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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시대(문헌상으로 고려시대)
한국(전국), 중국, 일본
서늘한 기후를 좋아함.
영하 1℃ 정도 견딤.
저온에서는 성장이 더딤, 모종으로 재배하지 못함.
중앙아시아로 추정
배추과
배추와 함께 주된 김장 재료로 친숙한 채소다. 재배시기를 배추와 같이 잡으면 수월하다. 즉, 가을에 파종해 김장철에 수확하는 것이 무난하다. 그래서 텃밭에서 무를 재배한다고 하면 보통 가을 재배를 의미한다. 서늘한 기후가 오래 지속되는 지역이 잘 맞다는 점을 감안해서 기른다.
무는 감자, 상추, 열무, 아욱 등의 봄 채소를 거둔 장소에 기르면 된다. 무를 심을 장소로 선정된 밭은 7월 말에 석회를 1㎡당 100~200g(1컵) 넣고 표면의 석회가 덮이는 정도로 살짝 일군다.
파종하기 1~2주 전에 1㎡당 4㎏ 정도의 완숙퇴비와 깻묵 4컵(800g) 정도를 넣고 밭을 일구어 이랑 너비가 1~1.2m, 높이가 15~20㎝ 정도 되게 준비한다.
[ 참고사항 ]
전문 농가에서는 무를 기를 때 고구마, 고추와 같은 식으로 두둑을 만들어 재배한다. 이렇게 하면 나중에 솎아서 열무처럼 이용하는 재미는 없다. 그러나 20㎝ 간격에 3~4개의 씨앗을 점 파종하므로 씨앗이 적게 든다.
가까운 종묘상이나 웹사이트를 통해 가꾸고자 하는 종류의 종자를 준비한다. 무는 목적에 따라 종자를 준비하는 기준이 달라진다. 뿌리를 쓸지 무청을 쓸지에 따라 종자를 선택한다.
뿌리 위주의 종자와 무청 위주의 종자가 있는 반면 절충식 종자도 있다. 보통 김장용으로만 사용하는 경우는 뿌리 위주의 종자를, 김장도 하고 시래기로도 이용하려면 절충식 종자를 선택한다.
무 씨앗은 배추 씨앗에 비해 싸고 포장 단위도 크다. 보통 100㎖(1㎗), 50㎖ 단위로 포장되어 있어 텃밭이 작은 경우 반 이상이 남게 된다. 남은 씨앗은 그대로 봉지의 윗부분을 여러 번 접어 스테이플러로 두 번 정도 찍어 냉장고에 보관해두면 이듬해 다시 사용할 수 있다.
[ 참고사항 ]
배추와의 가장 큰 차이는 모종으로 심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아예 시중에 모종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무와 성질이 비슷한 당근을 시험용으로 옮겨심기 해봤는데 옮겨 심은 당근에는 잔뿌리의 발달이 두드러지고, 큰 뿌리도 2~3개로 갈라지는 것이 많이 보였다. 그래서 옮겨 심을 경우 잔뿌리가 많아져 이용하기 불편하고 상품성도 떨어지니 이 방법을 쓰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무도 마찬가지의 이유로 옮겨심기 모종이 시중에 나오지 않는 것 같다.
준비된 밭에 30~40㎝의 줄 간격으로 줄뿌림한다. 호미로 파종 골을 만들고 골의 중간에 무 씨앗을 2~3㎝ 간격에 한 알씩 넣는다. 5㎜ 정도로 가볍게 흙을 덮어준 다음 물을 흠뻑 뿌려준다.
파종 후 오른쪽 사진에서와 같이 한랭사를 씌우면 8월 중순의 무더위를 약간이라도 완화시켜줄 수 있어 재배가 훨씬 쉬워진다. 활대를 50㎝ 간격으로 설치하고 위에 한랭사를 씌운 다음 가장자리를 흙으로 빈틈없이 덮어준다. 무는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므로 우리나라의 8월 날씨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래서 인공적으로 해를 가리는 흰색의 한랭사를 쳐준다. 한랭사의 또 하나의 역할이라면 8월 중순에 세차게 내리는 소낙비에서 무의 떡잎을 보호해준다. 여름에 소나기가 내리면 굵은 빗방울 탓에 흙바닥에 짓물러 죽는 떡잎이 많기 때문이다. 이 경우도 한랭사를 씌우면 많이 완화할 수 있다.
