다. 그러나 조금씩 그 느낌이 다르게 다가온다. 여기는 평창송어축제의 장이니 그 느낌이 담겨 있나 보다. 낚시 떠나는 우리에게 많이 잡으라고 응원해주는 느낌이다. 축제의 본 장소인 얼음벌판으로 내려가는 길목에는 대형 송어 모형들도 준비되어 있어 축제장의 분위기를 살려준다.
매표소에 이르자 입장객에게 옷핀이 달린 스티커를 나누어 준다. 각자 스티커가 눈에 띄게 겉옷에 걸고 입장해야 한다. 그리고 송어를 담을 수 있는 비닐과 낚시대를 받아들고 낚시를 할 수 있는 얼음벌판으로 입장하였다. 혹 송어를 많이 잡더라도 두 마리만 가져갈 수 있단다. 또는 약간의 비용을 부담하면 바로 회를 떠먹거나 구워먹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도 있다. 얼음벌판에는 이미 낚시를 하는 분들도 있었고, 축제장을 관리하는 분들이 기계장비를 이용하여 얼음에 구멍을 뚫고 있었다.
우리 일행은 주변에서 송어낚시를 어떻게 하는지 보아가며, 슬쩍슬쩍 배워가며 본격적 낚시를 준비를 했다. 먼저 얼음구멍위에 둥둥 떠 있는 얼음조각을 걷어내었다. 순간 ‘얼음 구멍의 깊이가 어느 정도나 될까?’ 궁금하여 비닐을 손에 감고 얼음 구멍 속으로 집어넣어 그 깊이를 계측해 보았다. 팔 길이가 다 내려가도 얼음구멍의 끝은 나오지 않았다. 얼음두께가 정말로 엄청나다.
낚시도구에 가짜 먹이인 찌를 달고 어깨너머로 배운 대로 얼음구멍 안으로 낚시 줄을 넣어 올렸다가 내리기를 반복했다. 좀 진행하다가 낚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멋진 경험을 추억의 한 장면으로 남기고 싶어졌다. 그래서 잠시 사진을 찍느라 낚시 줄을 얼음구멍 안으로 넣은 채 그대로 빠지지 않게 낚시대를 걸쳐 두고 몇 컷의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다시 낚시대를 잡은 시간은 단 몇 십초였을 것으로 짐작된다.
낚시대를 올려보려는데 묵직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거 뭐지? 벌써 송어가 걸린 건가? 놀랍게도 그 짧은 시간동안 낚시줄에 얼음이 고드름처럼 주렁주렁 얼어 느껴지는 무게감이었다. 낚시하는 장소의 기온이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이런 혹한에도 불구하고 우리팀원들이 마치 강태공이라도 되는 양 얼음낚시 삼매경에 빠진 모습에서 어린 소녀의 동심이 느껴진다.
그 모습들이 귀엽기까지 하여 미소가 절로 흘러나온다. 아쉽게도 송어축제장에서 머물 수 있는 시간이 짧아 송어는 한 마리도 잡지 못한 채 송어낚시 체험이 마무리되었다. 그렇지만 얼음벌판에 구멍을 뚫고 앉아서 송어를 낚는 축제장의 분위기를 느껴보았고, 또 낚시대를 잡아본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송어축제장을 나와 다음 일정을 위해 이동하는 차 안에서 다른 단원들과 송어낚시 관련 정보들이 교류되었다. 우리는 멋모르고 그냥 얼음에 뚫려 있는 어느 한 구멍에서 송어낚시를 시도했었다. 그런데, 다른 여행체험단원이 그곳에서 송어낚시 고수를 만나 한수 배운 것을 전해준다. 송어낚시 고수가 알려주는 송어를 잘 잡는 법을 따로 있었다.
첫째, 송어 낚시를 잘하려면 우선 좋은 자리를 선점해야 한다. 왜냐하면 송어가 잘 다니는 길이 있기 때문이란다. 송어는 그 길로만 다니는데, 주로 가장자리 쪽으로 다닌다고 한다. 우리는 사전에 아는 게 없어서 얼음벌판의 중앙에서 낚시를 한 것 같다. 둘째, 낚시줄을 잘 펴 준다. 낚시대를 사면 감긴 줄의 자국이 꼬불꼬불하게 남아있기 마련이다. 그 줄을 펴서 한쪽을 발로 밟고 끊어지지 않도록 유의하며 적당히 당겨 펴준다.
