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11년 만의 가습기 피해 조정,
피해자들 "우롱, 평생 부담해야 할 병원비에도 미치지 못한다" 일요서울 ・ 16시간 전
- 생존 피해자에 최대 4억8000만원 사망자 4억 보상...첫 조정안 나와
- 피해자측 "평생 부담해야 할 병원비에도 미치지 못한다" 강력 반발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가습기살균제 참사 발생 11년, 살인제품이 판매되기 시작한지 29년만인 최근 처음으로 나온
피해·배보상을 위한 조정안을 두고 피해 가족들이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들 피해자 가족과 관련 단체들은 소비자를 2만 명이나 죽인 살인기업들이 똑바로 책임을 질 것과 배·보상안에 대한 문제 등을 지적하며 수정 요구안을 조정위원회(이하 조정위)에 전달했다. 조정위는 조만간 3자(피해자와 기업, 조정위 등) 회의를 통해 수정 사항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유가족들과 관련 단체 등은 그동안 중단했던 1인 시위를 다시 예고해 향후 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터무니 없는 배·보상안, 주장 정부가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법을 마련한 뒤 지난해 10월 조정위원회가 설립됐고 최근 구체적인 배·보상안이 나왔다. 조정안에 따르면 조정 대상 7018명에 대해 피해자 지원금, 피해자 추가 지원금, 사망자 유족 지원금, 노출 확인자 지원금 등이 지급된다. 애초 피해 구제 신청자 7673명 가운데 개별 기업 합의자, 신청 철회자 등을 제외한 인원들이다. 생존 피해자 중 피해가 가장 심한 ‘초고도’ 등급에 각각 3억5800만~4억8000만 원을 지급하도록 했다. 이어 ‘고도’ 피해자 2억6100만~3억7200만 원, ‘중등도’ 피해자 1억8500만~2억8600만 원을 지급하도록 조정했다. 사망자 유족 지원금은 사망자 연령에 따라 1억5000만~4억 원으로 차등화됐다. 피해자 단체는 특별유족지원금을 빼면 결국 보상금이 5000만 원에서 3억 원 수준이라며, 그간 들어간 병원비와 고통을 생각하면 미흡한 수준이라고 지적하며 1인 시위에 나설 방침을 밝혔다. 참사로 아내를 잃은 김태종 전국가습기살균제피해자배상조정위원회 대표는 지난 14일 기자회견장에서 “정부가 피해 사실을 밝힌 지 10년이 지났다. 그동안 피해 당사자나 가족들은 지칠 대로 지쳤는데, 이번에 조정위가 내놓은 초안이라는 게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며 “최소한 병원비라도 제대로 보상받을 수 있게 조정안을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해자 단체 측은 "현재의 피해구제법상의 피해등급은 가장 심각한 피해사례인 폐 이식 피해자조차 최고 등급인 '초고도'로 인정하지 않는 엉터리다"라며 "그런데도 조정위는 이런 엉터리 피해등급을 기준으로 조정안을 만들어 피해자를 분통터지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의 조정안은 앞으로 발생할 병원비를 일시금으로 지급한다고 하지만 사실상 병원비를 보장하지 않는다"라며 "병원비조차 보방하지 않는 피해대책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들은 조정위원회에 중증·사망 피해자 지원금 상향, 향후 치료비 전액 실비처리, 경제활동 연령 가중치 반영 등을 반영해 조정안을 수정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다시 일인시위를 시작하며'라는 글을 통해 "기업책임과 제대로된 피해대책을 담은 조정안을 요구하는 피해자들과 시민사회의 일인시위를 다시 시작한다"라며 "부인이 사망한 남편, 누나가 사망한 남동생, 남편을 잃은 미망인, 두번씩이나 폐이식을 받고도 3년째 병원에서 투병중인 동생을 둔 언니… 등 이들이 추운 겨울에 다시 거리로 나선다"고 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에 따르면 지난 1월말까지의 가습기살균제 피해신고자는 7651명이고 이중 사망자는 1742명이다. 이 숫자는 신고된 숫자에 불과하다. 1994년 처음 가습기살균제가 판매된 이후 2011년 이 사건이 세상에 알려져 판매가 금지된 시점까지 27년간 최소 43종류 1000만 개가 넘는 제품이 판매됐다. 이들 제품을 사용한 소비자는 894만 명으로 추산되며, 이중 건강피해자는 95만 명 사망자는 2만366명으로 추산된다. 