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imalayan letter(137)
< 해맞이 뿌쟈, 차하트(Chhath) >\
1► 참가자들이 성스러운 강의 가트에 들어가 정화의 여신인 ‘차하티 마이야(chhathi Maiya)’ 에게 기도를 하면서 자신을 정화시키고 있다.
2► 축제의 참가자들이 ‘라시아오(Rasiao-kheer)’라고 부르는 각자의 뿌쟈접시를 들고 천막 속에서 태양이 뜨기를 기다리고 있다.
3► 12마리의 백마가 모는 마차를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차하티 마이어’ 여신의 초상
4► 고도 자나크뿌르에서의 성스러운 해맞이 뿌쟈
5► 향과 꽃과 촛불과 먹거리를 담은 뿌쟈접시를 들고 서 있는 부부는 무엇을 기원을 하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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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차하트 축제는 지금까지 보아왔던 자트라와는 좀 색다르다. 이 행사는 떠오르는 태양을 숭배하는 행사이기에, 어찌 보면 네팔보다는 인도적인 색채가 강하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정화의 신 ‘차하티 마이야(chhathi Maiya)’여신 또는 태양의 신 ‘수리야(Surya Shashti)’을 찬양하는 의식인데, 이 여신은 바로 고대 태양의 신 인드라(Indra)
와 그의 아내 우샤(Usha)와 동일시되기에 이 축제의 성격은 태양을 숭배하고 찬양하고 해 뜨는 시간에 성스러운 강물로 목욕을 함으로써 태양의 숭배자들의 몸과 마음을 정화시키자는 목적을 가진 뿌쟈이다.
인류에게 태초의 토템 태양이었다. 초고대문명 일수록 태양이 갖는 의미는 절대적이었기에 그들은 태양을 신 그 자체로 인식하여 찬양하고 숭배하는 의식을 다양한 의미와 형식으로 만들어 내었다. 물론 그렇게 수천 년이 흐른 뒤 인류의 토템은 다양화되면서 더 실체적인 거대한 자연이나 동물 그리고 위대한 영웅들인 신들로 바뀌게 되지만, 인류 최초의 숭배의식은 떠오르는 태양에 초점이 맞추어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리고 오늘의 이 차하트 뿌쟈가 바로 그런 의미에서의 유일한 축제의 원형인 것이다.
(2)
‘차하트(Chhath)’란 말은 ‘한 타스의 반(half-dozen)’, 즉 6을 의미하기에 힌두력 까르띠까(Karttika) 달의 6일을 가리킨다. 그렇기에 축제는 다샤인과 띠하르[락쉬미뿌자]가 끝 난지 6일 째 되는 날부터 4일간 거행되는데, 올해(2018) 네팔에서는 11월 13일부터 5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시작된다.
그 중 까트만두 근교 바그마띠(Bagmati)와 꼬쉬(Koshi) 강변의 가트를 비롯하여 《라마야나》의 무대인 고도 자나크뿌르(Janakpur) 등에는 엄청난 인파가 몰려드는 장관을 연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현재 세계의 힌두교도는 13억이 넘는다. 그중 1%만 모여 들어도 그 숫자는 어마무시한 것이다.
차하트 뿌쟈의 첫 날(Lohanda)과 둘째 날(Kharna)은 모든 힌두 참가자들은 하루 종일 해가 떨어질 때까지는 한 방울의 물을 포함하여 아무 것도 먹거나 마시지도 않고 축제에 필요한 물건- 사탕수수, 과일, 기타 물건-들을 구해서 차려놓느라 분주하게 지낸다. 저녁때가 되면 경험이 풍부한 장로들과 연장자들은 ‘라시아오(Rasiao-kheer)’라고 부르는 뿌쟈용 음식을 전통대로 만들도록 지휘 감독한다. 그 뿌쟈의 내용물은 인도식 빵떡인 차빠티(chapattis) 몇 조각 비롯하여 여러 종류의 마른 과일과 제철과일과 그리고 단과자 등인데, 이것들을 일단 나뭇잎으로 만든 접시에 담아서 다시 대나무로 만든 큰 바구니(소쿠리) 다우라(daura)에 담는다.