셋째, 수심을 잘 파악하여 적당한 깊이 까지 낚시 바늘을 넣는다. 송어는 물의 중간정도의 깊이에서 다니므로 낚시 바늘은 그 깊이 까지만 넣어야 한다. 그리고 낚시대의 위치는 구멍 옆으로 살짝 비킨 자리이다. 낚시줄에 찌를 달아 얼음구멍 속으로 넣었으면, 그 이후엔 낚시대가 물고기에게 안 보이게 해야 한다. 만약 물고기가 낚시대를 보면 놀라서 도망가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사람의 그림자도 송어를 잡는데 방해되므로 얼음구멍 옆으로 살짝 비껴서 있어야 한다.
넷째, 낚시대를 살살 흔들어 준다. 이것은 낚시 바늘에 꿰어놓은 찌가 진짜 먹이처럼 보이게 하는 전략이다. 만약 가짜먹이인 찌가 너무 많이 움직이면 송어가 놀라서 오히려 찌를 물지 않으므로 찌의 꼬리만 움직일 정도로 살랑살랑 움직여 주는 것이 요령이다.
마지막으로, 낚시대에 송어가 걸려들면 확 낚아채기 보다는 좀 기다렸다가 서서히 올리는 것이 송어 잡이의 성공법이다. 만약 확 낚아챌 경우 잡힌 송어마저 놓치게 된다. 또한 앞에서 언급한바와 같이 송어는 몰려다니는 습성이 있다. 그래서 한 번 낚인 곳에서 계속 낚이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한 얼음구멍에서 송어를 낚았다면, 또 낚기 위해 그 곳을 계속 고수하는 것도 요령이다.
듣고 보니 송어 잡는 요령을 잘 숙지하고 그대로 이행해야 송어를 잘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는 제대로 알지도 못한 상황에서 그야말로 무대포로 송어 잡이를 시도했었다. 우리의 좌충우돌 송어낚시 시도를 되돌아보니 웃음이 나온다. 이렇게 하나하나 알아가는 건가 보다. 혹 다음에 또 송어 잡이 축제에 온다면 이 내용을 기억하여 새로운 마음으로 도전해 보고 싶다.
많은 경우 맛의 일품을 얘기하는 것은 바로 먹는 것을 논하는 것이다. 그러나 송어만큼은 잡는 손맛에도 일품을 건다. 잡아본 사람은 말한다. 손맛을 느낄 수 있고, 그것을 잊을 수 없다고. 이번 송어 잡이 체험에서 잡는 손맛에다가 먹는 입맛의 일품까지 하나도 누리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그렇지만, 후일을 기약하며 평창송어축제장을 다녀간 것을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련다.
3) 올림픽 ICT체험관에서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
바로 전에 체험한 송어축제는 야외에서 이루어진 것이어서 매서운 추위의 맛을 단단히 보아야 한다. 손도 시리고 발도 시려서 혹한기용 보온대인 온열 팩을 동원하고 발을 동동 굴리며 하는 체험이다. 한편으론 그래야 얼음낚시의 제 맛을 누릴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올림픽 ICT체험관에서의 체험은 주로 실내에서 이루어진다. 두꺼운 겉옷은 벗고서 어깨 펴고 체험할 수 있다.
ICT체험관은 최첨단 기술의 구현으로 다양한 간접체험기회를 제공한다. 마치 평창동계올림픽의 번외 경기 같은 기회를 선사한다. 그 중에서 아바타코스터의 인기가 단연 높았다. 아바타코스터는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과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을 결합한 VR시뮬레이터이다. 360도 회전하는 체험을 직접 할 수 있으며 가장 짜릿한 체험콘텐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팀원 4명중 3명은 스릴을 만끽하고자 직접 체험을 간절히 원했고, 1명은 두렵다며 지켜보길 원하였다. 한 번에 3명까지 체험할 수 있어서 체험희망자 3명이 한꺼번에 체험하고 나머지 1명은 사진을 찍어주기로 했다. 우리는 체험기구가 회전할 때마다 스릴을 만끽하는 소리를 지르며 마음먹은 대로 체험하였다. 우리 앞 팀은 아주 조용히 체험하여 감흥이 전해지지 않았다. 그러다가 우리가 직접 체험할 때 소리를 지르자, 대기하던 분들이 “그래! 저렇게 소리를 좀 질러 줘야 제 맛이지···.”라고 말했다고 한다. 스릴만점의 즐거운 체험으로 기억된다.
