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
온빛
태양을 만드는 주요한 작용을 끝냈을 때 남아있던 입자들, 하위 구름의 차가운 잔재들, 잔여물, 나머지들이 소용돌이치는 원반에서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명왕성을 탄생시켰다. 이 탄생이 우연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지금 우리가 이 지구에서 살아가는 것이 우연인 것인가? 정말 거대한 일들이 일어났다. 태양으로 인해 내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그렇게 우리를 탄생시킨 태양은 어떤 말을 들려주고 싶을까? 나는 때로 우울에 빠진다. 가끔 바닥으로 떨어진다. 그 바닥이 어디까지 내려갈지는 나도 모른다. 가끔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왜 살아야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한다. 항상 원하는 대답은 나오지 않는다.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지만. 사실 이런 질문에 정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태양은 지금 나를 보면 무슨 말을 하고 싶을까? 너는 법칙에 맞게 살아가야해. 우리의 소리를 잘 들어줘. 잘살아줘. 이런 말들을 하고 있을 수도 있을 거 같다. 사실 나도 그 소리에 귀기우리고 싶고 그렇게 살아가고 싶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의 고민들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내 스스로 나를 마주하는 것이 사실 어렵다. 뭔지도 모를 나도 잘 모르는 그런 감정들을 마주할 자신이 없는 건지. 뭐가 뭔지 모르는 이런 상황들. 있는 그대로를 보지 못하고 주의에서 들려오는 잡음들과 불편함에 사로 잡혀 있는 건지. 모르겠다. 우주의 구조는 어떤 의미에서 ‘목적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하고 있는 거 같다. 어떤 목적을 가지고 우리를 탄생시킨 걸까. 우리는 그 목적을 따라 살아야하는 것일까. 그것은 각자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들과 혼란이 지나갈거란걸 안다. 이 감정은 무엇 때문에 내게 온 걸까. 잠시 멈추고 돌아보라는 걸까. 지금을 잘 느끼고 이 고통이 새로운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잠시 쉬는 시간이 필요한거 같다. 문장이 끝날 때마다 마침표를 찍듯이. 나의 전에 이야기들에 마침표를 찍고 다음 문장으로 가기위한 스페이스 인거 같다. 잠시 띄어쓰기에 머물러 있는 거 같기도 하다. 전에 가지고 있던 이야기들에 마침표를 찍을 때 인거 같다. 그리고 그 이야기에서 믿었던 것들이 새로운 이야기로 인해 바뀌고 있는 시점인거 같다. 그사이의 공간이 필요한 거 같다.
모든 것이 내가 바라는 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나의 선택이었음을 안다. 글을 쓰면서 많은 것을 깨달은 거 같다. 한 가지 확실해 진 것은 나는 고마워하며 살 것이다. 고마움에 살 것이다. 이것을 잊지 않을 것이다. 이글을 쓰게해준 태양에게 고맙다.
이곳에 모든 것을 느끼며 슬퍼하기도, 외롭기도, 우울하기도, 절망하기도, 두려워하기도, 울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웃기도, 함께하기도, 행복하기도, 고마워하기도, 사랑하기도 할 것이다.
있는 그대로를 보기는 힘들다. 두렵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들을 직면하는 것이. 하지만 비로서 있는 그대로 바로 보았을 때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