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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운남성 여행 02. 곤명, 석림(石林) - 구향 동굴(九鄕洞窟)
여 행 일 : 2010년 7월 16일 금요일
현지날씨 : 대체로 맑음
* 중국어를 몰라 대부분 한국식 음으로 표기한다.
대석림 입구
도로변 전망대에서
망봉정에서 본 풍경 - 1
오늘은 시 외곽을 둘러보게 되므로 한 시간 앞당겨 출발하기로 했다.
창문을 열고 하늘을 바라보니 오늘도 좋은 일정이 될 것 같다.
하지만 우산과 비옷은 필수적으로 챙겨야 한다.
호텔 좌측 작은 공터에 어제 아침에도 그랬듯 수많은 군중이 모였다.
일을 찾아 나선 사람들, 이른바 인력시장이 선 것이다.
남녀 구분 없이 안전모를 썼으며 관계차량이 다가오자 우르르 몰려가지만 선택 받은 이는 불과 두세 명, 또 다른 차가 도착하면 다시 몰려가고... 서울에서도 볼 수 있다는 풍경이다.
망봉정에서 본 풍경 - 2
석림의 바위길
초목과 어우러진 바위들
09 : 30 호텔 출발
복잡한 시가지를 20여분 달린 버스가 소희촌(小喜村) 요금소를 통해 고속도로에 진입한다.
‘주편운남(走遍雲南)’을 보니 쿤밍에서 스린(石林)까지의 거리가 90km이다.
산비탈을 일궈 옥수수를 심었고 골짜기에는 모를 심은 작은 다랭이 논들도 있다.
산등성이를 달리는 차창 밖으로 한없이 꺼진 계곡이 내려다보인다.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만 같은 돌
자연의 조형물
‘석림 3km’ 도로표지를 지나면서부터 대규모의 자연 수석전시장이 도로 좌우로 보이기 시작하고 고속도로를 한 시간 달려온 버스가 석림 요금소를 빠져나간다.
“아가씨들이 쓰고 있는 모자에 뿔 같이 튀어나온 것이 있습니다. 절대 만지지 마세요. 뿔을 만지는 것은 청혼을 의미하고 만약 처녀가 동의하면 일단 데릴사위로 들어가야 합니다. 마음대로 한국으로 돌아갈 수 없으니 조심하세요. 저는 책임 못 집니다.”
아닌 게 아니라 아가씨들의 모자 좌우에 작은 뿔이 나 있었다.
매표소 앞 - 아스마들은 관광 안내도 한다.
석림호
석병풍과 망봉정
10 : 53 석림 주차장
화려한 전통복장 차림의 아스마(阿詩瑪 - 사니족의 처녀)가 운전하는 전동차로 옮겨 탄 뒤 석림호를 우측으로 끼고 5분 쯤 간 ‘石林’이라 쓰인 석병풍이 보이는 곳에서 내렸다.
석병풍 앞 광장에는 부족들이 모였고 곳곳에서 안내하는 아가씨들을 볼 수 있다.
“석림 내부는 마치 미로와 같으니 함께 행동해야 합니다. 여기에서 20분간 자유 시간을 드릴 테니 약속을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가이드가 당부한다.
좌측 골짜기를 타고 오르다 母子는 다시 내려갔고 나는 암봉에 세워진 정자를 향해 빠르게 걸어 올랐다.
망봉정
예리한 칼로 죽죽 내리 깎은 것 같다.
거북이(?)
11 : 26 망봉정(望峰亭)
망봉정 바로 앞에서 오르는 길과 내려가는 길이 따로 있으나 두 길 모두 정체가 심했다.
한 바퀴 돌면서 사방을 둘러보고 자유롭게 사진을 촬영할 수도 없다.
석병풍이 있는 곳을 머릿속에 입력한 뒤 반대쪽 바위사이로 내려갔다.
돌계단을 타고 오르기도 하고 다시 내려서기도 하며 작은 굴도 통과한다.
갈림길이 나오면 무조건 우측 길로 들어섰고 부지런히 걸어 가까스로 시간에 맞춰 도착했는데 가이드는 내가 내려간 쪽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물론 똑 같은 길은 아니다.