올림픽 ICT체험관에서 두 번째로 체험한 것이 봅슬레이 이다. 봅슬레이는 몇 년 전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 소개된 적이 있어 우리에게 좀 더 친숙한 종목이 된듯하다. TV를 시청하는 것과 비록 간접체험이지만 체험을 해보는 것은 많은 면에서 차이가 있다. 우리의 체험은 실제 올림픽에서 이용하는 것과 규모면에서 동일한 4인승 봅슬레이를 이용한 것이라고 한다. 봅슬레이에 앉은 뒤 VR헤드셋을 쓰면 경기 트랙이 눈앞에 펼쳐진다. 아바타코스터보다는 스릴이 약하지만, 아바타코스터와는 다른 봅슬레이만의 맛이 있다.
비록 간접 체험이지만 경기가 시작되면 앞에 놓인 양쪽 손잡이로 방향과 속도를 조절하며 썰매를 즐길 수 있다. 방향과 속도조절은 맨 앞에 앉은 사람이 한다. 봅슬레이의 체험은 사용자의 조정에 따라 반응하기 때문에 현실감이 배가된다. 왼쪽 커브를 돌 때 오른쪽 손잡이를 강하게 잡아당기면 속도가 더욱 빨라진다고 한다. 가상으로 느끼는 것이지만 시속 140km의 속도감과 진동이 실제처럼 다가와 살짝 식은땀이 나기도 했다.
4) 여행체험단의 마지막 중식은 황태회관에서 즐기다
황태회관에서의 중식이 여행체험단의 피날레 이다. 황태회관은 1985년에 창업한 이래, 대관령황태 전통음식 문화를 계승하려 꾸준히 노력해 왔다고 한다. 식사장소로 안내받은 황태회관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좁은 통로였다. 좁은 입구를 통과하자 규모의 반전 공간이 나온다. 아마도 우리가 들어간 문이 정문이 아니라 후문인가보다. 우리가 들어간 입구로 봐서는 “회관”이라는 이름이 과하다고 느껴졌다. 그러나 반전 공간에 다다르자 첫 느낌과는 사뭇 달랐다.
우리의 식사는 2층에서 이루어졌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의 맞은 편 벽에 대형 황태덕장 사진이 걸려 있다. 황태회관에서 직접 황태를 말리는 덕장의 사진으로 안내되어 있다.
황태는 그 특성상 4개월여에 이르는 기간 동안 추위에서 얼었다 녹는 과정을 반복해야 그 맛이 깊어진다고 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황태는 매서운 추위에 오롯이 자연의 힘을 이용하여 얻어낼 수 있는 추운겨울의 선물인 것이다. 우리가 맛있게 먹은 요리는 황태전골, 황태구이, 황태 찜 등이다. 마치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이라는 말에 어울리게 매우 빠른 시간에 맛있게 먹어 치웠다.
요리들이 하나하나 순서대로 나오는 것을 먹다보니 그 맛에 풍덩 빠져 미쳐 사진을 제대로 남기지 못했다. 대관령황태의 참맛을 느끼고 싶은 분이라면 황태회관 방문을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5) 평창역에서 아쉬움을 달래며···.
귀가를 위해 평창역에 왔다. 2박 3일이 그렇게 훌쩍 가버리고 이제 끝내야 한다. 평창역사에도 수호랑 반다비가 있다. 이번 여행이전부터 전국 곳곳에서 수호랑 반다비를 보아왔다. 그러나 이번 여행의 마지막 날 평창역사에서 만난 수호랑 반다비는 더 각별하다. 강원도 평창에서 여행체험 마지막으로 눈도장 찍어야하는 마스코트여서이리라.
