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그날 용민이와 재미있게 놀았습니다.
공부방 실무자라고 이야기하면 왠지 아이들과 잘 놀아줄거 같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꼭 그런건 아니에요. 저는 중학생들이랑 놀거든요.....그래서 사실 좀 어린 아이들과 만나면 그렇게 잘 놀아주지 못합니다.
헌데!!!!용민이는 달랐어요~~ㅋㅋ.......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를 하면서 친해지고, 함께 산길을 걸어가면서 친해졌습니다.
그렇게 친해질 수 있었던 건 아마 용민이가 금방 저에게 마음을 열어주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저도 전혀 지루해지지 않고 놀 수 있었던 것도 아, 이 아이가 나를 정말 좋아해주구나(이 순간만은!!)라는 걸 느꼈기 때문인듯.
그렇게 삼각산 둘레길을 심심하지 않게 걷고서 4.19기념공원에 들어서서 또 한바퀴 돌았습니다.
사실대로 말씀드리면 저에게 그곳은 그리 무겁지 않게 다가왔습니다.
민주화를 위해서 스스로의 목숨을 바친 분들이 잠들어있는 곳이긴 했지만
그분들의 삶은 역사로 흘러가고 있고, 우리의 시대가 열려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 뜨겁던 저항이 통하지 않는 오늘은 도대체 어떻게 살아내야하는 것일까라는 생각과 동시에
분명 우리는 선배세대들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고, 변화를 이루어내는 방법도 선배들과는 다른 방법이어야겠다라는 생.각.만. 했습니다. (구체적인 대안은 없어요..ㅠㅠ)
공원을 나와서 찻집에 모여서 모두 함께 차를 한잔씩 마시고 있을 때쯤....
정경진회원님이(이번에 이사님이 되셨죵 홍홍)
산책모임 운영위를 만들자 하셨습니다.
삼각산으로 가던 버스 안에서 저에게 넌지시 말씀을 하셨는데,
저는 그렇게 산책모임 운영위로 간택(?)되었답니다.
처음 산책모임에 갔을 때 그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정효언니가 모임을 준비하고 회원들이 즐겁게 산책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음, 회원모임인데 언젠가 회원들이 스스로 준비하고 진행할 수 있으면 좋겠다...그런게 진짜 회원 모임이 아닐까...뭐 이런 생각들?
그렇게 하기까지에는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어쨌건 그런 모임이 되어야하지 않을까?이런 생각들이요.
그런데 결국, 그 시작을 제가 하게 되었다는게 살짝 자신도 없고 무엇을 해야할지도 모르겠지만
우선은 제가 즐거운 산책모임이어야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산책모임의 즐거움은 다른게 아니라,
나와 함께 걸어가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라는 생각에서 나오는 힘이 아닐까합니다.
그래서 산책모임을 다녀오면 든든해지고, 왠지 다시 힘을 내서 살아가야겠다라는 생각에 두주먹 불끈 쥐게 된다는 것?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그 힘을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립되어 있으면 건강한 사람도 힘이 빠지게 마련이잖아요.
우리 서로에게 힘이 되고 힘을 얻읍시다!!!
그럼 다음 산책모임에서 뵈용~!!!!
첫댓글 멋진 수미!! 앞으로 산책이 기대됩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