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개에게
- 임종성
너는 새벽의 강을 건넜지
어두운 일상의 울안을 뒤집고
흐르는 물줄기로
세상의 곤혹을 속시원히
닦아 내면서
달아나는 실뱀같은 길을따라
낯선 마을 앞을 홀로 지났지
옷고름 같이 풀어저 내리는 붉은 설움
질끈 매어 달고 봄이와도
돌아올수 없는 미루나무 가지끝
먼나라로 가면 질경이 풀꽃은
저무는 발길을 비춰줄까
강 건너 오는 바람이
네 약한 심장을 들어 올려
벼랑끝에 밀어 부친다면
어두운 너와의 거리
말끔히 지우기라도 하듯
진흙길에 쌓여
이내 불타는 눈송이들
가슴에 안고 뜨거운 울음
돌로 흙으로 눌러 앉히고
끝내 다시 돌아오기 위하여
깊은 강을 건넜지
그리움은
내 가슴속에 부딪혀와서
지울수 없는
혈흔으로 맺히고
너는 시들지 않는 눈꽃
새파란 강의 깊이 속에서
네 모습을 길어 올린다.
첫댓글 낭송으로 이어지면 참 깊이가 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