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면 진동리는 강원도 인제군에서 가장 오지에 속하는 지역으로 대관령, 진부령과 함께 대표적인 폭설지역이다. 이곳 출신들은 겨울이면 ‘징그럽게’ 많은 눈이 내린다고 할 정도이며, 4월까지도 잔설이 남아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현리 삼거리에서 70여리를 걸어 들어가야 했으나, 현재는 마을 초입까지 도로가 생겨 쉽게 들어갈 수 있다. 그래도 마을 군락이 형성되어 있지 않고 드문드문 집들이 있는 것이 전형적인 산골 오지마을이다. 사람의 손때 묻지 않은 맑은 순수의 세계 진동리 겨울은 우리들 마음속에서 익숙하고 낯설지 않은 오래전 포근한 추억으로 다가온다.
설피신고 눈 걷기
■ 한국형 스노우 슈즈 ‘설피’
한국형 스노우슈즈 설피는 강원도 산간지방에서 깊은 눈에 빠지지 않고 걸을 수 있도록 신발에 덧대 맨 곁신을 말한다. 한번 눈이 내리면 마을이 푹 파묻힐 정도여서 마을 주민들은 식구 수대로 설피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현리사람들은 진동리를 설피밭이라 불렀다고 한다. 설피는 눈 속에서 멧돼지보다 빨리 달리 수 있다고 하니 현대 스키의 원조격이다. 스키라는 명칭 역시 설피에서 유래되었다는 견해도 있을 정도다. 민박집에 부탁하여 설피를 신고 마을 주변을 둘러보고, 등산로를 따라 눈꽃 산행을 즐겨 보자. 보기보다는 의외로 거치적거리지 않고 걷기에 편해 신기하기도 하다. 설피 산행을 하다 보면 솔솔한 재미에 어느덧 순진한 아이가 되어 마냥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된다.
눈을 이고 있는 조침령 푯말
■ 사람 흔적 사라진 ‘조침령 옛길’
조침령은 ‘새도 자고 넘는다는’ 백두대간 고갯마루로 진동리에서 양양 서림까지 통하는 옛길이다. 구룡령에서 설악산으로 가는 길목이기도 하며 새해맞이 장소로 유명하다. 조침령 정상으로 임도가 있는데, 지금은 양양과 연결된 터널이 완공되어 사람 흔적 없는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한발자국 내딛는 발걸음이 즐겁고, 뒤돌아보면 도시에서 보기 힘든 설경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임도를 따라 넉넉히 30～40분정도 걸어 올라가면서 백두대간 능선과 계곡의 설경을 감상할 수 있고, 날씨가 좋은 날이면 멀리 동해바다 조망이 가능하다.
눈내린 아침가리 계곡
■ 온종일 거닐수 있는 눈꽃터널 ‘아침가리’ 가는 길
현리교 건너기전 좌회전하면 방동리, 방동약수 표지판을 따라 산비탈 고갯길을 따르면 아침가리 가는 길이다. 아침가리(朝耕洞)는 ‘아침에 잠시 밭을 갈 정도의 해만 비치고 금세 져버릴 만큼 첩첩산중‘ 이라 해서 지어진 이름으로 사람 손때 묻지 않은 원시림과 맑은 물을 품고 있는 깊은 계곡 속에 숨어있는 마을이다. 겨울의 아침가리 가는 길은 온 산과 계곡위에 덮인 하얀 눈꽃이 仙境을 연출하여 절로 탄성이 나온다.
아침가리계곡의 전경
■ 고요하고 평안한 ‘방태산 자연휴양림’
우리나라 최대의 원시림 보존지역으로 아름다운 계곡과 폭포가 멋진 자연 휴양림이다. 눈 덮인 원시림과 통나무집은 동화속 겨울나라에 있는 듯한 착각을 가져오고, 산책로와 등산로에 즐기는 눈꽃 트레킹은 마음이 기분좋게 차분해지고, 상쾌하니 마냥 즐겁다.
조침령 능선들
■ 신비의 물 ‘방동 약수’
방태산 자연휴양림 근처에 있는 방동약수는 '한국의 명수'로 지정될 만큼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탄산 성분이 많아 톡 쏘는 맛이 강하다. 철 ·망간 ·불소가 들어 있어 위장병과 소화촉진에 좋으며, 약수물로 밥을 지으면 푸르스름한 빛깔을 내고 윤기가 흐르는 것이 입안에서 쫀득쫀득하고 절로 입맛을 돋운다.
▒ 여행정보 ▒
○ 인터넷 웹사이트 - 인제군청 : http://www.inje.gangwon.kr/
○ 문의전화 - 인제군청 문화관광과 (033)460-2082 ○ 대중교통 정보 - 시외버스 : 서울(상봉, 동서울)-인제시외버스터미널(3시간 30분소요) - 시내버스 : 인제터미널-현리터미널-진동리행 방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