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장 빛을 돌리는 경우에 나타나는 효험
回光證驗第六
呂祖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였다.
나타나는 효험도 역시 여러 가지이다. 뿌리가 얕고 그릇이 작은 사람에게는 맡길 수 없는 것이니, 반드시 중생을 모두 건질 생각을 일으킨 사람이어야 하며, 교만하고 가벼운 마음이나 조그마한 것에 만족하는 게으른 마음에게는 맡길 수 없는 것이므로, 반드시 스스로를 낮추어 청하고 배우며 스스로 실천하는 사람에게만 이 말을 해주어야 한다.
변화와 움직임을 여의고 조용한 가운데 가늘고 길게 끊어짐이 없으면, 정신神이 기쁘고 즐거워져서 마치 술에 취한 듯하고 따뜻한 물속에 푹 담겨 있는 듯하다. 이렇게 되면 온몸이 양陽으로 조화되고 황금 꽃(金華)이 갑자기 토해져 나온다. 모든 것이 이미 생기고 없어지고 하는 변화를 떠나서 함께 고요하게(寂) 되고나면, 밝은 달이 하늘 가운데에 떠 있고, 온 누리가 모두 함께 빛나고 밝은 경계(回明境界)임을 깨닫게 된다.
이러한 경지가 되면 마음과 몸이 밝아지기 시작하니 황금 꽃(金華)이 막 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온몸에 빛과 밝음이 꽉 차게 되면 찬바람과 서리도 두려워하지 않게 되니, 남들은 그 일을 만나게 되면 그 일에 대하여 흥미를 싹 잃어버리는 어떤 일일지라도 내가 만나게 되면 오히려 정신이 더욱 왕성해진다.
황금으로 집을 세우고 흰 옥으로 대臺을 쌓더라도 그러한 세간의 썩고 낡아 허물어질 물질에 대해서는 나의 참된 기(眞氣)를 가지고 웃어넘기며 나는 생명을 확실하게 세운다. 붉은 피가 흰 젖으로 변하고 일곱 자밖에 안 되는 고깃덩어리가 모두 금과 보배 아님이 없게 된다. 이러한 경지가 곧 황금 꽃(金華)이 크게 뭉친 것이다.
제일 첫째 단계는 관경觀經에서 말하고 있는 대로 해가 떨어지고 큰물이 흐르며, 나무들이 쭉 늘어선 것과 같은 이치의 모습이다. 해가 떨어진다(日落)는 것은 음과 양이 나누어지기 이전 상태인 소용돌이로부터 터전을 세우는 것이니 무극無極인 것이다. 큰물이 흐른다는 것은 높은 선(上善)은 마치 물(水) 같아서 맑고 흠이 없음을 말하는데, 이러한 경지는 태극太極이 주재主宰하는 경지이다.
솟아오르는 해요, 동궁東宮을 막 나온 황제와 같은 경지로 되는데 동쪽을 뜻하는 진震을 오행으로 나누면, 木 즉 나무에 속하므로 쭉 늘어선 나무(行樹)라는 말로써 상징하였던 것이다. 아미타경에 나오는 “일곱 겹으로 늘어선 나무(七重行樹)요, 일곱 구멍에서 나오는 빛의 밝음(七竅光明)이라는 것이다.”
다시 설명하면, 후천팔괘도에서 서북쪽은 건乾괘의 방위인데 한 자리를 옮겨가서 감坎괘의 자리로 되니, 해가 떨어지고 큰물이 흐른다는 것은 건이 감으로 되는 모습과 같은 것이다. 감坎은 자子라는 방위이며 동지에 해당하는데, 이때에는 천둥(雷)이 땅속에서 잔뜩 웅크리고 힘찬 세력을 감추고 있는 때이다. 떨어졌던 해가 진震괘의 방위 곧 동방에 이르러서야 그 밝은 습(陽)이 비로소 땅 위로 나오게 된다. 이러함이 마치 열을 지어 죽 늘어서 있는 나무(行樹)와 같은 모습이라는 것이다.
그 나머지 것들은 이와 같은 이치로 미루어 생각하면 된다. 둘째 단계는 이와 같은 생태를 토대로 하여 그 위에다가 기초를 튼튼히 하는 일부터 시작된다. 온 누리가 얼음판으로 되어서 유리를 깐 보배로운 땅으로 변하고 빛의 밝음이 점점 더 뭉쳐진다. 그렇게 되기 때문에 신선계에 있다는 봉래산이나 극락세계에 있다는 연화대가 있게 되고 이어서 부처가 나타난다.