역사에서 밖을 바라보니 저 멀리 산등성이에 눈이 덮여 있다. 아름다운 설경이다. 아쉬움을 달래며 눈 덮인 산의 경치를 카메라에, 눈에, 그리고 마음에 담았다. 2박 3일간의 여행 내내 눈은 안 왔지만, 가는 곳마다 먼발치에서 눈 덮인 산이 보여 수시로 감상할 수 있었다. 그것도 이제 마지막이다.
평창역에도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에 관한 정보가 다양하게 진열되어 있다. 그리고 그 외에도 강원도에 관한 여행정보들을 안내하는 다양한 자료가 있고, 안내도우미가 구체적 안내도 해주고 있다.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아듀 평창!”을 고한다. 더불어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의 성공개최”와 올림픽의 고장 강원도의 지속발전을 기원한다.
6) 다시 서울역으로 돌아오다.
이제 정말로 평창동계올림픽 특집 올림픽 개최도시 여행체험단의 모든 일정이 다 끝났다. 우리 팀원 4명은 아쉬운 마음도 달래고, 종합정리를 위해 티타임을 갖기로 했다. 그런데 서울역 안에 있는 몇몇 커피숍을 기웃거려 보았으나 빈자리가 보이지 않았다. 2층뿐만 아니라 3층에 올라가 보아도 마찬가지였다. 지하로 내려갈까 하다가 3층에 있는 떡집을 이용하기로 했다. 망개떡과 증편을 고르고, 또 구성원 각자 취향에 따라 커피, 당근오렌지 주스, 모과차 등을 주문해 놓고 그간의 소회를 간단히 나누었다.
이번 여행체험단으로서의 기회와 경험은 참 감사하고, 또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신년 초에 받은 아주 특별한 선물이었다. 선물의 진가는 긍정적 파장을 지녀 일상의 삶으로 그리고 이웃으로 전파되리라 기대한다. 이 멋진 선물을 받았으니 그에 대한 보은을 위해서라도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와 강원도 지역발전을 기원하며 짬짬이 홍보대사로서의 소임도 다하리라는 의견들을 나누었다. 꼭 이루어지길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6. 2박 3일의 여행체험을 돌아보다
2박 3일의 여행체험을 끝내고 돌아보니 마음이 뿌듯하다.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한 귀한 시간이었고,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추억이 주렁주렁 달렸기 때문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라는 속담이 있다.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끝마무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가치의 격이 확 달라진다. 마무리를 쓸모 있게 잘 하면 더 빛나는 보배의 가치를 살릴 수 있다. 구슬은 낱개로 존재할 때보다, 그것들을 잘 구성하고, 또 재구성하여 하나의 작품으로 꿰어질 때 훨씬 큰 가치를 지닌다.
우리의 여행체험에서 세부적 체험내용 각각은 하나의 구슬이다. 이 구슬들을 정리하는 것은 잘 꿰기 위함이다. 잘 꿰어 놓으면 그 내용의 질이 달라진다. 낱개의 구슬로서 보다는 전체를 구성하고 또 재구성하여 보았을 때 더 큰 이야기가 된다. 즉 전체적으로 바라보았을 때 더 큰 에너지와 생명력을 갖는다. 그것들을 다른 형태로 빌려 쓰는데도 힘을 발휘한다.
그래서 필자는 여행 시마다 즐겁게 기록하고, 또 여행을 마치고는 그 내용들을 짬짬이 정리하는 것에서도 소확행의 행복을 느낀다. 여행체험 과정을 되돌아보며 당시의 행복감을 다시 느껴볼 수 있어서 좋다. 여행체험을 다시금 되새기는 효과도 있고, 추억꺼리들이 마치 퍼즐조각처럼 더 체계적으로 맞추어진다. 체험내용들을 정리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들도 잘 떠오른다. 그야말로 일거양득의 효과, 아니 일거다득의 효과가 있다.
