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델 카스트로가 산타클라라를
마지막으로 다녀간 후,
광장 근처 마을 분위기를 살펴보러 나가 봤습니다.
관공서며 상점, 일반 가정집 할 것 없이
심지어 전봇대에까지도
쿠바국기와 카스트로의 이름이 붙어 있었습니다.
붙어있지 않은 집들도 있는걸 보니,
의무적으로 붙인 건 아닌가 봅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심각하기만 한 건 아닙니다.
사진을 찍고 다니는 나를 보고
웃으며 손을 흔들어 주기도 하고
공원의 학생들은
운구차가 지나갈 때 흔들었던 국기를
내게 건네기도 했습니다.
작은 음악소리가 흘러나오자
잠시 숨겨둔 흥을 어찌하지 못하고
작은 몸짓으로 몸을 흔드는 사람도 있습니다.
혁명을 이루어 낸 산타클라라.
볼리비아에서 사살 당하고 산타클라라에서 잠든
체게바라 옆에 그의 혁명 동지 피델 카스트로가
잠시 누웠다 갔습니다.
이제는 둘이 만나 회포를 풀고 있을까요.
너무 젊을때 가버린 체게바라가
많이 늙어버린 피델 카스트로를 못알아볼까요.
몇년간은 체게바라 동상 앞에서
이 사진을 보게 되겠지요.
역사 속의 인물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한 시대가 저물었습니다.
체게바라 기념관 내부는 볼 수 없었지만,
어느 누구도 경험할 수 없는
피델 카스트로의 운구행렬을 볼 수 있었으므로
많이 아쉽지는 않았습니다.
밖에서만 사진을 찍고,
우리는 카리브해의 아름다운 바다
바라데로로 향했습니다.
바라데로는 바다도 멋지지만 하늘도 멋집니다.
쿠바의 호텔들은 이렇게 겉으로는 멀쩡하고
내부는 다 썩어 있습니다.
겉 치장할 정성을 방에도 좀 쏟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바라데로의 호텔은 올인클루시브!!
먹는 것, 마시는 것 모두 포함이라
실컷 먹고, 실컷 마시고,
실컷 즐기고 왔습니다.
호텔 내에서는 술도 제공되니 천만다행.
음악과 춤이 빠져 허전하긴 여기도 마찬가지지만
이젠 제법 익숙해졌습니다.
전용비치로 나가니 누군가 요런 걸 만들어 놓았네요.
손재주가 좋은 사람들입니다.
역시 바라데로의 바다가 예쁩니다.
한참을 걸어들어가도 물은 허리까지
딱 놀기 좋은 깊이입니다.
놀기 좋을만큼 파도가 있어 더 좋습니다.
어른들도 모두 물에 들어가시더니
나오실줄을 모릅니다.
물놀이하지 않은 분들과 나는
비치바에서 맥주를 받아와
선베드에 앉아 바라데로를 즐깁니다.
2월에는 꼭 바다에 들어가야지, 결심합니다.
물놀이를 마치고 호텔로 돌아오니
남자들이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을 연습하고 있습니다.
눈앞에서 직접 보니 참 신기했지만
사진을 제대로 못찍었네요.
다음날 다시 나간 바다는
배신하지 않고 제대로 된 물빛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물빛을 잊지 못해 매년 바라데로에 옵니다.
1년치, 눈에 담아두고 옵니다.
역시, 바다는 카리브해가 제일 예쁜 것 같습니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 아래
하늘보다 더 파란 바라데로의 바다를
가슴 속에 담아두고 떠납니다.
다시 아바나로 갑니다.
여행이 막바지에 접어 들었습니다.
첫댓글 길위를 여행하며 현장감있게 올려 주셔서 넘 넘 감사해요~ 구경 잘하고 있답니다
우린 2년후를 기약하고 있는데~~
할수 있겠지요!!
그럼요. 건강관리만 잘 하시면 됩니다. ^^ 중미3개국 여행은 매년 진행합니다.
파란 바라데로의 비취색 바다를 넘 아름답게 담았어요.
있는 그대로 담긴 것 뿐입니다.
바라데로는 정말 물빛이 아름다운 곳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