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Fate (2001)
미국의 록씬에서 1970∼80년대에 걸쳐 활화산 같은 절정을 맛본 헤비메탈은
![이덕진](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zm.co.kr%2Fkpop%2Fcover%2FLeeDukJin_NoFate.jpg)
국내에서 사춘기를 맞고 있던 세대들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이 시기의 아이들은 자라서 기타가 주도하는 정형화된 메탈 사운드의 국내 선구자들이 되었다.
그러나 이 음악의 국내 토착화는 쉽지 않았다.
밴드들은 헤어짐과 결합의 부침을 거듭해야 했으며 대부분은
반짝하고 사라져야 했거나 몇몇만이 기타리스트 혹은 보컬리스트로 "메인 스트림"에 명함을 내밀 수 있었다.
하지만 살아 남은 이들도 역시 순수한 록음악의 형태를
유지하기에는 힘이 들었다.
다른 장르를 넘나드는 변신을 감수해야 했으며
성숙에 의해 변화되는 음악을 도모한다기보다는
대부분 타의(他意)에 의해 변해야 하는 상황을 이겨낼 수 없었다.
그런 와중에 대부분은 '성공한 다음에......' 를 꿈꾸며 전의(戰意)를 다졌다.
여기 음악으로 전복(顚覆)을 꿈꾸는 왕자 '테리우스'가 7년 만에 돌아왔다.
세월에 단련된 그의 목소리는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로 가득 차 있고,
음악은 오랜 동안 갈고 닦았던 '하드 록' 의 기조에서 풀어헤친 자신감이 돋보인다.
시간은 그에게 성숙을 주었고 성숙은 내공을 불러왔다.
한 순간도 양보하지 않고 몰아붙이는 저돌성은
'Forever', '너의 눈물 속의 나'와 같은 발라드 곡에서도 그 기가 사라지지 않고 있으며,
솟구치는 샤우트의 마력 속에서 감동을 휘몰아 온다.
이토록 노래를 부르고 싶어서 그 긴 시간을 어떻게 참았을까?
그는 적어도 보컬의 경지에 관해서만큼은 거부할 수 없는 득음(得音)의 향연(饗宴)으로
우리를 초대하고 있다.
음반 속에는 전반적으로 다양한 메탈의 분위기가 녹아 있다.
시계 초침과 함께 시작되는 불안한 아트록의 징후가 느껴지는 'Prologue'를 지나면
오랜만에 들어보는 친숙한 목소리가 성대를 짓누른 허스키함으로 문을 두들기는
'Lay it on the line'과 시공을 뚫는 시원한 “such a life”의 고음이 매력적인 'The way'의
외침이 가슴을 흘러내린다.
뒤이어 대중적 환영을 받을 만한 곡으로, 다른 세상으로 떠난 아버지의 부재(不在)를
절규하는'Forever'가 따르고 몇 해 전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던 스트라토바리우스(Stratovarius)의 'Forever'를 연상시키는 발라드 넘버 'Julie'의 스트링 선율이
주변을 진공상태(眞空狀態)로 만든다.
물론 여기에는 팝 메탈의 달콤한 'Love ain't easy for me', 'You want get in'이
가세하고 있고 자신의 세계를 희망으로 묘사하고 외로운 분투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채찍질하는 'Hypocrite',
록앤롤의 흥취를 북돋아내는 'Playboy'
우리가 흔히 록발라드라고 부르는 '슬픈 기억' 등의 공로도 외면할 수 없다.
이덕진은 이번 앨범에서 거의 전 곡을 만들어 내고 편곡, 프로듀서로서의 역량까지 뽐내며
그간 두문불출하며 이루어낸 수업의 결과물을 훌륭하게 전시해냈으며
전 곡에서 무게감을 더해주는 채경훈의 기타와 프로젝트 밴드 No Fate은
이런 그를 보좌하는 멋진 안장으로 장식되었다.
무엇보다도 이 야인(野人)이 와신상담(臥薪嘗膽)의 고행을 탈출하며
선택한 스타일은 두고두고 기억될 것이다.
이것은 “뜬구름 쫓아다니면서 꿈속에 마냥 있느냐”고
비웃는 이들에게 던지는 카운터 펀치이며
우리 음악계에서 방부제 역할을 해낼 '자기 주장'의 고집스런 표현이기 때문이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blogfiles11.naver.net%2Fdata12%2F2005%2F11%2F6%2F170%2F_--jeffkeith.jpg) |
첫댓글 음...@.@
오빠의 긴 음악생활에대한 짧은 글이지만... 고난이 느껴지는..... 늘~~ 고집대로 열심히 음악하셨음 좋겠어여~~ 힘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