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개요
- 산행일시 : 2010년 8월 28일 07:50~19:15
- 산행시간 : 11시간 25분
- 산행코스 : 샘골고개-2.93km-노리고개-0.6km-태봉산-0.5km-용구리고개-1.5km-점촌고개-2.13km-서봉산-0.85km-217봉-2.12km-82번도로-1.5km-98봉-1.2km-309번도로-0.73km-108.2봉-2.2km-사양이도로-1.7km-306번도로-2.05km-덕지산-3.22km-40번고속도로-0.65km-302번도로
- 산행거리 : 23.9km(도상거리), 그리고 숱한 잔발품
○ 기록들
오후 늦게부터 소나기가 쏟아질 것이라는 예보가 있어서 아침 일찍부터 나선 길이었다. 수원역에서 봉담행 38번 버스를 타고 봉담중학교 인근에 내리자 8시가 가까워 짐에도 폭우가 쏟아질 듯 하늘엔 시커먼 먹구름으로 덮여 있었다.
샘골고개까지 걸어 올라가서 협성대 뒤쪽을 따라 캠페스 안으로 들어간 다음 디자인 대학(Design Factory) 건물 뒤쪽으로 올라서자 좌측 분천리에서 올라오는 산책로와 만나며 길은 더욱 좋아지고, 굴곡이 거의 없는 편안한 등로로 따라가게 하였다. 간간히 인근주민들이 산책하는 모습들도 보이고, 좌측으로 꺾이며 남진을 하자 오른쪽으로 장안대학의 캠퍼스가 눈에 들어왔다.
<협성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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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교산과 백운산으로 이어지는 한남정맥 실루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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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운동기구와 의자가 놓여져 있고, 수시로 KTX가 지나가며 굉음을 내었다. 8시 37분 지형도상 134.7봉에 도착한 후, 삼각점을 확인하고 노리고개에 내려서자 도로공사 중 장마비로 인해 토사가 여기저기 쓸려 내려간게 위험스럽게 보였다. 조심스레 우회하여 앞의 능선을 찾아 오르자 비교적 뚜렷한 등로가 나타났다. 태봉산은 마루금에서 조금 벗어나 있지만 갔다 오기로 했다. 09시 05분 태봉산 정상에서 막걸리 한잔으로 갈증을 달래며 휴식을 취했다. 아직까지는 길이 좋아 시간당 3km 이상을 진행할 수 있었다.
태봉산을 돌아 나와 왼쪽(마루금 진행방향에서는 오른쪽)으로 급하게 꺾어 내려서자마자 오른쪽에 자리해 있는 태봉산기도원의 개 두 마리가 자지러지게 짖어댔다. 묘를 지나 그 앞으로 마루금이 이어진 것으로 생각되었지만 민가가 있는 곳에서 무리하게 내려설 수 없어서 기도원 앞까지 간 다음 돌아나와 용구리고개에 이르렀다.
아직까지는 산줄기가 혼란을 야기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고 대체적으로 길을 놓치지 않고 마루금을 따라갈 수 있었다. 9시 35분 34번 철탑을 지나자 장뇌삼 20만뿌리 20억원어치 훔쳐갔다는 자가 있어 이를 가만두지 않겠다는 경고성의 현수막이 여기저기 걸려 있었다. 과연 20만뿌리를 어떻게 산출했는 지 궁금했고, 그걸 실제 장뇌삼 크기로 재서 분량이 어느 정도일지를 수학적으로 계산한다면 단독주택 규모가 될지도 모르겠는데, 심하게 과장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물론 그 도둑을 옹호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지만 말이다.
<이 현수막을 여러곳에 설치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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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 2분, 이번에도 역시 마루금에서 조금 벗어나 있는 154m의 상방산 삼각점을 확인하고 되돌아 나와 왼쪽(진행방향에서는 오른쪽)으로 내려서자마자 묘지가 나타나며 고속철로가 아주 가까이 보였다. 칡넝쿨을 헤치며 내려선 다음 철길 밑 도로를 건너자마자 좌측의 산능선을 향하지만 선답자들의 흔적이 분산되어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대체적으로 큰 규모의 가족공동 묘지 꼭대기의 비석을 포인트로 삼아 진행하자 표지기 하나가 숲길로 안내하고 있었다.
<이 비석을 포인트로 삼아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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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을 따라 계속 올라가니 오른쪽에서 서봉산으로 진행하는 널다란 등로와 합류하게 되었다. 서봉산 등산로에는 많은 산객들이 오르내리고 있었고, 길이 편안하여 시간을 단축할 수도 있었다. 그리고 정상 직전에는 약수터가 있어서 물을 보충할 수도 있었다. 미숫가루에 물을 타서 마시며 약간의 휴식을 취한 다음 11시 30분 육각정이 있는 서봉산 정상에 올라섰다.
