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저어새 서해안 서식 1.19배 증가
아열대성 푸른아시아실잠자리 파주에도 서식
전 세계 번식 개채군의 90%가 한반도 서해안
충남 서천군 유부도 인근의 한 섬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저어새 91마리가 번식하고 있는 사실을 새로 확인했다.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연구진은 2022년 4월 이곳에서 저어새가 집단으로 번식하는 사실과 함께,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검은머리물떼새, 환경부 보호종인 괭이갈매기 등 다양한 물새들의 번식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곳을 번식지로 택한 저어새들이 서천, 영광 등 인근의 집단번식지에서 분산한 개체들로 추정했다.
여름 철새인 저어새는 몸이 희고 주걱 모양의 검은 부리가 특징이며, 갯벌에서 작은 물고기나 갑각류를 주로 먹는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홍콩, 중국 동남부, 대만 등 동아시아에만 서식하는 종으로 올해 1월 기준으로 전 세계에 6,162마리(월동지 조사 기준 어른새(성조) 및 어린새(유조) 합산)가 살고 있는 것으로 추산(홍콩야조회 주관 전 세계 저어새 동시센서스(’22.1.) 결과)된다.
특히 인천 강화도, 영종도 일대 무인도 등 우리나라 서해안에서 전 세계 저어새의 90% 이상이 번식한다.
저어새는 3월 말부터 7월까지 평균 3개의 알을 낳고, 홍콩, 중국 동남부, 대만, 베트남 등지에서 겨울을 보낸다.
우리나라에서 번식하는 어른 저어새는 2020년 3,096마리(1,548쌍)에서 2021년 3,690마리(1,845쌍)로 1.19배 증가했다.
국내 번식 개체군 중 인천·경기만 일대에 79%인 2,914마리(1,457쌍)가 살고 있으며, 나머지는 서천, 영광 일대 갯벌의 무인도에서 살고 있다.
저어새(Platalea minor)의 몸길이는 75~80㎝, 체중 1.5~2.0㎏으로 동아시아에만 제한적으로 분포하며, 한국 서해안, 중국, 러시아에서 번식하고, 대만, 홍콩, 일본, 중국 동남부, 베트남, 필리핀 등에서 월동한다.
무인도에서 3월말부터 7월까지 번식하며 평균 3개의 알을 낳으며 먹이는 주로 새우, 게, 작은 물고기, 미꾸라지 등이며 갯벌이나 강 하구 일대에서 무리를 지어 생활한다.
위협요인으로 갯벌 매립으로 인한 서식지 감소,너구리 등에 의한 포식과 인간의 방해, 번식 자원 부족으로 인한 경쟁 증가로 수몰장소에도 번식한다.
한국, 대만, 베트남, 홍콩, 일본 등지에서 월동하는 철새로 분포 및 활동 범위가 넓은 야생생물인 저어새의 총 개체수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 저어새 서식지를 각 국의 연구자들이 나누어 맡아 동시에 개체수를 파악하는 ‘동시센서스’ 조사가 필수적이다.
저어새 동시센서스는 1997년에 톰 다머(Tom Dahmer)와 메리 펠로이(Mary L. Felloy)가 주도한 것을 시작으로, 2004년부터 홍콩야조회(Hong Kong Bird Watching Society)의 주최로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으며, 홍콩, 대만, 일본, 중국, 한국, 베트남 등의 연구자들이 협력하여, 매년 1월 국제적 동시센서스 조사를 수행하고 있다.
홍콩야조회(1957년 설립)는 홍콩 및 중국 남부 조류 및 서식지 보전 비정부 환경단체이다. 인천 저어새 공존협의체는 정부기관, 연구기관, 시민단체 등 총 9개기관 및 단체로 구성되어 있다. (국립생태원, 인천광역시, 한강유역환경청, 서울동물원,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 사무국, 한국물새네트워크, 저어새네크워크, 생태교육허브협동조합 물새알, 영종환경연합)
한편, 국립생물자원관이 자연을 관찰하는 시민과학자와 함께 생물다양성 관측을 실시한 결과, 한반도 기후변화로 열대와 아열대 지역에서 주로 서식하던 ‘푸른아시아실잠자리’가 최근 경기도 파주까지 북상했다는 것을 밝혀냈다.
‘푸른아시아실잠자리’는 주로 아프리카, 중동 등에 서식하는 열대 및 아열대성 곤충으로 가슴 옆면과 꼬리의 여덟 번째 마디가 푸른색을 띤다. 2000년대 이전에는 우리나라 남부지역에서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기후변화 생물지표종이다.
‘한국 생물다양성 관측 네트워크’는 기후변화에 따른 생물 종 정보 공유 및 연계성 강화를 목적으로 10대에서부터 70대까지 우리 생물에 관심이 높은 시민들이 참여하는 생물다양성 관찰 모임이다.
이 모임에 참여하는 백여 명의 시민과학자들은 전국 각지에서 최근 5년간 11만 건 이상의 생물종 관찰 결과를 네이처링에 기록하고 공유해왔으며,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자들을 포함한 전문가들이 그 정보를 검증해왔다.
생태환경의 변화를 시민과학자들이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등을 중심으로 면밀히 관찰하고 이 자료를 국가기관이 검증하는 시스템으로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정부와 민간이 공동연구하는 매우 우수한 사례로 이같은 시스템을 좀 더 확산할 필요가 있다.
(환경경영신문 www.ionestop.kr,박남식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