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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동광 산악회 원문보기 글쓴이: 산사랑맨
봄 처녀...선바위봉
-새벽공기-
새벽 5시 의정부 집을 나선다. 그간 이런 저런 이유로 산행을 게을리 했다. 몇 년간 산행 인솔을 하며 과분한 사랑도 받았지만 요즘 의기소침하다.
새벽공기가 훈훈하다. 봄내음이 코끝에 스민다.
산으로 향하는 이 마음이 설레인다.
산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으로 짜릿한 산의 빛깔을 느끼고 싶다.
내 마음속의 번뇌를 가라 앉이고 싶다. 마음속의 자유로움을 갖고 싶다.
산은 언제나 네겐 외로움을 보듬어주는 영원한 친구다.
산에 드는 시간은 설레임과 즐거움을 안겨준다.
차에 승선하니 몇 년 만에 만난 수리산 여인, 아만다님, 작은새(이쁜새)님 그리고 그 친구분, 이름은 모르지만 나를 그리워하는 안산 여인, 주희등등 여인천하다.
영월에 이르는 길이 어찌 그리 구불구불한지 멀미가 난다. 요즘 말라리아가 재발하여 컨디션이 좋지 않은 모양 이다. 지난주에 외국여행을 가려고 했으나 말라리아 때문에 포기했다.
은하수 열차가 강원도 길을 힘차게 달려 선바위산 들머리에 닫는다.
-겨울의 끝자락-
선바위 산 계곡 길로 접어든다.
겨울이 지남이 아쉬운 듯 뽀얀 속살을 드러낸 어름폭포가 마지막 겨울의 향기를 내뿜는다.
그간은 힘찬 겨울 빛으로 자기표현을 했고 지금은 얼음 아래 흐르는 냇물 소리로 봄을 알린다.
냇물소리가 정겹다. 봄을 알리는 소리다. 계곡의 향기가 맑고 깨끗하다.
사람의 마음이 이렇게 깨끗할 수 있다면 좋으련만!
땀이 이마를 타고 흐른다. 바로 이 맛 때문에 산을 오르는 건 아닌지!
이쁜 여인네들의 웃음소리가 겨울잠을 자는 개구리를 깨운다. 자기네들이 바람난 봄 처녀 인냥!
낙엽을 밟는 소리가 겨울 끝자락의 소리 같다. 낙옆 밑에 숨어있던 봄내음이 피어오른다.
패션 리더 아만다김님 즐거우신 모양이다.
이제 정상까지는 600여미터, 가파른 길을 오른다.
-봄내음-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봄 처녀들의 맑은 소리에 힘듦도 잠시 잃어버리고...
그 와중에도 쭉쭉뻗은 노송이 나의 마음을 잡는다. 여기는 눈이 많은 지역이기에 구부러진 소나무에 눈이 쌓이면 부러져 자꾸 도태되고 일자로선 소나무가 자라게 된 것이다.
소나무 아래에는 금방이라도 꽃망울을 터뜨릴 것 만 같은 진달래가 자라고 있다. 소나무 밑에 진달래가 자라는데도 이유가 있는 것이다. 소나무는 자기들만이 자라려고 나무 밑을 산성화시키기 때문에 다른 나무가 자라기에는 부적당 하지만 진달래는 산성토양에서도 잘 자라기 때문에 소나무 아래서 자란다.
또한 진달래가 땅을 중성화 시켜 놓으면 다른 나무들이(참나무류) 서서히 자라 소나무를 밀어내고 그 숲의 주인으로 등극한다.
숲의 천이 과정의 일부분이다.
선바위산정상! 이쁜새 그리고 친구 분 사진을 찍으라신다. 주희는 뭐 자기가 모델인줄알고 무조건 얼굴을 내민다.ㅎㅎ
정상에서 바라보이는 아름다운 산 그리매가 산에 든 나를 반겨준다.
바람결에 흐르는 솔향기가 향긋하다. 새봄을 알리는 전령이다.
눈을 어디에 두어도 봄이 다가 온다. 산골짝에 봄기운이 번진다.
남녘에는 몇 칠만 있으면 매화와 산수유, 동백이 흐드러지게 필 것이다.
-소원바위-
10여분 능선산행을 했을까? 소원바위 쪽으로 발을 돌린다.
천상의 수라를 들고! 소원바위 쪽으로 하산!
소원 바위는 풍화 작용으로 생긴 것으로 보인다.
모든 분들 이 소원바위에서 무슨 소원을 비셨는지? 나는 우리가족 모두 건강하게 해 달라고 빌었지.
지그재그로 내려오는 하산 발걸음이 봄 소풍 나온 초등학교 학생들의 발걸음이다.
가물어서인지 고로쇠를 받는 통이 텅텅 비어있다. 고로쇠가 있었으면 주희님은 분명히 한잔 했을 거야! 슬쩍 말이야! 물론 나는 안마시지. 작은새와 아만다님은 돈을 놓고 마실 거구!
-추억-
하산을 하니 다리가 놓여있다. 어릴 적 우리 동내에도 흔들다리가 놓여있었다. 흔들리는 다리가 신기했던지 다리위에 뛰놀던 때가 이었다. 장마만 지면 떠내려가고, 그러면 다시 놓고... 그때가 그립다. 내 고향 양평에서의 추억이다.
어떤 이쁜 여인이 내게 인사를 한다. “양평이 고향이시지요?” 양평국민학교를 다니셨단다. 내가 양평국민학교를 다닐 때 쯤 태어난 후배님이다.
양평 초등학교 에서 바라본 백운봉, 용문산! 저 높은 산에 오를 수 있을까? 하는 그 마음 때문에 지금 산에 다니는지도 모르겠다.
행복한 추억이다.
후배님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제일 이뻣수!ㅎㅎ
하산후 2009년 시산제를 지낸다. 금년 한해에도 평안한 산행을 기원해본다. 고덕님 당신은 사랑하는 나의 후배입니다. 감사를 드립니다.
봄 향기를 가슴속에 한가득 담고 내 향기 곁으로 간다.
20090225 산사랑맨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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