<서봉산 약수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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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산 육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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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적으로 방심을 했다. 막연히 서봉산으로 올라왔던 진행방향으로 가면 된다고 생각하여 10여분을 진행하니 나침반의 방향이 계속하여 동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길을 잘못 들었다는 것을 확신하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기까지는 30분이 소요되었으며, 육각정에 이를 무렵 소나기가 퍼붓기 시작했다. 다시 육각정 안으로 들어가 점심식사를 하며 폭우가 진정되기를 기다렸다.
20여분의 식사를 마치자 폭우가 진정이 되었다. 향남지구 방향으로 발길을 돌려 급경사 길을 내려선 후 오른쪽으로 조망이 탁 트인 217봉에 이르자 향남읍 도이리에 건설 중인 3만5천석 규모의 웅장한 모습의 종합경기타운이 눈에 들어왔다.
<화성 종합경기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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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온 직후의 햇살에 비친 등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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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봉산 삼거리에서 명봉산을 갔다 오기로 한 계획을 바꾸고 오른쪽 방향으로 내려가자 마루금 왼쪽으로 시멘트 골격이 마치 바로크나 로코코 양식처럼 화려하게 만들었지만, 오래 전에 짓다가 방치된 듯한 모습이 눈에 띄었다. 사거리 안부를 넘어 계속하여 오르막길을 따라 올라가자 두개의 벤치가 보였다. 과일을 먹으며 벤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으려니 노부부가 다정스럽게 올라오고 있었다.
도이리 방향으로 급하게 좌회전하여 이정표를 따라 동오리 방향으로 내려서면 유럽풍의 커피솝에 나타나고 82번 국도인 도이리고개에 이르게 되었다. 오르막길에서 만났던 노부부가 서봉지맥하시냐고 물었다. 어떻게 서봉지맥을 아느냐고 묻자 본인도 서봉지맥을 마쳤다고 했다. 인지도가 거의 없을 줄 알았지만, 서봉지맥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간간이 나타났다.
SK주유소가 있는 오른쪽 철계단을 따라 오르자 커다란 굴뚝과 산불감시초소가 나타나고 이어서 천석(千席)바위가 보였다. 옛날 이 동네 어른들이 무척 과장이 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5~6명이 채 앉지도 못할 바위돌을 가지고 천명이 앉을 수 있는 바위라고 이름까지 천석바위라고 지은 것을 보면 말이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천석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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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 30분 가로고개에 도착했다. 주변이 돌부수는 공장이 있어 어수선한 모습이었다. 들머리를 쉬 찾을 수 없어 우측으로 갔다가 가로고개 능선에 있는, 새로 짓고 있는 집 뒤로 연결코자 했지만 수월치 않다. 오른쪽방향이 능선은 맞는 것 같지만 접근로를 찾을 수 없어 공터를 지나 숲속으로 진행하려고 하다 여러번 늪에 빠진 것처럼 엉망이 되고 말았다.
마루금으로 복귀하였지만 그리 크지 않는 공동묘지와 창고가 함께 있는 곳을 지나자마자 유한건설이 위치한 309번도로에 내려서게 되었고, 우측으로 길을 따라가자 양석골 사거리에서 좌회전하면서, 화리현 1리를 지나 뽕나무골까지는 도로를 따라 가게 되었다.
길가에 물이 고여 있길래 손을 씻다 고개들어 보니 풋사과 정도 크기의 배가 눈에 띄었다. 깨물어보자 그럭저럭 먹을만 했다. 아마도 일부러 길가 공터에 심은 것 같지는 않고 누군가 버린 배 씨앗이 발아되어 나같은 홀로 산꾼의 간식거리로 제공해 준 것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뽕나무골 뒤쪽부터는 길 잇기가 난감했다. 표지기는 있으되 사람이 지나간 흔적이 거의 없었고, 특히 예전에 조경업을 하다가 그대로 방치된 비닐하우스에 이르러서는 도대체 방향을 잡을 수 없었다. 그저 나침반에 의지하여 칡넝쿨으로 뒤범벅이 된 남향 또는 남서향으로 진행하다 보니 논으로 떨어졌다. 논둑에서 임도로 내려서자 임도는 다시 북쪽으로 올라갔다. 느낌은 남향임에도 분명 나침반은 북쪽을 가르키고 있었다. 무조건 철탑이 있는 왼쪽의 숲길을 향해 잔나무 사이를 헤집고 올라갔다. 30여분의 제법 긴 발품을 팔고 난 후 다행스럽게도 희미한 족적이 있는 등로에 복귀하자 얼마 지나자 않아 반가운 표지기도 보였다.