나도 2005년부터 시험적으로 한랭사를 설치하기 시작했는데 다른 큰 효과를 기대하지 않는다면 쓸만하다.
한랭사는 포장 단위가 100m로 되어 있어서 작은 텃밭용으로는 구입하기가 쉽지 않다. 가격도 만만치 않아 텃밭 또는 주말농장을 하는 이웃과 공동으로 구입해 사용하는 방안을 강구하면 좋다. (2005년 한랭사 1묶음에 20,000원 구입)
나는 아예 재배시기를 늦춰 9월 초에 파종해 김장 때 조금 작은 무를 수확하기도 한다. 이때는 파종 후 관리도 쉽고 조금 자라면 서늘한 가을을 맞이하므로 좋은 재배시기라 할 수 있다. 조금 작고 볼품없는 무를 수확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속은 실해서 충분히 보상이 된다.
파종 후 4~5일이 지나면 떡잎이 나오고, 또 며칠 더 있으면 본잎이 떡잎 사이에서 자라기 시작한다. 기르기로 따지면 무는 배추와 비슷한 난이도인데, 재배시기만 잘 선정하면 누구나 어느 정도의 성과를 올릴 수 있는 작물이다. 그러나 의외로 장소 선정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고, 계속해서 무를 연속 재배하면 어려움을 많이 겪을 수 있다. 남들이 쉽게 재배하는 채소라고 해서 나에게도 언제나 쉬운 것은 아니란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파종 후 30일 정도 지나면 솎아서 열무처럼 이용할 수 있다. 기간이 지남에 따라 계속 솎아주어 무의 간격이 15~20㎝ 정도 되도록 한다. 싹이 터서 자라는 초기에는 서로 경쟁적으로 크는 것이 좋으므로 조기에 솎음 간격을 너무 넓히지 않는 것이 좋다.
무도 배추와 마찬가지로 두더지에 의한 피해가 상상외로 크다. 파종 얼마 후에 보면 두더지가 여기저기 터널공사를 하는 것이 보인다. 어떤 때는 밭에 가만히 있으면 옆의 흙이 움직이는 것이 보일 때도 있다. 두더지가 지나간 자리의 무는 뿌리가 들떠 이내 말라 죽고 만다.
안타까운 마음에 발로 밟고 물을 주어도 상처 받은 무는 쉽게 회복하지 못한다. 크게 자랄 때까지 문제를 일으킨다. 밭 흙이 조금 찰져서 비가 오고난 후 잘 굳는 곳에 파종을 하면 두더지 피해를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
무를 같은 밭에 계속 기르면 벌레가 만연해 못쓰게 된다. 밭에 따라 보이는 벌레가 다르고, 주변의 상황에 따라 또 달라지지만 내 밭에서 경험한 벌레를 주로 기술했다.(배추과 채소 기르기 참조)
내 밭의 경우는 땅을 가리는 증상 등은 특별히 없었는데 벌레가 너무 많이 발생해 작물을 거의 전멸시킨 적이 있다. 무를 한 번 심으면 연속으로 그 자리를 쓰지 말고 2~3년 후에 다시 그 자리에 재배하기를 권한다. 밭이 모자라거나 형편이 안 되면 이웃의 다른 작물과 바꿔 짓는 한이 있더라도 연속 재배만은 피해야 한다. 물론 잘 듣는 농약을 몇 번 사용한다면 이러한 문제는 해결이 되겠지만, 무농약 재배를 원칙으로 삼는다면 반드시 밭을 돌려가면서 재배해야 한다. 거리상으로도 원래 밭과 상당히 떨어져 있는 것이 유리하다.
벌레(좁은가슴잎벌레, 벼룩잎벌레)는 이동성이 약간 떨어지기 때문에 작년에 파종한 무, 배추, 갓 등의 배추과 채소를 재배한 지역에서 5m 정도만 떨어지면 피해를 대폭 줄일 수 있다. 그나마 2년 정도의 연작은 벌레를 조금씩 잡아가면서 키우는 게 가능하지만 3~4년 연작은 손대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나도 3년 연작을 했을 때, 파종 초기에는 벌레가 보이는 대로 손으로 잡았다. 그러다 나중에는 그것도 지쳐 거의 포기하는 마음으로 그냥 두었다. 다행히 10월로 접어들면서 날씨가 서늘해지고 벌레가 먹는 양보다 무가 빨리 성장해주는 덕에 농사가 잘되었다.
