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숭산(德崇山 495.2m)은 수덕산(修德山)이라고도 불리며, 차령산맥 줄기로 높지는 않으나 힘찬 산세를 지니고 있다. 울창한 숲 뒤로 아름다운 계곡과 사람 두개골이나 노적가리, 사나운 짐승의 입 벌린 형상 등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줄지어 서 있고, 정상에 오르면 안면도와 서해가 한 폭의 그림처럼 한 눈에 쏘옥 들어온다. 이렇듯 경관이 빼어나 예로부터 호서(湖西)의 금강산이라 불려 왔고, 기슭에 수덕사(修德寺)를 품고 있다.
수덕사는 계룡산의 동학사, 청도 운문사에 견주는 비구니들의 도량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유서 깊은 사찰로 599년 백제의 지명법사가 세운뒤 원효대사가 다시 지었다고 전해지며 국보 제49호로 지정된 수덕사 대웅전은 1308년(고려 충렬왕 34 년)에 건립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 조건물로서 국보 제49호로 지정되어 있다.
산 전체에 숲이 울창하고 멋이 있는 노송을 어디서나 볼 수 있다. 숲에 둘러싸인 산 한가운데의 골짜기는 바위로 되어 있으며, 깊고 가팔라 낮에도 해를 보기 어렵다. 이 경관이 좋은 덕숭산 남면 일대는 거의가 수덕사 경내로 산 여기저기에 정혜사, 정월사, 금선대, 향운각, 소림초당, 비구니 암자인 견성암, 환희대, 그리고 만월당, 선수암, 운수암, 극락암, 만공탑, 관음보살상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수덕사 사천왕문 안에 들어서서 왼편 언덕에 있는 견성암으로 올라갔다. 일엽 스님이 계셨었다는 이 비구니 암자는 예전과는 사뭇 달라 규모도 커져 있었고 조경도 잘 되어 있었다. 특히 뜰에서의 조망이 좋았다. 견성암에서 나와 포장길을 따라 위로 위로 올라갔다. 찻길은 향적당까지 이어졌다. 높은 석축 위에 세워진 향적당도 선원인 듯 조용했다.
정혜사으로 가는 길은 향적당 별채인 진영당 오른편 아래에서 이어졌다. 향적당을 나서면 바로 천연 돌다리 아래를 지난다. 높이가 2m쯤 되는 굽은 다리가 마치 사람이 다듬어 올려놓은 것 같다. 다리가 아니라 대문 위의 대들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돌다리를 지나 숲길을 더 나아가면 정혜사 아래에서 수덕사 본전에서 골짜기를 따라 올라온 길과 만난다.
정혜사 앞을 지나지만 대문은 굳게 잠겨 있었고 조용했다. 정혜사를 지나면 얼마지 않아 산등성이에 오르게 된다. 산등성이엔 대포처럼 비스듬히 하늘로 솟은 바위와 거북처럼 생긴 큰 바위 등을 볼 수 있다. 이것들은 숲 위로 솟아 있어서 그 위에 서면 산 사이로 홍성이 보이고 오서산과 백월산, 남당리 바다도 보인다.
정혜사를 거치지 않고 만공탑에서 올라온 길과 만나고 얼마지 않아 고스락에 올라서게 된다. 고스락은 꽤 넓고 조망도 좋지만 남쪽 용봉산쪽은 나무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내려갈 때는 정혜사를 거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올라올 때는 몰랐으나 정혜사쪽 길을 가시철망으로 막아 놓았기 때문이다.
정혜사를 거치지 않는 길은 정혜사 바로 아래에서 향적암을 거쳐 돌다리를 지나 올라온 길과 수덕사에서 올라온 길, 그리고 정혜사쪽 길과 만나는 사거리다. 이 사거리에서 조금만 내려가면 공 모양의 둥근 돌을 팔각기둥 셋이 떠받치고 있는 만공사리탑을 보게 된다. 만공월면(滿空月面)과 삼보(三寶) 및 팔정도(八正道)를 나타내는 현대적인 이 사리탑이 60여 년 전에 만들어졌고, 한글로 써 있음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만공탑을 지나 가파르게 돌계단을 내려가면 이번엔 관음보살상이 나타난다. 만공 스님이 1924년 천연암석에 조성한 관음보살상이다. 개울 건너 절벽 위에 향운각이 있지만 문은 굳게 잠겨 있다. 그 다음에는 유명한 소림초당이다. 바위벼랑 위에 제비집처럼 지은 이 초당도 역시 만공선사가 1925년 터를 잡고 손수 설계하여 지은 집으로, 선사는 평생 이 초당에서 지냈다 한다. 폭포를 이루고 있는 개울 건너에서 나무 사이로 초당을 볼 수 있다.
