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 박경석 시론
1994.4.30
행복 추구
작가 박경석
행복이란 무엇인가.
모든 인류가 추구하는 가장 극명한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막상 그 질문에 사람들은 멈칫한다. 돈과 명예일까. 그 의문에도 선뜻 결론을 내리지 못한다.
당연한 이치이다. 왜냐하면 행복이란 다양한 의미의 복합체이며 그 자체이기에 객관적일수 없기 때문이다.
행복은 형태를 보이지 않는 신의 목소리이며 살아 움직이는 생명의 불씨이다.
그것은 얻고자 노력하는 사람에게만 찾아온다. 행복이 아무리 가까이 찾아왔어도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영혼의 눈을 갖지 않은 사람은 결코 맞이할 수 없다.
행복은 다만 이슬처럼 투명한 영혼을 향해서만 점화되고 파문지는 맑은 종소리로 비유된다.
남을 사랑할 줄 알고 베풀줄 알며 헌신할 수 있는 고귀한 영혼, 그런 영혼만이 맛볼 수 있고 누릴 수 있는 투명한 의지이다.
행복이란 무릇 인류에게 회자되는 모든 삶이 추구하며 소유하고 싶어하는 최고의 가치요 삶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정의 할 수 있다.
오늘날의 한국인은 행복하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1950년대의 가난을 물리치고 비교적 풍족하게 문화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우리에게 던져지는 하늘의 물음이다. 우리는 그때보다 넉넉하고 편리한 생활을 하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자신있게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는 자 과연 얼마일까.
그때보다 더 못한 질서의식, 그때보다 휠씬 더 타락한 생활, 양보의 미덕과 남을 돕는데 더 인색해진 오늘의 상황을 보며 나는 착잡한 심정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대중이 모여 행사가 끝난 뒤의 그 장소의 풍경을 보라. 전철역 환승장에서의 뛰고 밀어붙이는 광경은 흡사 결사대의 돌진과 같다.
차량 경주를 방불케하는 교통질서의 무법지대, 범법행위와 무질서를 보면서도 모른체하는 경찰관, 대로상에서 담배꽁초를 버리기와 침뱉기는 차라리 공인된 행동이라고 할 정도로 보편화되고 있다.
온통 방방곡곡 안팎은 쓰레기로 더렵혀져 있고 맑았던 하천은 먹물처럼 시커멓게 썩어가고 있다.
아!, 이 무질서와 불법행위 그리고 이기주의가 팽배하고 있는 이 땅에 정부는 무엇을 하며 행정관료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참으로 개탄치않을 수 없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오늘의 한국. 문민정부 출범과 함께 무언가 해낼 것 같은 강력한 의지가 서슬 퍼렇게 펄럭이더니 한해가 지나자 다시 그레샴의 법칙처럼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현상마저 꿈틀거리기 시작하니 실로 암담하기만 하다.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이여.
우리는 누가나가 다 양보하고 베풀줄 아는 슬기를 찾아야한다.남을 사랑할 줄 아는 길을 선택한다면 이 모든 폐습이 사라져갈 것이다.
비록 단칸방에서 조악한 음식을 먹더라도 서로 양보하고 사랑을 베푼다면 행복은 찾아오는 법이다.
마음을 비우고 이제부터 나아닌 우리가 되어보자. 증오의 그림자를 쓸어내고 탐욕의 이끼를 걷어내자. 오만과 위선의 껍질을 벗고 보다 가난하고 낮은 진솔한 모습으로.
결국 행복이란 욕심없이 맑고 고운 영혼만이 누릴 수 있는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하겠다. 따라서 행복이 찾아오는 곳은 곧 남에게 베푸는 곳, 남을 위해 양보하는 곳, 남을 사랑할 줄 아는곳, 바로 그곳만이리라.
첫댓글 선배님의 행복논 잘 읽었습니다. 배워도 배워도 행복논은 어렵습니다 고맙습니다 좋은 글.
오래전 글이지만 옮겼습니다.
지금도 생각에 변함이 없기 때문이지요.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