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례 개인전
철암-폐광촌의 두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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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태2-1
2004. 10. 27(수) ▶ 11.
02(화)
겔러리 가이아
[약도보기]
110-300 서울 종로구 관훈동 145번지 T.(02) 733 - 3373
오픈: 2004. 10. 27 5:0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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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태-화석이미지1
폐광촌-철암에는 이제 시커먼 물도 흐르지 않고 게딱지처럼 누덕누덕진 판자집도
헐리고 빈집들만이 상영끝나고 찢겨진 영화 포스터처럼 더욱 슬픈 곳이 되었다. 지난번
‘철암연가’에서는 광부 아내의 삶을 통해 감춰진 의미와 상처를 형상화 하였다.
관찰자의 입장에서 철암을 그리는 것이 얼마나 진실할 수 있을까?라는 회의가
들었고, 철암의 역사 속에 더 빠져들 수 없어 공백이 생겼다. 철암과의 물리적 거리만큼
잊고 살아오면서 못다한 얘기를 가슴 한 켠에 묻어 두었다.
그러나 가끔식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듯이 깊숙한 내면에서 일어나는 울렁거림이
있었다.
그 곳은 왜 내 마음에 잊혀지지 않는 풍경으로 각인되었을까? 원시-본래의 자연으로
돌아가고픈 욕구가 아닐런지...
자연과 사람은 닮아 있다.
투박한 표정과 뭉둑한 손으로 파뿌리를 뽑던 아줌마, 이른 저녁 불도 켜지 않은
창문에 비치던 할머니의 시선..
사진촬영을 부탁드리자 피우던 담배를 폼나게 피워야 한다면서 한모금 깊이 빨아들이시던
아저씨의 순수한 몸짓
철암에서는 시간이 멈춘 느낌이다.
도시로 떠나 보내는 자식의 짐이 될까 기어코 남으시던 할머니를 생각나게 한다.
설탕가루도 다 떨어져 녹녹해진 눈깔사탕을 꼭 쥐어주시던 외할머니.
그런 할머니의 눈빛과 따뜻한 손길을 떠올리며 상상의 나래를 펴게 한다.
초라한 중년이 되어버린 나의 빈 공간을 메꾸어간다.
철암에서의 까만 색은 에너지이며 생기를 불어넣는 힘이었다.
그들은 까만 색을 통해 꿈도 꾸고 희망도 품었으리라.
저탄장의 색바랜 비닐 천막사이로 화석의 꿈도 들추어 내보고,
모든 생명체가 아우르며 춤추고 뛰노는 원시-본래의 자연 상태를 꿈꾸어 본다.
2004. 10 윤정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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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화석
억만년을 기다린 묘안석
삶의 고단함, 어찌 말로 다하랴. 신산스러운 세월이 스쳐갈 때, 그녀는 그저 가만히
있었다. 약간의 온유한 미소와 바람에 흔들리는 아쉬움 한자락..
세상은 그녀의 쓰여지지 않은 여백에다 함부로 낙서를 휘갈기곤 했다.
긴세월 스스로 닫아버려야 했던 마음속 비밀의 문을 열고, 거칠고 옹이진 손들을
잡고
노래부르기 시작했을때, 그녀는 사랑의 손을 가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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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류를 찾아서-화석이미지3
수많은 고통의 얼굴들을 어루만지는 서늘한 그녀의 손은 낡은 집 먼지를 걷어내듯
거울속
으로 들어와 불타는 얼굴들을 식혀준다.
부드러운 그녀의 손이 삶의 머리카락 사이로 노래를 흐르게 한다.
낡은 기억이 스멀거리며 일어설때면 행복한 사람들은 말하지. 너무 슬픈 사람은
만나고
싶지 않다고, 너무 많은 기억도 가지고 싶지 않다고..
그러면 또다시 마음이 편해지겠지 그것은 나의 일이 아니라면서.
그 무미건조한 삶의 한복판, 소위 '사적 공간' 의 한 귀퉁이에 걸려 있는 한 조각의
장식용 '꿈' 그림.
마치 체해서 걸려 넘어가지 않는 음식덩어리처럼 어쩌지 못하고 방치해놓고 있는
실종된 우리의 꿈.
그 사이에 하늘을 찌를듯 높아만가는 진보라는 이름의 폐허의 산.
그 어두우면서 또한 화려한 산을 배경으로 우리앞에 실루엣으로 다가오며
억만년의 광채를 발하는 묘안석 눈동자로 그녀가 가만가만 들려주는 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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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류를찾아서-화석1
내 슬픔의 극점은 어디인지
내 기쁨의 극점은 어디인지
내 한 몸 불태울 사랑의 궁극적인 극점은 어디인지??
구석구석 마음의 순례를 다녀올께.
그것이 꿈이야.
조광현(서양화가)
[참고]
· '그녀'는?? ; 작가+그림 등장인물들+물고기, 새 화석들을 종합한 하나의
존재로 상정함.
· 묘안석 ; 고양이눈이라고도 불리는 보석. 성분이 다른 물질을 자기 속에
받아들여 빛의 다발로 엮어내기 위해 오래 참은 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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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장-그 내면의 울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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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장-인물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