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읽었던 책중에서 가장 많은 공감대가 형성되었던 책이었다.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들에 대해 다루고 있다보니 내 상황에 대입시켜보기도 하고 어떻게 하는게 좀 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해보기도 했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다큐멘터리는 어떨지 궁금해졌다. 더욱 명견만리의 다른 시리즈들은 어떤 내용을 다루고 있을지 호기심이 자극되었다.
가장 많은 생각을 했던 소재는 교육분야였다. 최근 치뤄진 수능과 대비되는 프랑스의 수능 '바카로레아'에 관련된 내용이었다. 10일동안 치뤄지는 시험은 단순히 얼마나 많은 지식을 배웠는지가 아닌 스스로에 대해 얼마나 많이 생각하고 고민했는지를 서술하는 시험이다. 시험을 치루는데 있어 많은 돈이 들지만 폐지하지 않고 유지되는 이유는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내용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교육 구조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자율학기제나 학점제 도입과 같이 지식보다는 학생 고유의 재능을 찾고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가 시행되고 있지만 대입을 위해선 수능을 치뤄야한다는 점은 변함이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수능이 바카로레아같이 인생에 대해 고찰해 볼 수 있는 시험으로 바뀌게 된다면 어떨까? 아마 우리나라는 자기계발 서를 추천해주고 인생에 대해 그럴듯한 글을 쓰는 학원들이 생겨날거 같단 생각이 들었다.
더욱 문제인 것은 수능을 치고 대학을 들어오더라도 학문에 대한 발전 없이 고등학교와 비슷하게 지식을 암기하고 공식에 대입해 문제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변함이 없다는 점이다. 대학교 3학년에 되면서 전공과 관련해 심화된 과목들을 많이 듣고 있는데 그와 관련된 것들을 직접 실험해보거나 실습하기보다는 문제를 푸는 스킬만 증가하는 느낌이다 오히려 암기의 양은 고등학교에 비해 더 빡빡해진 것 같다.
진짜 배움이 있는 교육이 실현되려면 학생도 물론이지만 교수님에 대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연구하지 않고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지 않으려는 복지부동의 자세는 어느 분야에 있어서든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두번째로 논쟁이 뜨거웠던 부분은 AI. 즉 인공지능과 관련된 분야였다. '로봇이 인간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뛰어넘을 수 없다는 측의 임장은 로봇이 인간의 감정까지 똑같이 느끼지는 못할 것이다. 라는 주장이었고, 뛰어넘을 수 있다고 한 측의 입장은 딥러닝을 통해 학습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 내 입장은 로봇이 인간을 뛰어넘을 수 없다는 측에 더 가까웠다. 감정을 느끼지는 못해도 데이터가 축적된다면 학습을 통해서 비슷한 느낌을 인지할 순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인간이 순간순간 해내는 직관적인 판단력이나 생각을 해낼 수 있을 것같진 않다. 또, 관계라는 것 자체가 양방향 적이고 선형적인 시스템으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구현해 낼 수 있다고 하더라도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 생각한다.
북토리를 시작한 이례로 가장 활발한 토론이 벌어졌던 것 같다. 그것들 외에도 더치페이나 중국 등과 관련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었다.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생각을 공유한다는 것 자체가 새로운 교류의 장을 여는 것이란 것을 또한번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