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갈 채비로 아침이 분주하다. 며칠 비닐봉투 없이 살길 하다보니 하루를 미리 챙기며 살게 된다. 조금은 계획하고 움직이는~ 푸하하 나 답지 않으나 그러고 있다. 하루가 길 것이기에 커피도 내려 보온병에 담고, 물도 미리 물병에 챙기고 쑥버무리로 점심 도시락도 싼다. 혹 느닷없이 뭔가 담거나 살 수 있으니 천가방도 두 개 똘똘 말아 넣었다.
보통 때보다 30분 미리 서둘렀다.
나 계획하고 움직이는 사람이 되어간다. ㅋ
★ 대전 터미널 가는 길 비가 많이 온다. 터미널 앞에는 우산을 담는 비닐 봉지가 있다. 잠시 망설여진다. 그러다 발 돌려 다시 우산을 몇 번 폈다 접었다 하며 물을 털고 그래도 혹시나 바닥에 물 떨어질까 우산을 수평으로 들고 들어간다. ㅎㅎ
아무도 모르는데 혼자 뿌듯하다.
★ 오늘 읽어야 할 책을 yes24 중고서점 강남점에서 받았다. 아뿔사 선택의 여지없이 비닐로 싸여있다. 책포장 꼭 비닐이 필요할까? 서점 직원한테 "이렇게 비닐로 싸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다른 방법이 없을까요?" 이야기 건낸다. 직원 처지에서 어쩔 수 없겠지만 비닐포장을 불편해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이라도 알리고 싶은 맘에.
★ 서점 아래 휴게실에서 커피와 쑥버무리로 점심을 먹고 고양자유학교로~
비닐에 예쁘게 포장된 떡이 새참으로 나왔으나 배가 불러서 먹지는 않았다.
그래 요즘 방앗간이나 떡집에서 맞추는 떡은 작게 포장 되며 모두가 비닐 포장이다. 비닐이 아닌 다른 방법은 없을까? 꼭 비닐을 써야 한다면 생분해 비닐을 제도화 하는 것은 안될까?
★ 광화문 4월 16일의 다짐문화제
급하게 오느라 고양자유학교에 우산을 두고 왔다. ㅠㅠ 누군가가 잘 쓰면 다행인데 쓰레기를 하나 만들고 온 것은 아닐까?
문화제 가는 길에 촛불과 알림글들을 나눠준다. 프라스틱 초불 반영구로 쓸 수 있지만 집에서 다시 들고 나오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또 만들고 또 사고 또 나눠준다. 받지 않고 내마음과 내목소리로 기억을 다짐하고 행동을 다짐하고 돌아왔다.
★춥고 배고프고 어깨가 오그라든다. 변명을 위한 준비다. ㅠㅠ
사당에 오니 마땅히 먹을 곳이 없다(채식자의 비애) 전집에 들어가 감자전과 막걸리를 시켰다. 동동주를 시키려했으나 같이 간 친구가 막걸리를 먹고 싶어한다. 막걸리 병도 그 프라스틱병 허리리를 감싼 비닐도 마음에 쓰여 동동주를 시키려했으나 내가 하는 것을 강요하는 것 같아 아무말 없이 막걸리로..
막걸리를 병에 담으면 값이 비싸지겠지. 식당이나 막걸리를 주로 파는 가게는 영구히 쓸 수 있는 통에 담아 유통하고 그것을 주전자 같은 곳에 담아 손님한테 내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친구가 채식 새참을 많이 샀다며 가방에서 꺼내준다.
"채식 새참" 그 말에 너무 반갑게 비닐 봉투리를 뜯어 반쯤 먹고 보니 비닐...
배가 고프면 생각이 멈추나보다. 여튼 이렇게 너무니 가까이 곳곳에 때때로 스며있다. 불과 몇 십년 전에는 비닐이 이렇게 깊이 들어오지 않았었는데
비닐봉투 없이 살아보기 일주일이 다 갔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행동한다고 했다. 하지만 보여도 줄곧 깨어있지 않으면 바꿀 수 없는게 편리함에 길들여지는 것이다. 편리함으로 잃어야 하는 것들을 줄곧 새겨야지. 일주일 살아보았으니 이제는 온전히 살아야지. 그리고 줄곧 비닐을 줄이기 위한 방법을 함께 고민하고 실천해야지.
페북에 비닐봉투 없이 일주일 살아보기 글을 쓰며 글을 읽고 함께 고민해준 페친님들 고맙습니다. 함께 애쓰겠다고 생활을 돌아보겠다 하신 이야기들 큰 힘이 됩니다. 그냥 주절 주절 독백으로 시작했는데 누군가에게 가 닿을 수 있다는 것 큰 경험입니다.
지속 가능한 삶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해 목소리 내고 움직일게여^^ 함께 해요. 우리
첫댓글 비닐봉투 없이 일주일 살아보기를 하면서 올린 페북 글을 보고 둘레에서 함께 해보겠다. 앞으로 좀 더 신경을 쓰며 살겠다라고 말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목소리를 많이 내고 행동하다보면 길이 보일 거라 생각해요.
일지를 보고 있으니 벌써 보여요, 길^^
열심히 올려주신 일지 잘 봤습니다! 멋집니다!! 저도 오래갈 수 있도록 지치지 않게 해보려구요!!
으하하하하! 우산을 수평으로 들고 들어간다에서 정말 환하게 웃었습니당.
올려주신 고마운 일지들, 푹 빠져서요 신나게 즐거이 보았어요.
"편리함으로 잃어야 하는 것들을 줄곧 새겨야지." 마음속에 밑줄 그으며 새긴 문장입니다.
감동하는 일지 나눠주셔서 참으로 고맙습니다._()_
깊숙히 아주 사소하게 들어와있는 비닐들을 한겹한겹씩 벗겨봅시다. 같이, 목소리 내고 움직여요~
정성스럽게 읽어주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