현재의 피해신고자는 전체 피해자의 1%도 안되는 0.8%에 불과한 셈이다. - 피해자 염원 담긴 최종안 나올까 한편 조정위는 늦어도 다음 달 초까지 최종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조정 참여 의사를 밝힌 피해자 단체는 12개, 기업은 옥시레킷벤키저·롯데쇼핑·애경산업·이마트·홈플러스·SK케미칼·SK이노베이션·LG생활건강·GS리테일 등 9개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자료를 통해 "조정위는 피해자들과 가해기업들의 입장을 모두 반영해서 피해를 금전적으로 해결하려는 기구이다. 비록 임의기구이지만 실질적으로 이 기구의 조정안은 가습기살균제 참사로 희생된 피해자들과 환자들 그리고 유족들의 피해를 해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라며
"조정위원회는 기업책임을 제대로 반영한 조정안을 내놓아야 한다. 가습기살균제 피해문제가 해결되어야 제2의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예방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기사 원문 보기] 11년 만의 가습기 피해 조정, 피해자들 "우롱" 분노한 사연은 - 일요서울i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가습기살균제 참사 발생 11년, 살인제품이 판매되기 시작한지 29년만인 최근 처음으로 나온 피해·배보상을 위한 조정안을 두고 피해 가족들이 반발하고 있다.특히 이들 피해자 가족과 ... www.ilyoseoul.co.kr [다른 기사 보기] [팩트체크-26] 정부가 코로나19 확진자 수 조작한다? - 일요서울i [팩트요약] 정부가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조작한다는 말이 다시 나돌고 있다. 이 말은 코로나19가 처음 국내에 발생하던 2020년 1월부터 조금씩 흘러나왔다. 쉽게 말해 코로나19 선별검사소에서 검사자 수를 확대... www.ilyoseoul.co.kr [3.9대선 변수] 막판 혼전, ‘샤이 이재명·샤이 윤석열’ 숨은표 향배 - 일요서울i [일요서울|윤사랑 기자] 여야 대선후보들의 승패를 결정짓는 운명의 날이 목전으로 다가왔다. 대선 판세가 막판까지도 혼전 양상을 보이면서 어떤 후보를 지지하는지 드러내지 않아 여론조사에 잘 잡히지 않는 ‘... www.ilyoseoul.co.kr [우크라이나 사태..국내 경기 '안갯속'⓵] - 환율.금리 상승 - 일요서울i [일요서울 ㅣ 이범희 기자] 우크라이나 사태가 국내 경제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전쟁 임박\'이라는 경고가 계속되면서 초긴장 상태다. 특히 이번 충돌이 원자재 가격과 환율, 금리 상승의 변수로 작용할 ... www.ilyoseoul.co.kr [출처] 11년 만의 가습기 피해 조정, 피해자들 "우롱, 평생 부담해야 할 병원비에도 미치지 못한다"|작성자 일요서울 |
https://www.mbn.co.kr/news/society/4701119
"지옥 같았던 11년"…가습기 살균제 조정안 나왔다
기사입력 2022-02-16 19:20 l 최종수정 2022-02-16 20:19
【 앵커멘트 】
1천700명이 숨진 가습기 살균제 참사가 세상에 알려지고 11년이 지났지만, 피해 보상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오랜 싸움 끝에 조정안이 나왔는데, 피해자들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조동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2019년부터 매주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한 옥시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는 박수진 씨는 지난 2003년 가습기 살균제에 노출된 이후 일가족이 모두 천식 판정을 받았습니다.
생후 8개월에 불과했던 막내아들은 천식과 뇌병변장애가 겹쳐 지금도 매일 호흡기 치료를 받아야 숨을 쉴 수 있습니다.
만성폐쇄성폐질환으로 12년간 투병하던 아내를 재작년 떠나보낸 김태종 씨 역시 지난 시간을 떠올리면 후회밖에 남는 것이 없습니다.
▶ 인터뷰 : 김태종 / 가습기 살균제 피해 유가족
- "집사람이 세상을 뜨기 전 3년 4개월 목을 절개해서 여기다 파이프를 꼽고 인공호흡기를 달았거든요. 집사람이 그런 고통 속에 살고 있는 거 보면 한편으로는 굉장히 내가 저렇게 만든 것 같아서 미안하기도 하고…."
지난 2011년 가습기 살균제 피해가 처음 세상에 알려진 후 정부에 신고된 피해자는 7,600명, 사망자는 1,700명을 넘었지만 배상과 보상을 받은 사람은 600명에 불과합니다.