검봉지
날카로움과 부드러움의 조화
바위사이로 뚫린 길을 이리저리 가다보니 검봉지(劍峰池)라는 못이 나오고 물속에 뿌리를 박고 있는 암봉이 활짝 핀 연꽃을 닮았다는 연화봉이다.
망봉정 앞에 이르러 복잡한 정자로 또 오르지 않고 조금 내려간 갈림길에서 기다린다.
모든 길은 석병풍 앞으로 이어지는 모양이다.
사니 족들의 노래와 춤을 잠시 구경하며 땀을 식힌 후 순환도로를 따라 동쪽의 소석림을 향해 발길을 옮긴다.
녹이 슬어 구멍이 생겼다(?)
원주민들의 가무
스린(石林)
쿤밍시 동남쪽 석림이족자치현(石林彝族自治見) 경내에 위치하고 있고 평균 해발 1,750m, 분포면적 400㎢로 유대석림(由大石林), 소석림(小石林), 내고석림(乃古石林), 장호(長湖), 월호(月湖), 지운동(芝云洞)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소석림으로 가면서
소석림 호수
이곳은 카르스트 지형에 속한다.
대략 2억7천만 년 전 깊은 바다 속에 묻혀있던 석회암이 지각변동에 의해 융기하고 오랜 세월동안 햇빛과 빗물, 풍화 등으로 현재의 모양을 이루게 되었다.
여러 가지 모양의 기암괴석들의 높이는 일반적으로 5∼10m이고 30∼40m에 이르는 것도 있으며 2007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바위를 이고 있는 바위
고운 잔디와 기암
굴 사이로 본 풍경
12 : 17 소석림
대석림의 크기에 비하여 5분의 1밖에 안 된다.
또한 대석림은 굴과 아기자기한 바위 사이를 오르내리지만 소석림은 고운 잔디밭 사이로 난 평지를 걸으며 기암괴석을 감상하는 것이다.
‘小石林’이라 새겨진 바위 앞, 주차장에서 우리를 태워다 준 아가씨의 전동차를 기다린다.
순환도로를 달리다 수시로 나타나는 전망대 옆에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한다.
소석림 글자가 새겨진 바위
연꽃 봉우리 아니면 만두
전동차 기사 아스마 모자의 뿔
13 : 55 석림 출발
석림 주차장에서 차로 2분 거리인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구향을 향해 출발한다.
도로표지판을 보니 구향 까지 34km라고 되어 있다.
도로 주변에 옥수수 밭이 전개되고 소를 몰고 가는 농부들이 보여 여느 시골길을 달리는 기분이 든다.
구향으로 가는 길 또한 좁고 깊은 계곡 산등성이로 길이 났으며 35분 후 구향 요금소를 빠져나가자 바로 앞에 넓은 주차장이 있다.
좌측(빨간 지붕)이 엘리베이터 승강장
옛날에는 동굴
동굴 안내도
구향풍경명승구(九鄕風景名勝區)
쿤밍시 남동쪽 90km 지점 의량현 구향이족회족향(彝族回族鄕) 경내에 위치한다.
경구 면적은 약 200㎢이며 동굴 안에 동굴이 90여개나 있다.
구향동굴 부근에는 카르스트 지형이 분포되었고 6천5백만 년 전부터 지각운동으로 인하여 형성되었으며 백상동(白象洞), 신녀궁(神女宮), 신전(神田), 자웅폭(雌雄瀑), 단혼교(斷魂橋) 등으로 조성했다.
승강장에서 내려다본 모습
보트를 타고
차례를 기다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면 인공 보를 만들어 물을 가둔 것을 볼 수 있다.
구명조끼를 받아 입고 황토 빛 물이 흐르는 협곡을 보트의 노를 저어 500m 가량 올라갔다가 되돌아 온 뒤 보트에서 내린다.
둑에서 본 모습
웅사청
방책 너머는 깊은 골짜기다.
15 : 25 수문 우측, 동굴안의 협곡으로 들어서면서 동굴 관광이 시작된다.
동굴 속으로 물이 흐르고 동굴 벽으로 뻗은 좁은 길을 따라 하천의 거센 물소리를 들으며 걷다 다리를 건너 이쪽저쪽으로 옮겨가고 구멍이 뻥 뚫려 하늘이 보이는 지점도 지난다.
