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천재화가 이중섭의 <달과 까마귀>입니다
이중섭은 일본여자와 결혼해 두 아들을 두고 잠시 행복하게 살았으나 극심한 생활고에 그의 부인은 두아들을 데리고 일본의 친정으로 떠납니다
그렇게 생이별한 이후
일본의 허름한 여관방에서 딱 1주일간 가족과 꿈만 같은 시간을 보낸 것이 가족과 함께한 그의 마지막 시간이었습니다
홀로 한국에 돌아온 그는 가족과의 재회를 위한 돈을 벌기 위해 막노동을 하며 미친 듯 그림을 그렸고,
처절한 가난과 사무치는 그리움속에 영양실조와 정신질환으로 그림이 전부(全部)였던 그의 40년의 생애를 마감합니다
시인이나 화가뿐 아니라 누구라도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고 싶어하고 그러한 작품은 그들의 <카타르시스>이기도 하지요
<달과 까마귀>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작품이라고들 합니다
아빠 까마귀가 가족에게 날아가고 있고
까마귀가 넷이 아니라 다섯인 이유는 첫째 아들이 태어난지 1년도 안 돼 죽었고 이를 매우 비통해 했던 이중섭이 그 아들을 함께 그린 것이라고 추정합니다
막막한 상황임에도 화폭 안 풍경에는 가족의 온기와 애틋함이 배어나옵니다
이 가을 첫 외손주를 얻고 나니 부재(不在)하는 그리운 분들이 생각나는 그런 제 맘 깊숙이 들어오는 그림입니다
"나의 상냥한 사람이여 한가위 달을 혼자 쳐다보며 당신들을 가슴 하나가득 품고 있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