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신선봉에서의 하룻밤
기암봉, 별, 운해 그리고....
....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지 어언 10년이다. 남북 대화가 무르익는 요즘, 과연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와 함께 남북관계도 진정한 화해무드로 이어질까? 그리운 금강산도 다시 가볼 수 있을까?
![](https://t1.daumcdn.net/cfile/cafe/99BAF94C5B7815FB01)
국민 대부분이 금강산은 북한에만 있는 줄 아는데 그렇지가 않다. 남한에도 금강산이 있다. 바로 북설악 신선봉(성인대라고도 부름)이 그곳이다. 이 암봉이 금강산 제1봉이라는 걸 아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않을 것이다. 북설악 신선봉은 금강산의 최남단 마지막 봉우리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90D4475B73CA4C22)
울산바위 및 미시령 북쪽에 위치한 ‘화암사’라는 절을 찾으면 일주문 현판부터 분명 ‘금강산 화암사(金剛山 禾巖寺)’라고 쓰여있다. 화암사는 금강산 끝단의 사찰로서 서기 769년(신라 혜공왕 5년)에 창건된 천년고찰이다. 절 주변 곳곳에 금강산 제1봉인 신선봉에서 발원한 신선계곡의 맑은 물이 소와 폭포를 이루고, 우거진 숲과 수바위, 울산바위 등 기암괴봉이 절경을 이룬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E7814F5B7809C62E)
화암사에서 신선봉 정상까지의 등산 코스는 왕복 4.1km, 약 2-2시간 반 정도. 정상에서 머무르는 시간까지 합하면 3시간이면 충분하다. 등산경험이 조금만 있으면 그리 어렵지않게 오를 수 있는 등산코스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5FB53D5B781E4E06)
그런데 정상에 오르면 놀랄 만한 경관이 기다린다. 바로 눈앞에 울산바위의 장관이 손에 잡힐 듯 다가온다. 신선봉은 울산바위 암봉을 가장 가까이에서 바라볼 수 있는 장소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180F385B7821BE1B)
필자가 소개하고자 하는 건 단순히 등산코스 만이 아니다. 신선봉 바로 아래에는 거대한 마당바위가 자리잡고 있다. 한 여름 이곳에서 하룻밤을 지내면 최고의 피서는 물론 내 자신이 구름 위에 떠 있는 듯 환상적인 경관들을 만날 수 있다. 더위는 커녕 한기를 느낄 정도다. 텐트를 설치하고 밤을 보내도 좋고 그냥 마당바위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면서 밤을 지새도 좋다. 다만, 마당바위 입구는 출입금지 팻말이 걸려있어 추천하기가 조심스럽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A0B6445B73CE2D19)
한 여름 밤 하늘엔 은하수가 그림같이 흐르고 별들이 비오듯 쏟아진다. 사진에 취미가 있는 사람들은 삼각대에 장노출을 걸어 별궤적을 찍는다. 별은 북극성을 중심으로 1시간에 15도씩 이동한다. 2-3시간 만 계속 촬영하면 360도의 원형별궤적이 그려진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2FB7435B73CE5134)
새벽이 가까워오면서 신선봉과 울산바위 사이 계곡은 안개가 구름바다를 이룬다. 짙은 운무는 울산바위를 완전히 덮었다 보여줬다를 반복하면서 출렁인다. 거대한 쯔나미처럼 북설악을 ‘환상의 바다’로 만든다. 미시령 쪽 마을에서 올라오는 불빛이 붉게 운해를 물들여 아름다움을 더한다. 잠을 이룰 겨를이 없다. 가슴 뛰는 밤이다. 누군가 함께 있고싶은 밤이다. (글,사진/임윤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