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나 미
「만종」을 그린 화가 밀레는 젊은 시절 몹시 가난해 싸구려 누드 그림을 그려 겨우 생계를 이었다. 그 무렵 밀레의 가장 가까운 친구는 『에밀』을 쓴 자연철학자 루소였다. 루소는 밀레의 작업실을 둘러보고 안타까워했다. 왜냐하면, 밀레는 그 누구 보다 강한 자존심을 가진 존재였기 때문이다. 이런 친구의 성격을 잘 아는 한 루소는 친구, 밀레를 도와줄 수 없었다.
하루는 루소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밀레의 작업실을 찾아왔다. “기뻐하게! 드디어 자네 그림을 사겠다는 사람을 찾았네! 그림값으로 300프랑을 낸다기에 돈까지 받아왔네. 그림은 내 마음대로 골라서 가져오라 했네.” 루소는 밀레의 그림 중 <접목하는 농부>를 골랐다.
그로부터 몇 년 후, 밀레는 유명 화가가 되어 경제적 어려움이 해결되었다. 어느 날, 밀레가 루소의 집필실을 찾아갔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루소의 방에 <접목하는 농부>가 걸려 있는 게 아닌가! 그제야 밀레는 친구의 우정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김지수 작가는 그의 책 ‘들꽃 이야기’에 이런 말을 했다. “친구란 인디언 말로 내 슬픔을 자기 등에 지고 가는 자라는 뜻이 있다고 한다. 그 숨은 의미를 알게 된 뒤로 나는 누군가를 사귈 때 정말로 그의 슬픔을 내 등에 옮길 수 있을 것인가를 헤아리게 된다”라고 했다. 김 작가는 이 말을 통해 진정한 친구의 의미를 ‘희생’에 두었다.
예수님은 세상에서 제일 좋은 친구를 이렇게 정의하셨다.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릴 수 있는 자’(요 15:13). “목숨”이란 생명이다. 우리의 모든 소유는 육신의 생명에 속해 있다. 만약 우리 각자가 가진 목숨을 버리면 자기의 부유도, 권세, 지위, 명예 그 모든 것들을 동시에 버리는 것이다.
예수님은 버리는 것에 능숙하셨다. 먼저 하늘 보좌를 버렸다. 그리고 자신이 가진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낮고 천한 자와 동고동락하셨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목숨을 단번에 아주 못된 친구들을 위해 십자가 위에 과감히 던지셨다. 이보다 더 좋은 친구가 과연 이 세상 어디에 있겠는가?
현재 볼펜의 대명사로 알려진 모나미 153 볼펜은 1963년 5월 1일에 탄생하였다. 창업 당시 볼펜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도 기술도 없었던 상황에서 탄생한 153 볼펜은 송삼석 회장님이 직접 이름을 붙인 이름이다. 모나미(Mon Ami)는‘나의 친구’되시는 예수님을 가리키는 불어이며, ‘153’은 제자들이 잡은 물고기의 숫자로 주님의 놀라운 은혜를 가리킨다. “시몬 베드로가 올라가서 그물을 육지에 끌어 올리니 가득히 찬 큰 물고기가 백쉰세 마리라” (요21:11). 언제 어디서나 사업이 어떤 어려움에 부닥치든지 나의 친구 되시는 예수님을 모시고 경영하면 ‘153’의 풍성한 결실을 얻을 수 있으며 그것을 주님과 이웃을 위해 사용할 것이라는 의지가 담긴 이름이었다.
이민 생활이 즐거울 때도 있지만 때론 힘들고, 지칠 때도 많을 것이다. 남모를 고통과 배심감 속에 눈물 짓게 하는 일들도 많을 것이다. 다시 고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잦을 것이다. 이러한 고된 이민생활 가운데 믿을 수 있는 유일한 모나미, 예수님을 친구로 삼고 살아 가는 것이 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행복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