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9일((수)
올해 농사계획을 마무리했다.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부담도 많이 된다. 줄어든 회원 덕에 오히려 마음 편하게 변화에 임할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하다. 파종 시기가 뒤로 늦춰진 탓에 작업이 몰린다. 기록이 중요할 것인데 잘 할수 있을지 의문이다.
2월 23일(일)
1. 겨울에 모아놓은 오줌이 너무 많다. 모을 통을 하나 더 사느니 밭에 미리 뿌리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올해 가지과와 박과 그리고 야콘을 심을 이랑을 먼저 떠올린다. 오늘 아침 처음으로 밭에 올라 한 바퀴 둘러봤다. 다행히 논란에는 돼지가 드나든 흔적이 없다. 마늘 이랑이 건재하다. 그늘에 있어 얼음이 덮인 밭의 오줌통 2개를 햇빛이 비치는 곳으로 옮겼다. 가지과 작물을 심을 자리 위쪽 10cm정도에 팩을 꼽았다. 홍고추 안이랑에서 노란 팩이 모자란다. 철물점에서 쇠로 된 작은 팩을 100개 샀다. 내일 마저 꼽기로 한다.
2. 딸기 고랑에 볏짚을 깔았다. 양손 가득 집어 깔고 이삭쪽으로 30cm 겹쳐서 이어 깔았다. 고랑에도 딸기의 런너가 퍼져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평호미로 가볍게 고랑을 긁어 흙과 마른 풀을 양쪽 두둑으로 퍼올렸다. 두둑 위의 딸기는 부분 부분 녹색 잎이 보이면서 마른 풀이 덮인 듯이 보인다.
3. 오이와 함께 심을 수박 두둑에도 볏짚을 까는 중이다. 딸기처럼 양손 가득 볏짚을 집어 2/3는 심을 바깥쪽 두둑 끝에서 이삭 방향이 안쪽으로 되도록 펴고 나머지 1/3은 두둑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겹쳐 깔았다. 폭 30cm로 일단 깔고 오이와 배추를 심을 때 다시 만지면서 심는다.
2월 24일(월)
어제 처음 밭에 가서 일한 덕에 온몸이 근육통에 걸린 듯하다. 오늘 하루 더 일하고 내일 종일 비가 온다니 쉬면, 일정 좋네. 나홀로 시농제를 했다. 작년부터 목에 걸어온 염주를 풀어 길밭, 논란, 논국과 논죽에 던지고 예를 갖추었다. 나머지는 사과숲정원과 표고에 던진다.
오늘 오전 고추이랑에 어제 새로 사온 팩을 꼽았다. 실제 정식할 자리를 살펴 팩을 꼽다보니 포기수가 계획과 조금 다르게 되었다. 길6북 피망 12에서 13포기로, 길9-3 풋고추 5에서 6포기로, 길9-5 풋고추도 7에서 8포기로. 길3안-2 홍고추 7에서 8포기로, 길3안-3 홍고추 7에서 8포기로. 길3안-4는 계획했던 홍고추보다는 그늘을 좋아하는 다년생 채소를 심기로 했다. 길4안-2 홍고추는 6에서 8포기로 변경한다.
어제 다하지 못한 수박이랑의 볏짚깔기를 마치고 쇠파이프로 볏짚을 눌러 놓았다. 내일 비를 맞고 나면 볏짚이 많이 가라앉을 것이니.
올 농사계획에는 포함하지 못한 다년생 채소 도입을 위해 길밭 입구이랑의 사이즈를 다시 쟀다. 작년 가을 이랑 개조때 부분적으로 변경되었기 때문이다. 다년생채소는 고정이랑을 차지하는 것이므로 길밭 입구이랑에 건조한 것을 좋아하는 채소를, 안이랑에는 습하고 그늘진 것을 좋아하는 채소를, 논란을 포함하여 별도의 조건을 고려하고 또 이랑 중간에 고정적으로 심을 것을 생각해 본다.
어제 오늘 표시한 가지과, 박과(오이, 애호박) 정식자리에 오줌물을 부었다. 논란2번 감자 심을 이랑은 두둑 위의 풀을 흔들어 쓰다듬어 한번 정리하고 정식자리를 표시하여 뿌리는 대신 반을 나누어 줄줄이 뿌렸다. 못쓰게 된 물조루 1통씩 한줄에 뿌렸다. 모두 5줄. 작년 가을 올려다 놓은 오줌물은 두껍게 얼음이 얼어 어제 하루 녹여 힘들게 얼음덩이를 꺼내어 길밭2번북입구이랑에 올려놓았다. 녹아 스미겠지.
2월 26일(수)
어제는 새벽부터 거의 종일 비가 왔다. 20~30mm정도. 계획한 대로 오줌물을 밭에 뿌리고 하루를 쉬니 기분이 좋았다.
오늘부터는 사과숲정원 작업을 시작한다. 작년에 심은 작은 나무들을 확인하고 사과나무는 눈에 띄게 겹치는 가지들만 우선 자르기로 한다. 묘목들을 정리한 후 두 번째 돌면서 사과나무의 가지를 세세히 정리하기로 한다. 일단 장1번에서 시작했다. 가장 우려했던 남쪽으로부터 사과나무 1, 2번 사이에 심은 라즈베리(식재 당시 가장 작았다)는 ZZ로 반이나 살아남았다. 3주. 보리수는 모두 살아있고 왜성체리는 가장 북쪽의 홍마노의 상태가 불확실하다. 사과나무를 3주 지나 대추나무 살아있고 포포나무는 죽었다. 묘목 주변 테두리 안의 풀을 정리하고 테두리의 모양을 다시 잡고나서 주변의 풀을 베어 테두리 위에 깔았다. 접목자리가 있는 것은 접목자리가 흙에 묻히지 않게 하고 접목자리가 없는 것은 2~3cm 북을 주었다. 내일은 단1~3번이랑부터 정리한다.
아시아종묘의 1차 주문 씨앗들이 도착했다. 오늘 다년생 파드득나물과 콜라드를 더 주문했다. 심폴 갯배추, 모야모 시베리아 골담초, 꽃씨몰 러비지를 주문했다. 어제 정리한 결과 다년생 도입작물은 파드득나물/콜라드/갯배추/러비지/소렐 5종을 3가지씩 한 이랑에 심는다. 안이랑의 홍고추를 줄이고 안이랑을 다년생 고정이랑으로 한다.
길밭 육묘장 근처 낮은 곳에 온도계 3개를 설치했다. 내일부터 최저기온을 기록한다. 육묘장의 위치를 실제 확인한 결과 일부는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 오전에 그늘이 지는 지역이 있다.
표고버섯이 꽤 많이 나오기 시작한다. 약 1주 후에는 수확을 해야할 듯하다.
오늘 저녁 길밭에 퍼머컬쳐를 적용하는 것과 사과나무 길드 조성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