10여 분을 걸어 빛이 들어오는 굉장히 큰 광장에 도착했다.
웅사청(雄獅廳)으로 화장실, 매점이 있고 수석 전시장과 어둠속에서 눈이 퇴화해버린 맹어가 헤엄치는 수족관을 구경하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
선인동 - 1
선인동 - 2
16 : 00 선인동(仙人洞)
신녀궁(神女宮)이라고도 하는 곳으로 규모와 황홀한 모습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커다란 돌덩어리가 떨어져 다리를 놓았고 높게 솟은 석순들은 서유기에서 나오는 삼장법사와 손오공, 사오정, 저팔계를 연상케 하는데 재미있는 것은 저팔계의 머리 위의 종유석은 오리를 거꾸로 매달아 놓은 형상으로 대식가의 저팔계는 통 오리 구이가 언제쯤 떨어지나 하고 기다리고 있다.
관음보살과 여러 신들이 복숭아를 들고 무엇을 의논하는 모습, 술에 취해 누워있는 신도 있으며 하늘을 꿰뚫은 기둥 등등을 볼 수 있다.
밖에서 본 모습
자웅폭
16 : 23 자웅폭(雌雄瀑)
다리를 건너 잠시 밖으로 나가는가 싶더니 이내 다른 다리를 건너 반쪽 굴을 조심스럽게 내려간 지점에 쌍폭이 있다.
하나는 굴속에서 또 다른 하나는 하늘이 보이는 계곡을 타고 우레 같은 소리를 내며 떨어져 꽤 큰 담연에서 합류한다.
이족들은 두 줄기의 폭포를 한 쌍의 연인으로 비유해 자웅폭포라고 하였다.
신전
16 : 26 신전(神田)
굴로 다시 들어가면 자웅폭 물줄기를 구경할 수 있는 전망대와 사진사들이 있다.
사방을 둘러보며 좌측 비탈을 오르면서 우측을 내려다보니 옛날 농촌에서 볼 수 있었던 계단식 다랭이 논이 있는데 마치 모내기를 준비하는 듯 물이 담겼다.
지하수가 억만 년을 경과하면서 물중의 광물질이 점차적으로 융합되면서 형성된 것으로 신기하기 짝이 없으며 면적은 100㎡, 상당히 깊다고 한다.
박쥐동굴
신전을 내려가자 공터가 나오면서 대나무 가마꾼들이 모여 있다.
박쥐동굴로, 이제 가파른 336계단을 올라가게 되는데 특별히 아기자기한 볼거리는 없다.
개발하기 전에는 수없이 많은 박쥐가 살았지만 관광객들이 몰려들면서 모두 다른 곳으로 가버려 지금은 보기 힘들다고 한다.
숨이 턱에 닿을 무렵 강렬한 햇빛이 머리위로 쏟아진다.
리프트를 타고 입구로 올라간다.
17 : 20 구향 주차장 출발
깊은 계곡 위 다리를 건너면 리프트 승강장으로 매점 등이 있다.
일행들을 잠시 기다리며 휴식을 취한 뒤 리프트를 타고 오르는데 이곳도 서산 용문과 마찬가지로 도착점에서 컴퓨터 사진을 촬영한다.
구향 요금소를 통과한 버스는 다시 석림 쪽으로 진행하였고 의량 요금소를 빠져 고속도로가 아닌 2차선 도로를 따르는데 깊은 협곡으로 이어진다.
모래밭이 아닌 바위절벽에 서식하고 있는 커다란 백년초(선인장)가 인상적이다.
한식당 - 옆에는 짝퉁 판매점이 있었다.
21 : 15 호텔 도착
라텍스 제품 판매점을 들린 후 ‘춘성불고기’ 간판이 걸린 한식집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식당을 출발한 버스는 좁은 2차선 도로를 한 시간 가량 지루하게 달려 호텔 앞에 닿는다.
“관광도 좋고 여행도 좋지만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해야지 늙어지면 말짱 헛일이야. 아까 구향 입구에서 다른 팀 노인이 구경 잘했냐며 자기는 힘들어서 구경도 못하고 죽치고 앉아 기다렸다고 했는데 내가 다 안타깝더라고”
아내 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