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의 YouthPective 제 61회
청소년에 적대적인 11개의 집단들
본 컬럼의 57회에서 “10대를 보는 관점의 재발견”이라는 글을 통해 미국의 Epstein 박사가 저술한 “The case against adolescence”의 내용을 소개하면서
청소년을 사회문제가 아닌 고유의 긍정적 존재로 보는 관점 전환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이 책의 내용을 좀 더 알아볼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오늘은 이 책에서 강조한 청소년에 적대적인 집단들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Robert Epstein 박사는 특히 청소년의 권익신장에 초점을 맞추면서 청소년기를 인위적으로 확대하려는 것을 유지하는 선도적 역할을 하는” 적대적 집단을 정리한 바 있는데 그 내용이 충격적이다.
그가 말하는 첫번째 적대집단은 정부기관들과 관련된다. 미국의 정부기관, 특히 약물과 비행예방과 관련된 부서의 경우 청소년들 어린아이취급(infantilization)하는 가장 나쁜 적대적 관계자라고 규정했다. 10대들이 폭력적이거나 성적 문제를 갖게 되는 경우, 또는 약물복용으로 문제를 갖게 되면, 우리는 정부가 개입하기를 기대하며, 또 정부는 실제로 단순하면서 반응적이며 제약적인 방법으로 개입한다는 것이다. 이런 사례는 다른 유사한 청소년관련 정부기관에도 마찬가지로 연결된다. 그 결과 역량있는 청소년들의 고용을 제한하고, 재산의 소유와 소송능력, 운전면허취득, 투표권, 혼인권 등의 권리행사를 지연시키거나 제약한다는 것이다.
그가 말하는 두번째 적대집단은 일부 종교단체와 관련한다. 청소년들의 삶에 관한 주제에 대해서는 일부 종교단체들이 상당히 통제적으로 관여한다는 것이다. 종교기관의 특성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부 단체의 경우에는 심지어 성경과도 동떨어진 내용으로 적대적인 관계가 된다는 것이다. 이런 결과 청소년은 역량이 부족하여 도움을 필요로 한다는 신화를 영속화하고 성경에서도 나타나는 청소년들의 중요한 역할에 대해서 침묵하게 한다.
그가 강조하는 세번째 적대적 집단은 미디어(media)들이다. 특히 MTV 같은 것을 보면, 청소년들이 책임감이 없으며 신체적으로만 성장한 아이들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반복적으로 말하는 듯한 프로그램들을 내보낸다는 것이다. MTV는 미국은 물론 전세계에 걸쳐 4억 12백만 가구 이상에 방송되는 지구상에 가장 큰 네트워크이며 환산하면 전세계인구의 1/6에 이르는 시청자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류의 미디어는 청소년들의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자기몰입적이며, 성적으로 과잉적이며, 약물을 복용하고, 어리석고, 무능력한 것으로 보이게 하는데 기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청소년에 적대적인 네번째 집단은 기업과 산업체의 경우와 관련된다. 특히 10대들을 주소비대상으로 기업과 산업체들은 10대 청소년문화에 영향을 끼치는 광고를 중심으로 판매활동을 하고 있다. 화장, 의류, 머리, 립스틱, 염색, 신발, 향수 등 수없이 많은 분야에서 10대 문화를 유지함으로써 이들 기업과 산업체는 년간 2000억달러 이상을 벌어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Epstein 박사가 강조하는 다섯번 째 적대 집단은 정신보건분야이다. 미국의 경우, 정신보건 분야에 40만명 이상 종사하고 있으며 1000억달러 이상의 산업분야로 성장하고 있다. 이 분야의 업무 중 약 70%가 적어도 부분적으로 10대들과 관련한 다는 것이다. 정신보건분야에서는 문제를 일으키는 10대의 행위를 정신보건질환 증후로 규정하거나, 10대들을 성인들의 세계로 통합할 수 있도록 도우기보다는 소위 “치료”를 제공하는 역할을 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가 말하는 여섯번째의 적대집단은 소년사법(juvenile justice) 및 법집행기관이다. 청소년들을 아직도 19세기 때 만들어진 “청소년” 범법자로 체포하고 구금하고 있으며, 기본적인 헌법상의 권리를 박탈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연방 대법원은 2005년에 18세미만 범법자의 경우 사형집행을 금지한다고 판결한 적이 있는데, 이후 모든 법원은 18세 기준을 이성 능력과 성숙의 지표로 삼고 있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청소년에 적대적인 일곱번째 집단으로 사회적 명사들과 선출직 공인들이 있다. 이들은 10대의 구제불능성과 무능력성을 영속화하는데 기여하고 있으며, 10대의 능력과 잠재성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고 보면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힐러리 클린턴(Hillary Clinton), 조지 부시(George W. Bush) 조셉 리버만(Joseph Lieberman) 같은 사람을 예로 들고 있다. 이들의 청소년에 대한 부정적인 말들은 곧잘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심리학자인 안나 프로이트의 경우에도 그녀의 10대 시절을 힘들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경우에는 자녀들 중에 10대를 여러 가지 위험행동으로 보낸 경우가 많이 있으며 이것이 그들의 청소년기에 대한 부정적 이해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언급하고 있다.
