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만남의 색과 맛을 생각한다.
오월에 피는 우리집 아카시아는 그 사람의 입술처럼 침묵한다.
은은하면서도 코끝을 시큰하게하는 아련함, 한참 처다보노라면 눈물이 왈칵 솟아난다.
그 사람의 음성처럼 가깝고도 먼 붉은 아카시아를 심은지 5년만에
나의 뜰은 붉은 향기로 가득하다. 착한 와인 빛깔이다.
어느 사람은 당신은 누구를 사랑해 본 일이 있느냐 묻는다.
차가운 인상 때문에 묻는 질문일 게다.
막연한 질문에 막연한 표정이 좋을 듯하다.
그런 질문을 받을 때는 아무 소리하지 않고 멍청한 표정으로 하늘을 바라본다.
멍청한 표정을 짖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순간인지 아는 사람은 흔치 않다.
올해도 아카시아가꽃이 소리없이 녹음 속으로 쓰러진다.
사랑하는 사람의 손금 위에 내 손금을 포개 보듯
조심스럽게 마음의 문을 닫아야 한다.
그 사람은 아직 깊은 벽 속에 갇혀 있으니
나 또한 벽 속에 갇혀야 될 것만 같다.
어디 내 손을 잡아 주는 사람은 없는지?
![](https://t1.daumcdn.net/cfile/cafe/0352444151A352D10D)
![](https://t1.daumcdn.net/cfile/cafe/0153624151A352DD0B)
첫댓글 붉은 아카시아 꽃은 흔치 않치요
그 흔히 않은 꽃 같이 특별한 사랑은 흔치 않습니다.
5월의 하늘아래 짙은 향기로 말을 하다 붉은 피를 흘리며 스러지는 아카시아는
시인의 마음과 같은 것 같습니다.
붉은 아카시아 처음 봅니다. 그 향기가 와인향 같다는 선생님의 말씀에 보지도 못하고 반쯤 뿅갔습니다. 사진으로만 보는 아카시아 확인해보고 그 향기에 취해 보고 싶어 집니다. 감사합니다.
글을 읽으니 시원한 막걸리를 하고 싶은 생각이 앞섭니다.
붉은 아카시아 꽃그늘 아래서 누구랑 마주 앉아도 좋고, 아니면 혼자인들 어떻겠습니까?
푸른 하늘을 멍청히 봐라 보면서... 아니면 가슴속 그 사람을 찾아내어 마셔도 좋을듯 합니다.
싱그러운 유월의 뉘앙스라 할까요? ^^
아카시아꽃은 백색, 요염한 여인의 입술색(와인빛), 노란색, 초록색 보통 네가지지요. 흔치 않게 보라빛도 있다는 데 나는 아직 만나질 못했습니다.
필요하시면 가을 혹은 봄에 분양 받아 가세요.
단, 마음이 착하지 못한 사람집에서는 번식이 안되나 가난한 마음이지만 마음을 나눠 줄 수 있는 사람 집에서는 무섭게 번식함을 유의 하세요. 붉은 빛과 노란빛은 자신의 마음이 착한지 아니면 그렇지 못한지를 판단해 주는 바로미터입니다.
그런 무서운 비밀이 숨겨져 있었네요. 겁이나요. 분양받기가......
벽 속에 남녀가 같힌다면 일은 크게 벌어질 듯 ㅎㅎㅎㅎ 후 편을 기다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