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인생은 평탄한 길이 아니다. 어떤 때는 순풍에 돛단듯이 잘도 나가다가 어떤 때는 무서운 풍랑도 만난다. 우리가 노력해서 쌓아놓은 행복의 조건이 순식간에 산산 조각이 날 수도 있다. 고생의 쓴맛을 다보고 나면 행운의 단맛이 오고 흥겨움 즐거움이 지나면 슬픔이 찾아 온다라고 했다. 행운의 여신과 불운의 여신은 우리의 뜻과 상관 없이 곧잘 찾아 오고 또 가기도 한다. 이때문에 우리 인생에 행복과 불행의 리듬이 연속적으로 오간다. 그래서 이지구상에서 수십억의 인간이 나고 죽어 갔지만 한평생 평탄한 길을 걸어 인생을 보낸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고 행복과 불행을 겪으면서 살아 간다. 어쩜 이시간부터의 갈등이 나의 행복할수 없는 선택의 내리막 길이 될수도 있겠구나 싶다.
부모님에게 세라를 설명하고 결혼 허락을 받기가 어렵다는 것은 짐작은 했지만 이정도 일줄은 몰랐다.
'나가라 나가서 니 맘대로 살아'
절대 용납할수없다는 부모님을 설득 할수 있는 방법이 없어 오늘밤에 세라를 인사 시키려 하는데 ..... 또 한마디 하시는 말에 나조차 긴장이 된다. 그녀는 더하겠지 싶었다. 의외로 부모님 반대가 있다는 나의 걱정스러운 반응을 그녀는 쉽게 이해한다고 했다. 오천년 역사로 이어진 단일민족의식을 인정하는것 같았다. 그래서 오늘 그녀와 함께 한번 부딪쳐 보기로 했다.
그녀는 캐나다에 허밍버드라는 조그마한 새가 있는데 크기가 말벌과 비슷한 벌새로 공중에서 날때 두날개짓을 움직이는 속도가 1초에 50회나 된다고 한다. 그러한 날개짓은 8백리가 넘는 멕시코만까지 날아 갈수 있다고 한다. 공중에서 날개를 치면 오랫동안 정지 할수 있다 한다. 날개를 움직이는 속도가 매우빨라 '윙윙'거리는 소리가 나고 날개가 매우 아름답다라고 가장 좋아하는 먹이는 꿀이며 꽃가루를 옮겨 주는 역활도 한다는데 그녀가 왜 벌새인 허밍버드 이야기를 해주는지 대충 이해가 가지만 나의 머리속은 온통 부모님의 반응이 걱정될 뿐이였다. 어차피 그녀에게도 그의 시간의 시위가 당겨져 떨어져 가는 화살이 될것임을 그누구보다도 자신이 더 잘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가 그녀가 나보다 의외로 더차분 했다. 하지만 초인종을 누르고 반응을 기다리는 동안 꽃다발을 안고 있는 그녀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문 열어 주지마'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안열어 줍니까? '라는 스피커 건너 소리와 함께 대문이 열렸다. 정원을 지나 현관문까지 가는 발걸음이 왜이리도 무거운지...
'안녕 하세요.' 이리저리 눈치를 살피면서 인사를 건냈지만 그녀의 인사를 받아줄 맘이 없는 아버지는 소파에 앉아 있으면서 고개도 돌려보지 않았다.
'이리와서 앉아요.' 마지 못해 엄마가 그녀를 소파에 앉혔다. 그때서야 고개를 그녀쪽으로 돌리면서
'여기가 어데라고 왔어.'
'아버지....'
'낯선나라에 와서 얼마나 어렵겠어요.' 라며 엄마는 눈짓으로 나에게 아무말 말아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녀 역시 이런 불편한 상황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누구나가 그러하듯이 생김새가 다르고 언어가 다른 낯선 곳에서의 시작이 두렵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게다가 나하나보고 여기까지 왔는데 부모님의 이런 반응이 몹시 불편할거라는 생각이 그녀가 짠하게 느껴 졌다.
프로포즈를 해야한다고 해서 반지를 사고 그녀에게 청원을 할때 솔직하게 이런 상황일거라는 애기를 미리 했다. 그녀는 순순히 자기가 어떻게 하면 되는지를 물으면서 이해할 수는 없지만 한국의 결혼 문화에 대해 자신도 어쩔수 없음을 피력 했다. 난 그런 그녀에게 어디서 나오는 자신감인지 나만 믿고 따라 와줄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서양에서는 남자와 여자 사랑하는 사람 당사자의 결혼이지만 한국의 결혼 문화는 세라와의 괴리감이 클거라 생각 됐다. 우리가 아무리 바람직한 연인 사이이라고 해도 결혼생활은 서로의 집안이나 자라온 관계를 무시하고 살수가 없고 바람직한 결혼 생활이라도 서로의 관계를 원만히 이끌어 나갈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된다고 알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의 지금은 모든 것을 알수 없는 너무나 다른 차이에서 오는 이질감이 서로에게서도 어려움이겠지만 부모님들은 남감하기 이를때 없는 일이기도 한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