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4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나그네 두 사람이 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가야 할 길은 멀고도 아득했습니다.
목적지까지 가려면 높은 산과 바다와 골짜기도 넘어야 했습니다. 한 나그네가 말했습니다.
“우리가 갈 길은 아직도 멉니다. 그러나 하늘을 바라보면서 가노라면 목적지에 닿을 수 있을 겁니다.”
그러자 다른 나그네가 말했습니다. “길이란 땅에 있습니다. 땅을 보면서 걸어가야 합니다.
하늘을 본다고 길이 보입니까?” 한 나그네가 대답했습니다.
“하늘을 보면 가야 할 방향을 알 수 있습니다. 나는 하늘을 보고 가렵니다.”
그러자 다른 나그네가 대답합니다. “땅을 보아야 길을 찾을 수 있지요. 나는 땅을 보면서 가겠습니다.” 이렇게 두 나그네는 서로 자기 의견만 고집하다가 각자의 길을 가기로 하였습니다.
한 나그네는 부지런히 하늘을 보며 걸었습니다.
하늘의 해와 달이 길을 비추어 주었고, 별들이 반짝이며 가는 길을 안내해 주었습니다.
때로는 눈비가 올 것을 알려 주기도 하고, 바람이 부는 방향도 알려 주었습니다.
나그네는 하늘의 안내를 따라 열심히 길을 갔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하였습니다.
반면 다른 나그네는 땅만 보며 걸었습니다. 길이 없는 숲속을 헤매고 골짜기를 건너 열심히 걸었지만 캄캄한 어둠뿐이었습니다.
몇 날을 걸어도 산도 하나 넘지 못한 채 오던 길만 뱅뱅 돌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우리들은 성소주일을 지내면서 하느님께서 우리들에게 마련하신 길을 생각하며 지금까지 그 길을 어떻게 걸어왔는지를 반성해보았습니다.
지난 우리들의 삶을 되돌아보면, 많은 시간을 힘들고 어려운 삶 속에서 걱정과 한숨 속에서 바쁘게만 지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해결이 되었다고 생각될 때에도, 우리들의 마음은 무엇인가 채워지지 않은 공허함, 무엇인가 부족하고 채워지지 않은 배고픔을 느끼고 지냈던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들이 하늘을 바라보지 않고 땅만을 바라보고 걸어왔기 때문인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들에게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라고 말씀하시며, 우리들이 주님을 통하지 않고서는 진정한 행복, 만족감을 얻지 못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제는 우리의 눈을 들어 참된 길이신 주님을 바라보며 걸어가야 할 것입니다.
또한 우리의 귀를 열어 우리 각자의 이름을 부르시며 행복의 길로 인도해주시는 주님의 음성을 들어야 할 것입니다.
한 주간 여러분들의 귀와 눈이 열려 높은 곳에서부터 들려오는 소리를 듣고 주님이 말씀하시는 길을 걸어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