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미댁으로 불리워졌다 한다
경북 현풍의 한 구석 이라는데 지금도 그런 지명이 존재 하는지는 알지못한다 뭣 째지게 가난한 빈농에
열두형제 자매중 아홉째로 나신 나의 할머니는 집안의 입 하나 덜고자방년 십육세에 논 서마지기받고 그보다는 형편이 조금 나은 창녕의 농가로 시집 오셨다 한다
신랑은 십사세 개구장이 악동,
우물가 물이고 오고 있으면 물동이에 돌팔매질 하며 까르르 웃던 철부지라 했다
유별난 격동의 시대에 났고, 모진 격랑을 참고 버티며 살다 가셨다
무능한 이조 말년의 수많은 정변과 원치않던 왜인들과의 합병이 있었고 또한, 그들의 무모한 야욕으로 일으킨 대동아 전쟁과 그에 기인한 강제동원과 핍박의 수탈이 있었으며 곧이어 타력에 의한 준비되지 않은식민해방이 있었고, 무질서한 혼돈의 사상적 대립으로 인한, 잔혹하기 그지없는 동족상잔의 전쟁이 있었으며 그 결과는 희뿌옇고 매케한 연기와 잿빛 폐허였다
물론 나의 할머니는 그러한 시대의 흐름을 다 읽어내고 느끼며 알고 살지는 못했지싶다 그저 주어진 운명에 순종하고 적응하며 살다 가셨으리라 영문도 모른체...
어려서는 아버지에 의지하고
젊어서는 남편에 의지하고
늙어서는 자식에 의지하고 살던 위탁의 삶, 타력에 의해 행과 불행이 결정되는 주권없는 삶을 살다 가신것이다
나의 어머니 세대는 또한 어땠을까1960년이 생의 주 무대였을 것이다
허리띠 조아매고 팔 걷어부치고 두눈 부라리며 잘살아 보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던 소위, 산업화 시대의 태동이 열리던 희망의 시대 아니던가
할머니 세대보다는 조금 좋아지긴 했어도 여전히 여성의 사회적 참여와 진출은 꿈조차 꾸기힘든 여건이었다한다 그때까지도 집안의 여식들에게는 배움과 학문의 기회를 주지못했다 넉넉치 못한 경제여건으로 하루 세끼밥 먹기조차도 버겁던 가난을 제대로 벗어나지 못한 시절이었기에...
결혼 적년기에 접어들면 그저 넉넉한 집에 시집가서 아들딸 생산하고 잘 키워내며 배부르고 등 따숩게 살면 잘산 인생이고 시대적 소명을 다하고 사는것이라 여겨지던 시대였고, 모다 큰 불만없이 사신듯 하다
범사에 감사하며...
우리시대는 또 어떠한가 애기 만드는일 말고는 딱히 즐거운일이 없었던 소위, 베이비부머의 시대의 산물들이다 내또래 친구들만 봐도 육형제 칠공주 집들이 부지기수로 많았다 국민학교는 미어터졌고 중학교도 한반에 80 명씩 포개지고 구겨져서 공부놀이 비슷한걸 했었다
골목마다 아이들 웃고 떠드는 소리가 요란했으며 더러는 동네의 신경쇠약한 할머니가 시끄럽다며 물을 뿌리며 쫓아내기도 하셨다
그렇게 성장한 아이들은 공장도 가고 대학도 가고 하면서 일정부분사회적 기여를하면서 결혼도 했다
또한 여성들에게 배움의 기회가 본격적으로 열린 페미니즘의 태동시대 이기도 했다
부산의 조방앞으로 불리워진 지역에서는 수많은 결혼식장이 몰려있었고 하루에도 수백쌍의 신혼을 찍어냈었다
티비도 사고 냉장고도 사고 전축도 사고 그러고 시집가고 장가가고 했었다
결혼하고 애 놓는게 특별한 일도 아니었던 풍요의 시대지만 가족계획이란걸 시작한 세대였고 그 산물이 나의 자식세대다
친구의 여식이 시집 간다기에 예식에 참여했다
부암동 어귀에 있는 궁궐같은 결혼식장이라 보기 좋았다 신부의 구김살 없는 여릿한 풋풋함에서 향긋한 풀내음이 물씬하다 거침없이 밝게 웃는 모습에서 시원한 써니텐 한모금 마신 느낌이다 참 잘 키운 딸이다 싶었다
깎아논 밤톨같이 똘망똘망 하고 씩씩한 사위 역시 밝게웃는 모습이 시원한 환타 한모금의 느낌이었다
참 잘 어울리는 한쌍의 청량음료의 느낌이다
무척이나 심술굳은이 있어 온갖 훼방을 놓더라도 둘은 보란듯이 잘살꺼 같아보인다 아들 딸 놓고 행복히 잘살길 기도한다
아름다운 젊은이들아...
다들 아는 헛소리 접고 현실로 돌아왔다 설흔이 넘도록 장가를 못가고있는 아들 둘이 있고 환갑이 훨신 지나도록 장가도 못가고 있는 홀애비가 비듬가루 뿌리며 궁상떠는 우리집으로,
우천관계로 약속된 등산도 못갔고 급하게 몰아친 한이틀의 한파로 밖에 나가기 싫어 집구석 한귀퉁이에 쪼그려 앉아 술마시며 숨만 쉬고있다 장가 간다며 집나간 큰녀석은 초기에 따문 따문 소식 전하며 한잔씩 하자더니 지금은 감감 무소식이다
한달째 그러구 있다 지나내나 별일없으니 그러려니 하고 지낸다
집에있는 작은 녀석과도 같은식탁에 앉아 겸상해본지 한달 넘었지 싶다 서로가 아침저녁으로 보기는 하지만 유난스런 인사는 없다 멀끔히 보는게 인사다
안죽었으니 꿈직이것지 싶어 유난떨기 싫은거다
잘먹고 잘사는 대한민국의 예쁘고 귀한 딸들은 시집갈 생각이 없다
아쉬울게 없고 간절함도 없다
뭐하러 지보다 모자라 보이는 남자와 결혼해 찌질한 가정사와 진 빠지는 육아에 매달리까 싶은것 이리라
사회적 분위기가 이러니 남자애들도 자신감이 없고 풀이죽어 결혼을 포기하는 지경에 까지 이른다
아들보다는 딸이 중히 대접받는 세상이 되었다
좋은 현상인지 나쁜 현상인지는 몰것다 아는것 없는 내 판단이 중할리없는 세상이니...
작은 녀석에게 애인없냐 물었더니 녀석은 이렇게 답한다
"저야 언제든지 마음만 먹은면"
ㅎㅎ 지랄을 해요 지랄을 ㅋㅋ
스테이크 하나 구웠다 400그람이라 좀 많지 싶었는데 꾸역 꾸역 입안을로 밀어넣었다
마음의 배가 고팠던가 보다
어찌할꼬 먹어도 먹어도 배고픈 정신적 허기를...
첫댓글 요즘 결혼 적령기가. 따로 있진 않더군요
딩크족
캥거루족
체크족
요즘 아이들이 제일 행복한것 같아요
삶의무게가. 자기중심 이잖아요
우린?.
부모에게 마지막효도하고
자식들에겐. 배척당하는 세대여요
참. 슬프답니다
시대를 잘 타고나는것도 지 복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