무밭의 풀은 파종 후 무가 싹이 틀 때 동시에 싹이 트고 자란다. 따라서 무가 어릴 때 주변의 풀을 한 번 정도 정리해주어야 한다. 이 정리가 늦어져 풀이 활개를 치게 되면 무가 약해진다. 생존경쟁에서 밀리는 것이다.
파종 3주 정도 되었을 때 꼼꼼하게 풀을 정리해주면 무가 먼저 성장해 그늘을 만들면서 풀이 자라는 것을 억제한다. 초기의 풀은 뿌리가 엄청나게 발달해 뽑기가 쉽지 않다. 주변의 흙덩이를 많이 들고 일어나기 때문에 풀을 뽑을 때는 언제나 풀 주변을 손바닥으로 누르면서 제거하는 것이 요령이다. 초기에는 비름, 명아주, 바랭이 등이 보이다 수확기가 되면 별꽃 종류가 많이 보인다.
웃거름을 주기 위해서는 우선 무 파종 골의 간격을 충분히 넓게 잡는다. 30㎝ 이상이면 좋다. 그래야 파종 6~7주 정도 지나면 골 사이를 호미로 파고 웃거름을 줄 수 있다. 웃거름은 솎음수확을 한 후 주는 것이 가장 좋다. 만들어둔 퇴비를 웃거름으로 주고 그 이후는 여유가 되면 깻묵액비를 20배 정도 희석해 뿌려주면 성장이 촉진된다.(쪽파 - 웃거름주기 및 풀 대책 참조)
[ 솎음수확 ]
파종 3주 이후부터 솎음수확이 가능하다. 솎아서 겉절이를 담거나 데쳐서 나물 또는 시래기로 이용하면 좋다. 파종 2개월 정도 지나면 뿌리를 뽑아 이용해도 된다.
[ 잎줄기 따기 ]
무가 어느 정도 자라면 잎이 무성해진다. 이때 아랫잎을 따서 삶아 시래기로 이용하면 좋다. 잎줄기를 딸 때 한꺼번에 너무 많이 따내면 무 뿌리가 부실해지므로 한 포기에서 2~3개의 잎줄기만 따내도록 한다.
[ 본수확 ]
11월 중순에서 말경 김장을 할 때 모두 수확하는 것을 말한다. 김장용으로 수확을 할 때는 뿌리째 뽑아내서 뿌리와 줄기가 구분되는 곳을 칼로 잘라낸다. 뿌리는 김장용으로 사용하고 위에 붙은 줄기는 시래기로 쓴다. 김장용으로 쓰고 남는 무는 물이 고이지 않는 장소를 골라 묻어둔다. 그러면 3월까지 조금씩 캐서 이용할 수 있다. 저장용으로 묻어두는 무는 뿌리와 줄기를 칼로 잘라낼 때 뿌리 부분의 무가 잘려나가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무의 윗부분이 상처를 받으면 보관 중에 짓무르는 수가 있다.
[ 묻는 방법 ]
장소 선정이 중요하다. 물이 고이지 않는 장소를 고른다. 습기가 조금 차는 곳은 비닐이나, 양은으로 된 용기를 땅에 묻고 용기 안에 무를 넣은 다음 위에 짚을 두텁게 덮고 흙으로 덮어두면 된다. 깊이는 용기가 묻히는 정도 또는 50㎝ 정도 파낸다. 파낸 곳에 짚을 조금 깔고 무를 올리고 다시 짚을 두텁게 10㎝ 정도 깔고 위에 흙을 20㎝ 이상 덮는다. 눈, 비가 걱정되면 흙 위에 비닐을 덮어둔다.
[ 무시래기 만드는 방법 ]
무를 수확한 후 줄기를 모아서 시래기를 만든다. 곧바로 먹을 것은 생으로 있는 줄기를 삶아 한 번에 먹을 만큼만 비닐봉지에 넣어 냉동실에 넣어두면 된다. 나머지는 끈으로 엮어 그늘에 달아두고 필요할 때마다 삶아 먹는다.