결국 정부가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법을 마련한 뒤 지난 해 10월 조정위원회가 설립됐고 최근 구체적인 배·보상안이 나왔습니다.
MBN이 확보한 안을 보면, 사망자는 연령별 기준에 따라 1억 5천만 원에서 4억 원 가량이 지급되고, 생존자는 중증 정도와 연령에 따라 치료비가 차등 지급됩니다.
피해자 단체는 특별유족지원금을 빼면 결국 보상금이 5천만 원에서 3억 원 수준이라며, 그간 들어간 병원비와 고통을 생각하면 미흡한 수준이라고 지적합니다.
▶ 인터뷰 : 최예용 /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
- "수억을 쓰고도 지금 아직도 병원에서 병원비가 앞으로 얼마나 더 들어가야 될지 모르는 그런 경우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피해자 단체가 조정위원회에 1차 수정 요구를 전달한 가운데 피해자와 기업, 조정위는 조만간 3자 회의를 통해 수정 사항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MBN뉴스 조동욱입니다. [ east@mbn.co.kr ]
영상취재: 안석준 기자·임채웅 기자·김회종 기자
영상편집: 최형찬
송고시간2022-02-16 09:36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 조정위 초안…수정 사항 논의 후 최종안 도출 예정
구호 외치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15일 오전 가습기살균제피해자단체 회원들이 서울 종로구 가습기살균제참사피해조정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정위의 배·보상 조정안을 규탄하고 있다. 2022.2.15 utzza@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가습기살균제 참사로 피해를 당한 이들에게 최대 4억8천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피해조정안 초안이 마련됐다.
16일 환경보건시민센터,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 등에 따르면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조정위원회는 최근 이러한 내용의 조정안 초안을 마련해 피해자 단체 등에 전달했다.
조정안 초안에 따르면 조정 대상은 모두 7천18명으로, 피해 구제 신청자 7천673명 중 개별 기업 합의자, 신청 철회자 등은 제외됐다.
조정액에는 피해자 지원금과 피해자 추가 지원금, 사망자 유족 지원금, 노출 확인자 지원금 등이 포함됐다.
이중 초고도 피해자의 경우 지급액은 최대 3억5천800만원에서 4억8천만원이다.
고도, 중등도, 경도, 경미한, 등급외로 구분돼 액수가 점차 낮아진다.
사망자의 경우 연령에 따라 지원금을 1억5천만원에서 4억원으로 차등했고, 단순 노출자에게는 5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번 조정안에 대해 피해자 단체들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병원비 걱정 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내용을 담아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현재의 피해구제법상의 피해등급은 가장 심각한 피해사례인 폐이식 피해자조차 최고 등급인 '초고도'로 인정하지 않는 엉터리"라며 "조정위는 이런 엉터리 피해등급을 기준으로 조정안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최 소장은 "평생 병원에 다녀야 할 피해자들이 병원비 걱정 없이 치료받을 수 있어야 하는데 현재의 조정안은 일시급 지급 내용만 담아 사실상 병원비를 보장하지 않는다"며 "한푼이라도 적게 지급하려는 기업들의 입장을 반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해자 단체들은 조정위 측에 1차 수정 요구를 전달했다. 이들은 중증·사망 피해자 지원금 상향과 향후 치료비 전액 실비처리, 경제활동 연령 가중치 반영 등을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기업 및 정부가 제대로 된 책임을 지고, 피해 대책을 마련하라는 뜻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과 시민사회 인사들의 공동 일인시위를 이날부터 진행한다.
피해자·기업·조정위는 곧 3자 회의를 열어 수정 사항을 논의하고 이르면 이달말까지 최종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조정안이 발표되면 조정 대상자의 절반 이상이 조정 개시 시점으로부터 3개월 이내 동의해야 효력이 발생하고, 그렇지 않으면 조정안은 무산된다.
동의가 이뤄지면 피해자는 동의서 수령일로부터 90일 이내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가습기살균제 조정위는 피해자 단체들과 제조·유통 기업들 사이에서 조정을 진행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출범했다.
조정위원장은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이고 김학린 단국대 경영대학원 교수, 문영화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최병환 전 국무조정실 제1차장, 황정화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 조정위원이 조정위원을 맡고 있다.
현재 조정위원회를 통한 조정 참여 의사를 밝힌 피해자 단체는 12개이며, 기업은 9개(옥시레킷벤키저·롯데쇼핑·애경산업·이마트·홈플러스·SK케미칼·SK이노베이션·LG생활건강·GS리테일)다.
bookmania@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2/02/16 09:36 #가습기살균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