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는 쓴 것을 먹어 몸속을 청소한다
연산군이나 광해군 같은 폭군 임금들이
차갑고 단것만 많이 먹다 보니 화가 나고 성질이 난폭해지며
그럴수록 속에 열이 올라오니 더 찬 것을 찾게 돼서
취생몽사(醉生夢死)하게 되는 것이다.
술주정을 하는 사람이나 술중독인 사람은 다 배가 차다.
그런데 술은 얼려야 맛있다.
맥주는 얼려야 맛이 난다.
모든 청량음료는 차가워야 맛이 있다.
단맛 성분이 차가워야 응축되기 때문이다.
단맛이 응축되었을 때 혀의 미뢰에서 단맛을 잘 느끼기 때문이다.
당분이 들어 있는 모든 음식은 얼려야 맛이 난다.
수박도 얼려야 맛있고 아이스크림도 얼려야 맛있다.
아이스크림 녹은 것은 아무도 안 먹는다.
이처럼 차가운 것을 먹으니 몸 안에서 제대로 연소될 리 없다.
당뇨병 환자는 쓴 것과 신 것을 잘 먹지 못한다.
생강과 시어 꼬부라진 김치를 잘 먹지 못하면
당뇨 환자라고 볼 수 있다.
당뇨병 환자가 신 것을 먹으면 구역질이 나고 토하게 된다.
당뇨병 환자가 생강을 먹으면 목이 마르고 가슴이 답답해진다.
당뇨병은 단백질과 당분이 소변으로 빠져 나오는 병이다.
간에서 단백질과 당분이 있어야
그것을 원료로 해서 세포를 만들 수 있는데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아 세포들이 생산작용을 하지 못한다.
간이 차가워져서 신진대사 활동을 하지 못해
음식물 영양분을 재활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빈혈이 생기고 허기가 지고 목이 마르는 증상이 생긴다.
영양분 대사는 이루어지지 않고 몸에 독은 가득 차게 되니
세포가 썩고 혈관이 굳어서 눈이 망가지고 콩팥이 망가지고
염증이 생기면 낫지 않고 썩게 되는 것이다.
몸 안에 독이 쌓이면 간이 제일 괴로워한다.
간이 제대로 활동하지 못하면 몸이 몹시 피곤해진다.
혈액이 탁해지고 혈압도 올랐다가 내렸다가 하고 면역력이 떨어진다.
간에 탈이 나면 입맛이 없어진다.
입맛이 없으면 흔히 입이 쓰다고 한다.
입이 쓸 때에는 쓴 것을 먹는 것이 좋다.
혓바닥 위에 있는 미뢰(味雷)에서
음식의 맛을 식별하는 능력을 잃게 되는 것이다.
혀의 양옆에서 신맛을 느끼고 혀끝에서는 단맛을 느끼며
혓바닥의 5시 방향과 7시 방향에서는
짠맛을 느끼고 혀의 뿌리 부분에서는 쓴맛을 느낀다.
요즘 사람들은 쓴 것을 먹지 않는다.
달콤한 음식만 좋아한다.
그래서 병이 많다.
단것을 많이 먹어서 당뇨병이 오고 쓴 것을 안 먹어서 심장병이 온다.
달콤한 것을 많이 먹어서 생긴 병은 쓴 것을 먹어야 고칠 수 있다.
쓴맛은 아래로 끌어내리는 작용이 있다.
그래서 변비약은 맛이 쓰다. 쓴 것은 열을 내린다.
화가 났을 때 쓴 것을 먹으면 진정된다.
그래서 심장약은 대개 맛이 쓰다.
당뇨병은 쓴 것을 안 먹어서 생긴 병이다.
당뇨병은 쓴맛이 강한 음식으로 고칠 수 있다.
옛말에 좋은 약은 입에는 쓰지만 몸에는 이롭다고 했다.
고들빼기김치 한 가지만
열심히 먹어도 당뇨병은 감기보다도 쉽게 낫는다.
감기는 약을 먹으나 안 먹으나 일주일이면
낫지만 당뇨병은 쓰고 신 것을 한 5년 작정하고 먹으면 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