Epstein박사가 저술한 “The case against adolescence”에서는 또한 노동조직체를 여덟번째의 적대집단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자격이 있는 청소년들이 취업을 하여 일할 수 있는데도 노동력으로 진입하는 것을 연령상의 이유로 제약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미국의 AFL-CIO 같은 곳에서 연령과 관계 없는 고용이나, 역량 중심의 고용제도를 지지하지않고 있다는 것이다. 노동시장을 청소년에게 개방하지 않는 경향에 대한 지적으로 볼 수 있다.
그가 말하는 아홉번 째의 청소년 적대집단으로 교육제도(education system) 자체를 들고 있다. 청소년들이 배울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 조차도 일정 연령이 되면 학교라는 울타리에 가둔다는 것이다. 능력보다는 연령으로 구분하고, 개별적인 학습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며, 장기적으로 학업을 싫어하도록 하는데 기여한다는 것이다.
이제 청소년의 열 번째 적대집단을 보자. 일부 비정부단체(NGO)들이 적대관계에 있다고 하면서 청소년들의 권익신장과 반대되는 입장을 가진 학부모단체, 이익 단체들을 대표적으로 이러한 예에 속한다는 지적이다. 이들 역시 청소년들을 어린아이 취급하고, 청소년들의 성인사회로의 통합을 저해하고, 검열 강화를 부추키는 등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보는 것이다.
이 책에서 지적한 열 한번째 청소년 적대 집단은 자녀를 가진 대다수 일반 부모들이다. 부모들은 자녀들이 배울 준비가 되어 있던 없던 간에 18세 또는 22세까지 공부를 하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본다. 자녀들의 방을 조사하고, 여러 가지 의료적, 심리적 치료에 대해서도 결정을 하고, 자동차를 사준다는 것을 빌미로 부모들에 협력하도록 강제하는 등의 역할을 한다는 지적이다. 그런 까닭에 우리 자녀들의 역량과 잠재성을 과소평가하고 결과적으로는 10대들과 적대 관계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Epstein 박사가 이상의 열 한가지 집단들을 청소년에 적대적이라고 생각하는 입장은 얼핏보기에는 이해가 잘 되지 않을 수 있다. 아마도 “청소년=문제”로 보는 것과 같은 기존의 통념적 생각과는 다르게 청소년을 보고 이해하는 관점에 대한 이해와 그 필요성을 받아들일 때 보다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의 내용은 단순한 관념적 주장이 아니라 다양한 자료와 사례를 근거로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내용을 서술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설득적이다.
필자는 본 YouthPective칼럼 여러 곳에서 청소년들을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하고 청소년분야의 일을 새롭게 조망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언급된 11가지의 “적대적 집단”들은 이러한 청소년에 대한 전환적 관점의 적용과 확산을 저해하는 입장을 갖고 청소년이슈를 보거나 사회 일반의 청소년에 대한 인식이나 업무활동에 종사하기 쉬운 “적대적 관계자”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청소년을 위한 생각바꾸기가 참으로 어려울 것임을 충분히 짐작해준다. 정부기관에서 부터, 다양한 단체들, 그리고 미디어와 자녀를 가진 일반 부모에 이르기까지 갖고 있는 청소년에 대한 생각과 관념들을 조금이라도 바꾸기 위해서는 무엇부터 어디서 어떻게 해야할 것인지 참으로 막막하지 않을 수 없는 것 같다.
오늘 글의 내용은 물론 미국을 중심으로 한 외국의 사례들을 통해 주장되고 있는 것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어떠한지 같이 한번 생각해 볼 기회를 가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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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의 글이었습니다. 인용할 때는 다음의 출처를 밝혀주십시요. http://cafe.daum.net/ewelfare CJ의 YouthPective 제61 회)
한국시간 2019년 6월 14일 오후 처음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