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카페
심영희
엊그제 딸이 카톡을 보냈다. 이번 일요일은 근무를 해야하기 때문에 엄마도 다른 약속을 해도 된다는 것이다. 전에는 일요일이 제일 한가한 시간이라고 다른 사람과 약속을 했지만, 딸이 일요일에 쉬기로 한 지난 해 봄부터는 거의 일요일에 아이들과 시간을 보낸다.
그런데 오늘 딸이 직장에 나가면 손자손녀는 허전할 것 같아 전화를 하여 약속을 하고 딸네 아파트 1층에서 만나 치이즈돈까스와 오므라이스로 점심을 먹고 카페는 어디가 좋으냐고 물었더니 손자가 그때 "핑크뮬리"가 만발했던 카페를 가보자고 한다.
그곳을 지나 다른 카페를 가면서도 들어가지 않았던 것은 협소한 주차장이 문제였다. 차 세울 자리가 없어 그냥 지나치고 했는데 오늘은 마침 빈 자리도 두어 군데 있었다. 계절따라 여름인 지금은 "라벤더"가 손님을 맞이 한다. 차를 타고 지나 가면서 보던 것과는 달리 카페 옆으로 수국과 메리골드도 많이 심어져 있고 보랏빛을 내 뿜는 라벤더 밭에는 여름 햇살이 사정 없이 내려 쬔다.
카페 내부는 앉을 자리가 많지 않아 좀 그랬지만 차 한 잔씩 잘 마시고 라벤다 꽃 앞에서 사진도 한장씩 찍었다. 가을을 장식하는 "핑크뮬리" 보다는 못하지만 보랏빛 꽃도 멀리서 보니 예쁘다. 손자손녀도 즐거운 하루였다고 만족해 한다.
집에 와서 내일 민화수업할 준비물을 승용차에 챙겨 넣고 편안한 마음으로 책상 앞에 앉았다. 내일은 민화와 한글 동아리 종강 날이다. 내일 수업이 끝나면 한 달간 방학이니 자유시간이다.
두 형제가 직접 농사 지은 곡식으로 만들었다는 빵입니다. 빵도 곡식 모양을 닮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