이 음식들은 소금기가 전혀 없으며 양파와 마늘 같은 향신료를 넣지 않고 단지 설탕으로만 맛을 내기에 매우 달다. 신들이 설탕을 좋아 하기 때문이란다.
그렇게 먼저 신들에게 뿌쟈를 올리고 난 다음 저녁 때가 되면 그것들을 주위 친지들에게 나누어서 함께 먹는다. 말하자면 우리식의 음복(飮福)행사이다. 또한 이 카르나(Kharna)날의 자정 때에는 테꾸아(Thekua)라는 특별한 프라사드를 태양신에게 바친다.
그리하여 축제가 시작되고 제3일째 되는 날은 ‘저녁 공양’이란 뜻의 ‘산드야 아르가야(Sandhya Arghya: Sanjhiya Ghat)’ 라고 부르는 의식이 치러진다. 이 날의 의식은 크게 둘로 나누어지는데, 그 하나는 위의 준비과정이고 다른 하나는 저녁과 밤에 행하는 ‘코시아(Koshiya)’라는 의식이다. 이 때 모든 참가자들은 강가의 가트로 몰려나와 지는 해를 향해 뿌쟈를 올리며 신을 찬미하는 찬송가를 밤 늦도록 까지 부른다. 이 때 5 대의 사탕수수 줄기를 노란 수건으로 묶어서 기둥을 만들어 헝겊으로 덮개를 만들고 그 아래 흙으로 코끼리 모양으로 만든 램프를 켜 놓는다.
이처럼 흙으로 만든 등잔에 불을 켜는 것은 태양에너지가 언제나 변함없이 빛나는 것을 상징한다고 한다. 또한 5개의 사탕수수는 우주의 5가지 원소[地, 水, 火, 風, 氣]를 의미한다고 한다. 특히 이 ‘코시아 의식’은 최근에 아이가 탄생한 가정이나 자녀들이 결혼을 한 집에서 중요시하여 각 가정의 마당이나 지붕 위에서 행하기도 하고 또는 이 날 자리를 강가로 옮겨 다시 불을 밝히고 새로운 출발선에 선 주인공들에게 신들의 가호가 내리기를 기원한다.
4일 째는 ‘우샤 아르가야(Usha Arghya; Bhorwa Ghat)라고 부르는데, 이는 ‘아침 공양’이란 뜻이다. 일명 ‘비하니야 아르가야(Bihaniya Arghya)’라고도 불리며 차하트 뿌쟈의 절정을 이루는 의식이다.
모든 참가자들은 이른 아침에 다시 강가로 나와 태양이 대지 위로 강물 위로 뜨는 것을 기다리면서 태양의 여신을 찬양하는 노래를 부른다. 이윽고 태양이 떠오르면 참가자들은 일제히 강물로 들어가 신성한 강물을 온 몸에 끼얹으며 기원를 한다. 이렇게 아침 뿌쟈가 끝나면 축제의 연장자들은 프라사드 음식을 연장자순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며 서로 축복을 하고, 또한 받는다.
의식을 모두 끝내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온 장로들이나 연장자들은 그때서야 36시간 동안 계속된 단식에서 벗어나 그들에게 제공되는 음식을 먹는다. 이런 것을 ‘빠르나(Parna)’라고 부르는데, 이로써 4일에 걸친 차하트 뿌쟈는 막을 내리게 된다.
이 인상적인 축제는 숭배의 대상물로 어떤 신상(神像)도 필요치 않고 다만 저절로 뜨고 지는 태양만 있으면 되는 초고대적인 연원을 가진, 모든 토템적인 축제의 원형이다. 필자도 아직 한 번도 참가해보지 못한 색다른 주제라 올해에는 5곳 중에 한 곳을 정해서 꼭 참가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