금빛 나는 본성이 있는 그대로 나타나니 부처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부처라는 사람은 크게 깨달은 금선金仙인 것이다. 이상이 배우고 익히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효험을 큰 묶음으로 나누어 본 것이다. 옛 분들이야 말할 것도 없었지만 현재에 있어서도 찾아볼 수 있는 효험으로는 아래와 같은 세 가지가 있다.
하나는 배우고 익힘에 들어서 앉아 있노라면 정신神이 골짜기 가운데로 들어가서 어떤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소리를 마치 몇 리나 떨어져 있는 곳으로부터 들려오는 듯하게 듣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하나 또렷또렷하게 들린다.
소리가 들려오는 것이 모두 마치 깊은 산골짜기에서 되돌아오는 메아리 소리 같지만 조용히 하고 있으면 아닌 게 아니라 들린다. 즉 들리기는 하지만 내가 일찍이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소리이다. 이러한 효험은 정신神이 골짜기 가운데에 들어가 있기 때문인데, 그때그때 스스로 경험하여 볼 수 있다.
또 하나는 변화와 움직임을 여의고 조용함에 들어 있는 가운데에 눈의 빛(目光)이 높이 올라가고, 눈앞에는 온통 흰 빛으로 꽉 차서 마치 구름 가운데에 들어 있는 듯하다. 눈을 떠서 나의 몸을 찾아보아도 찾아서 볼 곳이 없어진 상태이다. 이러한 것을 두고 “텅 빈 방에 흰 빛이 생긴다(虛室生白).”고 말한다. 안과 밖이 서로 통하여 밝고 길하고 상서로운 일들이 가득하고 또 가득하다.
또 하나는 변화와 움직임을 여의고 조용함에 들어 있는 가운데에 몸뚱이가 마치 솜뭉치 같고 옥돌 같으면서 그 몸뚱이에 우주의 근본을 이루는 기운이 왕성하다. 앉아 있는 그대로 머물러 있으려고 하여도 머무를 수가 없고 위로 둥둥 뜨곤 한다. 이러한 상태는 정신神이 맨 꼭대기의 하늘(頂天)로 돌아간 경지이다. 그러한 상태가 오래도록 끊임없이 일어나면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일도 어렵지 않게 곧 이루어지리라고 기다려 볼 수 있다.
이상의 세 가지는 모두 현재 경험하여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는 하지만 역시 말만으로는 그 느낌을 다 전달할 수 없는 것이고, 사람마다 심어 놓은 전생前生의 뿌리와 타고난 그릇에 따라서 각각 다르게 나타난다. 마치 지관론 가운데에서 말하고 있는바 “전생에 착한 씨앗을 뿌려서 이루어진 착한 뿌리는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善根發相)”는 경우와 같은 것이다.
이 일은 마치 사람들이 물을 마셔 보고 그것이 찬지 더운지를 스스로 알게 되는 것과 같아서, 반드시 몸소 경험하여 믿게 된 다음에야 참다운 것이 된다. 태어나기 이전부터 있어 온 하나의 기(先天一氣)가 그 자체로서는 눈앞에 나타나는 확실한 경험을 하노라면 저절로 “이것이 무엇인가,” 하는 의심을 가지고 따져 보게 된다.
태어나기 이전부터 있어 온 하나의 기(先天一氣)를 얻게 되면 단丹도 역시 그 자리에서 이루어지는데, 이것이 크기는 겨우 기장 알만하지만 진리의 세계에 있는 한 알의 참다운 황금 구슬(黍珠)이다. 한 알 또 한 알씩 모아서 잘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작은 상태로부터 아주 뚜렷하게 알아볼 수 있는 상태로까지 이른다.
그때그때의 경우에 해당하는 “태어나기 이전부터 있어 온 하나의 기(先天)가 있는데 한 알의 기장 알만한 황금 구슬이 그것이고, 본바탕을 통틀어서 거느리는 하늘과 땅이 구별되기 이전부터 있어 온 하나의 기(先氣)가 또한 있는데, 그것은 한 알의 알갱이일 수도 있지만 그것에 그치지 않고 그 크기를 헤아릴 수 없는 상태(無量)에까지도 이른다.
한 알의 알갱이에는 한 알의 알갱이로서의 능력의 크기가 있는 것인데, 그 능력의 크기를 본바탕을 통틀어 거느리는 경지의 헤아릴 수 없는 크기(無量)로까지 키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사람에 따라서 그가 지니고 있는 얼의 크기를 가장 첫 번째로 키워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