여행체험 같은 삶의 경험들(구슬)을 재구성하여 꿰는 것, 또 그것들을 하고 있는 다른 일들에 적절히 통합하여 생명력을 이어가도록 하는 것 등은 서로 연동되어 있는 듯하다. 좋아하는 여행을 더 많이 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주고, 더불어 다른 삶의 영역으로 긍정적 파장을 전한다. 이러한 과정은 즐거움이고, 그것의 여운을 누리는 것이 나를 가슴 뛰게 한다. 즐겁기도 하거니와 의미와 가치를 동시에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또 새로운 여행을 꿈꾼다. 때로 해야 할 일이 몰려 과부하를 느낄 때도 있다. 그럼에도 여행을 할 수 있는 조금의 여지라도 생기면 선택하고 본다. 해야 할 일이 긴 시간을 요할 때는 나름의 방책으로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하는 일 사이에 끼워 넣는다. 일상에서 하고 싶은 일보다 해야 하는 일의 부담에서 벗어나지 못할 때도 많다. 다른 건설적인 일도 많은데 쓸데없어 보이는 행정업무 수행을 요구 받을 때, 팀 과제를 수행하지 않는 팀원의 역할까지 책임을 져야할 때, 상식적이지 않은 어떤 것을 수시로 요구받는 사회생활에서 그 역할을 감당해야만 할 때, 일과 가정의 조화를 이루어 가기 위해 감내해야하는 것들 등이 그것이다.
해야 하는 일들 사이에 끼워지는 좋아하는 일의 으뜸은 바로 여행이다. 이번 여행체험기를 마무리하며 앞으로 시작해도 여행이 등장하고, 뒤로 시작해도 어느 즈음에 여행이 등장한다. 그만큼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이고, 중요하다는 얘기다. 상황과 여건을 고려하여 당일여행이나 1박 2일 정도의 미니 여행도 요긴하게 즐기고 활용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여행은 삶을 풍요롭고 깊이 있게 가꾸어주는 윤활유이다.
[양질의 윤활유로서의 여행을 종합마무리하며]
평창동계올림픽 특집 올림픽 개최도시 여행체험단으로서 2박 3일간의 여행체험은 그 준비부터 마지막 끝나는 순간까지 행복의 연속이었다. 체험 종료 이후의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홍보대사로서의 활동도 의미와 가치가 있어서 행복감을 더해줄 것 같다. 미국의 니컬러스 크리스태키스 교수와 제임스 파울러 교수의 방대한 연구결과가 담긴 “행복은 전염된다(원제: Connected).”에는 ‘3단계 영향 법칙’이 제시되어 있다.
두 학자가 의학과 과학으로 밝혀낸 3단계 영향 법칙에 따르면 친구(1단계), 친구의 친구(2단계), 친구의 친구의 친구(3단계)의 거리 안에 있는 사람들은 서로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것이다. 1단계인 친구가 행복하면 당사자가 행복할 확률이 약 15%, 2단계인 친구의 친구가 행복하면 10%, 3단계인 친구의 친구의 친구가 행복하면 6% 더 높아졌다. 결국 한 사람이 행복하면 3단계 떨어진 사람에게까지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즐거움, 웃음, 행복 등 모든 긍정적 정서와 감정이 전염된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확인된 것은 참 고무적인 일이다. 부정적 내용들도 마찬가지로 3단계 법칙을 따른다. 우리는 그런 존재다. 이런 사실을 이해했다면 그 다음의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행복과 평화를 선택하는 것도 불행과 갈등을 선택하는 것도 개인의 몫이 되는 것이다.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건설적 선택을 하는 지혜를 발휘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의 선택은 옳았다. 여행체험단 선발을 희망하며 도전했던 것에서부터 모든 체험과정에 참여하는 우리들의 태도, 그리고 그 결과 얻었던 행복감의 만끽 등이 다 현명한 선택의 연속이었다. 2박 3일 동안 우리가 만끽한 즐거움, 웃음, 행복 등 긍정적 감정은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다. 3단계 영향 법칙에 따라 친구, 친구의 친구, 그리고 친구의 친구의 친구에게까지 확장되리라. 더 나아가 우리들의 좋은 의미와 가치를 담은 홍보대사 활동을 통해 더 큰 이웃으로 그리고 사회로 선순환 할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