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지도자과정을 수강하면서, 6개월 동안 꾸준히 명상을 해보기로 마음 먹었다. 2~30분씩 하루에 두번 정도 하는 것을 목표로.
수강 전 개인적으로는 몸의 경계를 기준으로 주로 몸 외부에 의식을 두며 호흡하는 명상을 주로 했었는데,
과정에 참여하는 동안은 가르침 주시는 방법을 중심으로 수행을 하기로 했다.
간만에 명상을 꾸준히 하다보니 처음에는 오래 앉아있으면 허리와 고관절 부위가 당기고 쑤시는 듯한 통증이 일어났다.
평소 근육단련 운동을 통 하지 않아 코어가 약해 나타나는 현상인 것 같아, 코어를 단련하는 맨몸 운동을 병행하기로 했다.
명상수생을 꾸준히 하다보니 예전에도 경험했던 얼굴과 목 부위의 경락 주변으로 누르는 압력이나 흐르는 듯한 감각이 다시 나타났다.
양쪽 관자놀이를 누르다가 목 양 옆으로 흘러내려가는 압력, 미간 사이를 누르며 아래로 내려가는 압력,
앞 머리를 전체적으로 누르는 감각이라던가, 백회혈에서 느껴지는 감각 등.
선생님께 여쭤보니 불교명상에서는 그러한 감각이 나타나더라도 집착하지 않고 다시 호흡으로 돌아온다고 하셔서 크게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약 한 달간의 명상수업과 수행의 기간동안 나에게 무게감 있게 다가온 화두는(話頭) '불편한 감정이 드는 인간관계'에 대한 것이었다.
요즘 들어 특정 사람을 마주하면 대화를 많이 하거나, 같이 어떤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도 불편하고 보기 싫은 감정이 계속 올라왔다.
한참을 그런 감정과 싸우다가 문득, '어떤 대상을 바라볼 때 드는 감정이나 감각도 '습관화'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A라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특정 상황에서 경험한 불쾌하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감정들이 순간 고착화되어,
이후부터 A를 볼 때마다 같은 반응이 (아무런 자극이 일어나지 않았음에도) '나'와는 상관없이 반응하는 것 같았다.
마치 뇌에서 어떤 대상에 대해 특정 방식으로 반응하는 방향으로 자동화된 듯, 이후에 나는 A 볼 때마다 감정이 불편해졌다.
내 안에서 일어나는 여러 반응들이 실질과 상관없이 나타나는 허상虛像과 같다는 것을 인식한 이후로
A에 대해 나타났던 자동감정반응은 중단되었다.
계속해서 특정 방향으로 흘러가던 작은 물줄기의 방향을 명상을 통한 개입을 통해,
더 이상 그렇게 흐르지 않기로, 그렇게 반응하지 않기로 마음먹은 순간 부터 마음이 평온해 졌다.
모든 일을 사실 마음먹기 달렸다는 옛 말이 실감되는 경험이었다.
첫댓글 피터님, 명상 수행을 시작하면서, 몸의 여려부분에 불편한 감각을 아주 세밀하게 잘 관찰하고 주시하고 있는 것 아주 좋습니다.
******피터님, 아마도 잘 해 보겠다는 의욕에서, 긴장 내지 불안이 함께 느껴질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몸의 이완과 함께 수행의 강도를 ~
***** 두번째 선입관에 의한 불편함에 대한 알아차림과 자신의 내면 즉 마음 근력 의 성장, 등은 아주 훌륭합니다. 틈틈이 수행을 권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