무를 심지 않는 가을은 상상이 되지 않는다. 뭔가 빠진 듯한 느낌이 든다. 밭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계속해서 무를 재배하고 있다. 무를 재배하는 초창기에는 아주 잘되어 별 걱정이 없었다. 그런데 이제는 무를 파종하는 것이 큰 고민거리 중에 하나가 되었다. 장소 선정이 어렵고 벌레가 덜 붙을 수 있는 곳을 골라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남들은 이제 농사 몇 년 지었으니 어떤가 하고 프로다운 면을 기대하고 밭을 방문하는데 정작 무 배추 등이 자라는 밭을 보여줄 용기가 나지 않는다. 어떤 때는 거의 전멸에 가까운 실패를 보기도 하고, 잘되어도 주말농장 처음 분양받아 정성들여 기르는 초보에는 미치지 못한다.
밭에 벌레가 바글거리고 무 잎에 붙은 잎벌레가 초토화시키는 장면을 볼 때면 잘 듣는 농약을 사용해볼까 많은 유혹을 받기도 한다. 게다가 같이 가는 우리 장모까지 가끔은 "뭐 먹을라고?" 하면서 빈정거리신다. 그래도 요새는 농약, 비료 안하고 기른 농작물이 약이 된다는 정보를 알고는 위로를 해주시기도 한다. 초창기에는 도저히 용납을 못하셨는데 지금은 이해의 단계로 접어들었으니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나 어릴 때는 들판을 돌아다니거나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주인이 보이지 않는 무밭의 무를 뽑아 입으로 껍질을 벗겨내고 질겅질겅 먹기도 했다. 다른 채소는 직접 먹는 것이 별로 없는데 무만큼은 아무 도구 없이도 그냥 먹을 수 있어 좋았던 시절이 있었다.
어느 땐가 우리 동네에서 단무지용 무를 많이 심었다. 가을에 그 무를 뽑아 모두 단무지를 담았다. 단무지용 무를 처음 보는 우리 동네 친구들은 그렇게 길고 쭉 빠진 무를 뽑아 많이도 먹었다. 단무지용 무는 이때까지 먹던 오동한 무보다는 매운맛이 덜하고 아삭한 것이 각별했다.
한겨울 먹을 것이 귀할 때 동네에서 가까운 밭에 묻어둔 무 저장고는 우리 같은 조무래기들에게 간식거리를 제공하는 역할을 했다. 여럿이 모여 놀다가 내기를 하거나, 민화투를 쳐서 지는 친구가 무를 꺼내러 가야 한다. 달빛이 푸르게 빛나던 밤, 발소리를 줄여 남의 밭으로 살금살금 기어가서 입구를 막아둔 짚덩이를 뽑아내고 짧은 팔로 온몸을 집어넣어 무를 몇 개 꺼내고 나면 얼굴까지 흙이 묻어 있다. 뒤돌아 오는 급한 마음에 어떤 때는 무 저장고의 입구를 느슨하게 막아 다음날 동네가 떠나가게 욕이 들렸다. 우리는 마치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태연하게 행동했다. 범인으로 몰리는 무리는 언제나 우리보다 나이가 많은 동네의 청년들이었다.
할머니하고 나는 멀리에 있는 작은 밭에 매년 무를 심었다. 집에서 족히 1.5㎞는 떨어진 곳이다. 거기까지 거름 져다 나르는 것이 큰일이고, 무를 심어두고 물주는 것도 큰일이었다. 밭 아래의 웅덩이에서 물을 길러 많이 준 것 같은데 돌아서면 말라 있는 무밭이 떠오른다. 지금 그곳에는 우리 할머니가 잠들어 있어 매년 추석, 설날 성묘 가서 보고 온다.
지금은 무를 재배하면서 한 번도 무를 뽑아 생으로 먹어본 일이 없다. 왠지 내키지도 않고 맛도 그때와 같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내년에는 한번 먹어 보리라 다짐해본다.
[네이버 지식백과] 무 (텃밭백과(유기농 채소 기르기), 2012.3.2, 도서출판 들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