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는 믿는 구석이 있습니까?
저녁 퇴근을 하고
베스킨 라빈스31을 들르기위해
시외버스터미널옆에 위치한
그랜그에비뉴를 방문했을때 일입니다
아이스크림 가게를 지나자
옆에 1층 같은 통로를 한 여자아이가
혼자 여유롭게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예닐곱살 되어보이는
여자아이는
작은 크로스백에서
손거울을 꺼내들더니
자신의 머리 매무시를
손단장합니다.
하얀색 원피스에
머리에 꽂혀있는
예쁜 캐릭터 머리핀을
확인하고 머릿결을 훔친후
다시 자신의 크로스백에
손거울을 넣습니다
옆에 보호자도 없이..
활기차게 걸어가는 품새가
그렇게 당당할수가 없습니다
그런 모습이 어엿하고 귀여운지
멀쯤히서 여자행인 한분이
누군가와 통화하며
그 아이의 옷차림새와
행동거지를 주제로
면밀히 실시간으로 보고하며
같은 길을 걷고 있습니다..
순간 제 머릿속에
미아가 될지도 모를 그 아이의
행방을..
제가 향하던 주차장을 지나쳐
그 아이의 뒤를 밟습니다
내심 걱정이 되기시작하며
오만가지의 추리를 해봅니다
홈플러스 2층 화장실 앞까지
따라가 보았습니다
줄곧 그 아이의 행동을 전화로
실시간통화하며 이야기하던
행인도 같은 방향이었나 봅니다
잠시후
맞은편에서 낯설어보이는
한 젊은 여성이
여자아이의 뒤를 밟으며
통화하던 행인과
합세를 하는듯하더니
그 여자아이에게 접근을 합니다..
이를 지켜보던 저는
행여나 미아납치라도 일어날까
걱정하며
조심스레 그들에게 접근해
물어봅니다
"혹시 이 아이의 보호자 되시나요?"
라고 묻자
그 젊은 여성이 되려
제게 정색을 하며
묻습니다.
"제가 엄마되는데요?
(무슨일이시죠?)
그러자 줄곧 옆에서 실시간으로
전화통화하던 여성이
말을 제게 건넸습니다.
"제가 (이 아이의) 이모예요."
저는 내심 안도의 한숨을 쉬며
이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아!그렇군요. 저는 아이가
보호자 동행도 없이 혼자 걸어가길래 혹시 미아가 될까봐 싶어, 제 가던길을 돌아서 이아이를 따라와봤어요."
그제서야 저를 포함해
두 여성들도
누가 뭐랄것 없이
상황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여자아이의 엄마가
홈플러스에서 장을 보는 동안
이모가 조카와 함께
일층 옷가게와 악세사리 가게에 들러 손거울과 가방.. 그리고 머리핀류를 구매한후 돌아오는 길이었나 봅니다
"암! 아이가 당당해 할수있었던 이유가 있었구나"
혼자 감탄한후
저는 내심 안도의 헛웃음을 치며
발길을 돌렸고
상황을 이해한
그 여성분들도
그 아이에게 마음을 쓴
저를 향해
"감사합니다" 하며
인사를 건네고
상황은 종료됩니다.
상황을 돌려..
큰 아이 예지가
세네살때쯤 일입니다.
구미 이마트에 차를 파킹하고
마트 입구에 들어와
안고 있던 아이를 잠시 내려놓고
아이를 태우기 위해
유모차를 세팅한후
뒤로 돌아보는 시간이
삼초는 지났을까요?
예지야! 여기 타자!
하며 뒤를 돌아보는 순간
예지가 사람들 틈을 비집고
이미 백미터앞울 내달리며
전력질주하고 있었습니다
엄마와 저는
순간 아찔한 생각이 들어
아이를 잡기위해 곧바로
뒤쫓아 갔습니다
예지는 뒤에
아빠가 잡으러 오는것을
감지를 했는지
까르르 자지러지듯 웃으며
아빠도 의도치 않은 술래잡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곧 엄마손에 붙잡혀
엉덩이 볼기짝을 세차례
맞으며 혼줄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예지는
엄마에게 혼나는 와중에
그렁그리는 눈시울을
지으며 애틋한 표정으로
아빠를 보며 안아달라는듯
양팔을 뻗었습니다
이번만큼은 아빠도
예지의 (살인적인)귀여운 표정을
외면하고 엄마와 가담해
호통을 쳤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사람들 틈바구니속을 비집고
사라질뻔했던 상황을 샹각하면
아찔합니다..
예지가 어떻게
낯선 이마트 광장에서
그것도 혼자
엄마아빠를 뒤로하고
전력질주하며 달릴수 있었을까요?
그 짧은 시간동안 일어난
자신의 행동때문에
엄마아빠를 영원히 못볼수도
있었을텐데..
어떻게 엄마아빠없이
혼자 내빼며 군중속에 숨을 생각을
했을까요?
...................................
상황을 조금 바꿔서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예지가 만약
자기가 서 있는(이마트)공간에
엄마아빠없이 혼자 있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예지는 지금처럼
자지러지듯 웃으며
전력질수 할수 있었을까요?
엄마아빠가 자기를 지켜볼수없는
공간에 자신이 서있다는 사실을
자각했다면..
그런 상황속에서도
예지가 엄마아빠의 눈길을 피해
도망을 갈 생각을 할수 있었을까요????????
아마도 자신이 엄마아빠도 없이
혼자라는 사실을 느끼는 순간
삼초라는 시간이 길다며
울벼불며 찾기시작했을것입니다.
엄마아빠를 등지고
달릴수 있었던것은
자기가 어디에 숨어있든
아빠는 반드시 자기를 찾아낼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라
판단됩니다
자기가 울부짖는 목소리를 듣고
어떠한 상황일지라도
곧 아빠는 자기를 찾아올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일것입니다
아빠에게 있어서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자신이 이미 소중한 존재라는걸 알았기에..
믿어 의심치 않았기에
아빠가 애 닳아하며
자기를 곧 찾아내려는
아빠의 진심을 알았기에
예지는 그순간
아빠와 (의도치 않은)
술래잡기를 즐기고 있었을 것입니다....
엄마와 가세해
호통치는 아빠를
애절한 눈빛으로
"아빠!잘못했어요
(그만 혼내세요)"
하며
자신을 혼내는 아빠의 품을
파고들기 시작합니다..
고새 아빠는
목을 껴안은 예지의 두팔에
화를 가라앉히고 맙니다..
홈플러스에서 잠시 만났던
일곱살 여자아이도 같은 마음이었겠지요..
엄마에게 향하는 발걸음 내내 줄곧 뒤에서 이모가 자신과 함께하고 있었기에..
그 사실을 알았기에.
걸음걸이의 폼새가
그렇게 당당할수 없었겠지요..
세상을 나름 명석한 판단력을
갖고..
연륜과 세월의 나이를
제법 갖추었다는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봅니다..
우리의 모습은..
믿는 구석이 있나요?
하나님의 자녀로 인치심을 받은
우리의 속 모습은.
나의 등 뒤에서
나를 도우시는 그 분의
존재를 기억하며..
그분의 위엄과 능력을 등진채
거친 세상을 당당하게
살아가고 있습니까?
그리스도의 자녀된
우리는 하나님앞에
하늘의 백성으로
부끄러움이 없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