개울에서 옆문으로 수덕사 경내로 들어가 관음바위를 지나 국보인 대웅전을 둘러보았다. 대웅전 양편의 배흘림 기둥은 언제 보아도 신기하다. 우리는 넓은 뜰을 지나 황하정 누각 아래를 지나고 사천왕문 금강문을 지나 절 밖으로 나온 다음 바로 옆에 있는 수덕여관에도 들러 고암이 새긴 암각화를 보는 것으로 덕숭산 산행을 마쳤다.
※ 산행코스
• 수덕사→정상→정혜사→견성암→수덕사(4.9km, 2시간 40분)
• 수덕사→정혜사→정상→한치고개(5km, 2시간)
• 수덕사 금강문→사천왕문→견성암→향적당→돌문→정혜암 갈림길→정상(약 1시간 30분)
• 수덕사 금강문→사천왕문→황화정루→대웅전→관음바위→관음불상→만공탑→정혜암 갈림길→정상(약 1시간 30분)
※ 교통정보
• 덕숭산 접근 거점은 덕산(예산군 덕산면 읍내리,덕산면 소재지)이다. 덕산에서 홍성으로 가는 40번 국도를 타고 매헌 윤봉길 의사의 사당인 충의사 앞을 지나 첫 고개를 넘으면 바로 덕숭산과 수덕사의 들머리가 있다. 예산 또는 덕산에서 군내버스가 수덕사를 드나든다.
• 서울→예산 남부시외버스터미널(서초동)에서 1일 8회(07:00~19:05) 운행. 요금 6,700원. 2시간20분 소요.
• 천안→예산 종합터미널에서 30분 간격(06:35~20:15)으로 운행하는 대천행 이용. 요금 예산 3,900원, 홍성 5,800원.
• 대전→예산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1일 30회((06:51~19:03) 운행. 요금 8,600원. 2시간 소요.
• 예산→덕산 삽교 경유 20분 간격(06:25~19:00)으로 운행. 요금 1,500원. 50분 소요.
• 덕산→예산 1일 23회(07:30~20:35) 운행. 예산교통 덕산 정류소 041-337-4306.
• 덕산→용봉사 용봉초교 1일 9회(07:05, 09:05, 10:30, 11:30, 13:10, 15:00, 16:05, 17:40, 20:00) 운행하는 홍성행 버스 이용. 용봉초교는 용봉사 입구를 지난 봉신교에서 하차. 이곳에서 홍성에서 용봉초교로 운행하는 버스를 기다리거나 약 1.5km 걷는다.
• 홍성→덕산 1일 9회(06:40, 08:40, 09:50, 11:40, 12:40, 14:20, 15:40, 18:00, 19:30) 운행. 이 버스편으로 용봉초교 입구, 또는 용봉사 입구 하차. 홍주여객 안내전화 041-632-1371.
• 서해안고속도로 송악 나들목(당진 나들목)→합덕→고덕→덕산에 이르면 된다. 또는 서해안고속도로 해미 나들목에서 45번 국도를 타고 덕산으로 간다(20km. 15분 소요). 해미 방면 한서대학 입구 앞에서 최근 직선화된 도로가 삼준산과 가야산 사이 해미고개 아래로 뚫린 해미터널과 덕산터널을 통과하기 때문에 주행시간이 더 빨라졌다. 경부고속도로 방면은 천안 나들목→아산시 방면 21번 국도→예산→45번 국도 이용, 덕산에 이르면 된다.
• 덕산온천관광호텔이나 세심천온천호텔 주차장(무료)에 주차한 다음, 용봉사 입구나 용봉초교까지 택시를 이용하면 된다. 덕산(온천장)에서 용봉사 입구 10,000원, 용봉초교 앞 15,000원. 덕산 개인택시 전화 041-337-1818, 338-1818. 승객에게 친절하고 덕산 관광정보도 알려주는 이진동씨 개인택시 011-431-5819. • 홍성 홍주택시 041-633-4188. 홍성 한광콜택시 633-8812~3.
출처: http://mtno1.tistory.com/21 [아름다운 산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