<오랜 시간 방치된 온실과 칡넝쿨로 뒤덤벅이된 마루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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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색 국유지 표지석을 따라 가자 15시 50분 흉물스럽게 방치되어 있는 레미콘 공장을 지났고, 길건너 대덕산업과 고갯마루 한식부페 사잇길로 들어서자 포장된 임도를 따라가게 되었다. 나침반과 지도를 계속하여 확인하며 희미한 족적을 따라 내려가자 다시 한번 절개지에 이르게 되었다.
성진레미콘 공사현장이 나타났으며, 내리막길 오른쪽으로는 채석하면서 판 곳이 깊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퍼런색의 물빛을 띄고 있어 섬뜻한 느낌이 들었다. 분명히 눈 앞에 있는 재를 넘어 절개지를 올라서면 등로가 있을 법한데, 선답자는 성진레미콘 앞으로 우회하여 돌아가라 하고 있다. 아마도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할 사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여 레미콘 공장을 돌아선 다음 지하통로를 건너 절개지를 오르자 길건너 동양레미콘이 보였다. 특별히 문제될 것이 없음에도 우회하라고 한 이유를 정확하게 알지 못하겠다.
<사진왼쪽이 마루금이지만, 성진레미콘 앞으로 우회하여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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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덤불을 헤치며 정상으로 가는 길에 왼쪽에서 올라오는 등로와 합류하자 이내 주산봉에 도착했다. 누군가 코팅으로 된 안내판을 걸어두고 있었으며 살아 있는 나무를 밑둥까지 자른 것인지 아니면 일부러 세운 통나무인지 4~5개가 놓여 있었다.
표지기를 따라 내려서자 은행나무 마을 한가운데에 떨어졌고, 수령이 수백년은 될 것 같은 은행나무 삼거리를 지난 다음 우측으로 도로를 따라 나와 왼쪽의 숲길로 들어서자 다시 한번 정글같은 잡목과 잡풀이 진행을 방해했다.
<수령 400년의 은행나무 - 논란이 있는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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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시 50분에 도착한 덕지산(명봉산 표지석이 잘못 세워져 있다)도 오름길과 진배없이 잡풀로 우거져 있었다. 막걸리 한잔을 비우고 마지막 남은 과일로 요기를 한 다음, 날이 흐려 일찍 어두워지기 때문에 내리막길은 서두르기로 했다. 가는 길에는 영지버섯을 제법 딸 수 있는 행운을 얻기도 했다. 덕지산에서 양승방면으로 내려가다 만나는 이정표에서 광승 방향으로 길을 빠꿔 두시 방향으로 진행하여 좌측 원이마을에서 올라오는 임도와 만났다. 그런 다음 이정표 있는 갈림길에서 어소리방면으로 진행하여 묘지길 따라 내려가면 농공단지 조성지가 있는 비포장도로로 나오게 되고 이내 편도 1차로 도로에 이르게 되었다.
<덕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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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도로건너 마루금에 공장이 위치해 있어 절개지를 따라 올라가는게 만만치 않다는 것이었다. 자칫 직벽의 공장안으로 떨어질 수도 있어 무척 위험하게 보였다. 절개지 위의 밤나무와 맹감나무가 맹렬하게 성장하며 더 이상 진행을 방해하고 있지만 그 안으로 들어가 이동하기에도 역시 온갖 장애물이 많아 용이하지 않았다.
파란색 지붕이 있는 도로를 한번 더 건너 숲길로 갔다가 포장된 임도로 나오자 19시가 가까워 오고 있었다. 이제부터는 계속하여 도로(계두봉 제외)를 따라 아산만까지 걸어가야 하했다. 청북중학교에서 오늘의 산행을 종료하기로 하고 냇가에 혹시 물이 있을까하여 살펴보아도 물은 없다. 길가에서 노모와 함께 부지런히 풀을 베는 분께 몸을 씻을 수 있는 곳을 물어보자 자신의 집으로 안내했다.
<몸을 씻게해 준 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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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씻은 후 답례로 산에서 딴 영지버섯을 주자 무척 좋아했다. 아주 드물지만 서봉지맥한다는 분들이 지나간다며 자신도 서봉지맥을 알고 있다고 했다.
평택-안성간 고속도로를 넘어서는 토진2교를 건너 오른쪽 방향으로 도로를 따라 7분여를 진행하자 7시 18분 청북중학교 정류장에 도착했다.
택시를 부를까 고민도 했지만, 다행히 66번 마을버스가 늦지않게 오면서 추가 비용부담없이 서정리 전철역까지 갈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