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쿼시 동호인들의 실력 구분은 크게 4로 나눕니다. 선수급인 '마스터', 마스터 바로 밑인 '베테랑', 초보티를 벗은 '미니엄', 초심자인 '그린혼' 이렇게 구분을 짓지요.
어느 스쿼시장이나 마찬가지겠지만 회원들의 절대 다수는 그린혼 입니다. 즉, 새내기라는 것입니다. 어느 정도 실력이 되는 사람들이야 미니엄이네 베테랑이네 말하면 대충 알아 듣지만 참 곤란한게 그린혼 입니다.
완전 초보인지 그래도 공은 좀 치는지 스윙과 스텝까지도 좀 되는지 그 격차가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그린혼의 폭이 너무 넓다 보니 회원마다의 실력을 가늠하기가 어렵습니다.
그. 래. 서, 새벽반에서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이 아이디어는 이윤호 고문님이 제안하시고 제가 살을 좀 붙인 그런 형태입니다.
자. 우선 마스터, 베테랑, 미니엄은 그냥 그대로 유지 합니다. 더 나눠 본다한들 실력자들이 몇 없어서 의미도 없습니다.
중요한 건 그린혼을 세분화 한다는 겁니다.
막 라켓을 잡은 사람은 찌끄래기 입니다. 공도 잘 못 맞추고 라켓 쥐는 것도 잘 모르는 그런 분있지요? 스쿼시 강습을 한달 미만 정도 분들이 여기에 해당되겠습니다.
물론 두 달이건, 세 달이건 등록만 했다고 이 단계를 무조건 벗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1주일만에 이 단계를 벗어날 수도 있습니다. 어디 찌끄래기가 함부로 등급을 정하나요? 통상적으로 한 달 강습은 정도의 수준을 벗어나야 찌끄래기를 면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판단은 누가 할까요? 네 본인 스스로 합니다. 누가 정해주지 않습니다. 대신, 강제성 따위 없습니다. 쓸데 없이 본인의 겸손함을 강조하고자 '저는 스쿼시 찌끄래기 입니다' 라고 말씀하시고 다녀도 무방은 합니다. 후폭풍만 본인이 감당하시면 됩니다.
다음 단계인 나부랭이 입니다.
한 달 정도 강습을 받은 실력이 됐다고 느끼신 분들은 '나부랭이'로 승급하게 됩니다. 자동승급, 승급심사 이런거 없습니다. 본인이 스스로를 '스쿼시 나부랭이'라고 칭하시면 됩니다. 한 석달 쯔음이나 그 언저리 기간동안 강습을 받으신 분들이 이에 해당합니다.
체감이 안된다면, 포핸드로 치면 공이 뒷벽 근처까지 나오고, 백핸드로 쳐도 코트 중간 정도까지는 나오는 분들이라 생각하시면 될 듯 하네요. 부정기적으로 포핸드 샷이 뒷벽을 맞추기도 하고 백핸드로 쳐도 뒷벽 근처까지 나오는 분들이 이 정도 될 듯합니다.
게임에 맛을 막 들인 분들일 듯 하며, 데이터 적으로 보면 드라이브 정확도 20% 정도? 뒷벽 맞추는 확률 5% 이상, 백핸드 샷으로 쳐도 라켓으로 공을 맞출 수 있는 확률 80%이상 되시는 분들 되겠습니다.
게임을 치면 좌우로 움직이면 앞뒤로는 못움직이시거나, 뒤쪽에서 공을 쳤는데 티존으로 잘 못가시는 분들, 상대가 드롭을 치면 "어?"하고 가만히 보고 계시는 분들. 드롭 공을 간신히 받아 내더라도 다음 공 대비하러 갈 생각조차 못하시는 분들.. 정도 되겠습니다.
드디어 마지막 '조무래기' 입니다.
조무래기는 초보의 티를 이제 벗어나고자 하는 분들이겠지요. 6개월 이상 강습을 받은 수준일 겁니다.
이 분들은 어느정도 게임이 가능한 분들일 겁니다. 회원 분포 중에 가장 많은 수를 가진 분들이라 생각 되는데요. 이분들의 실력은 '포핸드 샷으로 드라이브를 치면 뒷벽을 맞추는게 아니라 뒷벽맞고 튀어 나올 수 있을 정도', '뒷볏 맞는 공은 보스트로 걷어내야 하지만 아.주.가.끔. 백월샷을 직선으로 빼낼 수 있는 분들'이라 생각 됩니다.
백핸드 드라이브도 좀 치시긴 하지만, 직선으로 뽑아내기는 힘든 분, 백월샷은 간신히 걷어 낼 수 있는 분들, 페이크에는 별다른 방도가 없는 분들, 상대방이 공 치기 전에 미리 움직이시는 분들 정도 될 것 같습니다.
새벽반에서는 이렇게 그린혼을 세분화 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물론 기타 의견으로 '가장 초짜인 수준을 쓰레기로 하자', '출석율 저조한 분들은 뜨내기로 하자', 잘 치고 싶은 분들은 '뽀시래기'로 하자 등의 소수 의견이 있었습니다만,
1. 쓰레기는 인권모독의 여지가 있어서, 2.뜨내기는 드문드분 오는 사람이 없어서, 3. 뽀시래기는 이름이 귀여운 만큼 그 단계에 머무르고자 하는 사람이 있을 듯 하여
모두 기각했습니다.
결국 완전 초보인 '찌끄래기'부터 나부랭이, 조무래기로 순서로 구별 한다가 확정 되었습니다.
또 하나, 조무래기 단계를 벗어났다 스스로를 판단하시는 분들은 원조 조무래기인 기타등등(기- 강대명, 타-연주상, 등-진세현, 등- 정승우)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음을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뭐 대단한 것은 아닙니다. 기타등등 분과 당당히 한게임을 칠 수 있다면 기타등등 급으로 여기시면 됩니다.
ex)"저 기타등등 수준은 될 듯 합니다", "형님은 조무래기 급을 넘어선 것 같습니다. 기타등등 한자리 노려 보시죠" 등으로 활용 가능합니다.
참고로 현재 기- 강대명 회원이 기타등등 수준을 벗어났기에 기 자리가 공석입니다. 순위 결정전을 다시 해야 하는데 이것들이 게으릅니다.
자.. 이제 마지막 입니다. 최종관문이에요. '이윤호를 이겨라' 입니다.
내 실력이 이제 기타등등에서 머무르기엔 너무 올라왔다. 나 게임도 잘 치고 코트 구석구석 잘 다닌다. 가끔 훼이크도 넣는다. 뒷공도 잘 걷어낸다 여기시는 분들을 위해 마련한 관문이 있습니다.
'이윤호를 이겨라' 입니다.
말 그대로 이윤호를 이기면 진정한 그린혼으로 인정해 드립니다. 그리고 이 분은 새내기 대회 어디를 나가도 꿀리지 않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이윤호를 이겨라 관문을 통과 하시면 대회에 대한 갈망도 생길 것이라 여겨집니다.
정리하자면, 찌끄래기, 나부랭이, 조무래기 이 세 단계가 초보자 단계 즉 그린혼 이고요, 기타등등, '이윤호를 이겨라'를 통과하면 진정한 그린혼 되시겠습니다.
새벽반은 이런거 하고 놉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역시~ 글을 잘쓰세요~~ ^^
역쉬~~~ 재미있음...
험난한 여정이 되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