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 신정동 태화교 남쪽 서편의 태화강 연변, 은월봉 아래편을 장춘오(藏春塢)라고 한다.
이곳을 감출’장’(藏)자 봄’춘’(春) 마을’오’(塢)자로 봄을 감춘 마을이라는 뜻이라 불리웠다.
추운 겨울에도 여기만큼은 아늑하고 햇살 밝어서 풀들이 파랗게 돋아 있고 꽃들이 피고 있으니 겨울인줄을 모르고 마치 봄철인양 착각을 일으키게 하였다 하니, 이곳은 제철에 온 봄을 감춰 뒀다가 겨울이 와서 자라시키는 곳이라 하여 장춘오라고 이름 붙였다.
장춘오(藏春塢)는 권근(權近)의 태화루기문(太和樓記文)에 기록이 나타나고 있다.
「고을 서쪽에 수리 되는 곳에 큰 내가 남쪽으로 흐르다가 동으로 꺾이어 바다로 들어간다. 그 내(川)가 동으로 꺾이는 곳에 물이 더욱 넓고 깊으니 이곳을 황룡연(黃龍淵)이라 한다. 그 북쪽에 들언덕이 깎은 듯이 있고 물이 다시 남으로 구부러지고 동으로 도는 곳에 산(隱月峯)이 높다랗게 있어 물 남쪽에 버티고 썼는데 이름있는 꽃과 이상한 풀, 해죽(海竹)과 산다(山茶)가 겨울에도 무성하여 이를 장춘오(藏春塢)라고 한다」
이러한 태화루기(太和樓記)의 내용을 미루어 본다면 장춘오(藏春塢)라 하는 말은 겨울에도 봄을 감추어 있는 언덕이라는 것이 된다. 한편 옛 선인들은 태화루에 올라앉아 건녀편 장춘오(藏春塢)를 바라보면서 그 아름다움을 음미 하는 노래를 수 없이 남겨놓았다.
다음은 울산8영(詠)의 하나로 내려오는 장춘오에 관련된 시조를 읊어 본다.
藏 春 塢
설곡(雪谷) 정 포(鄭誧)
소나기 봄을 몰아가니 모든 꽃들 땅을 쓸어 없어졌네.
그래도 봄은 이곳에 머루려는가 붉고 흰 꽃잎 산 모틍이에 가득하네.
물을 격해 노래소리 멀어지고 배를 연해 술맛 부드러워라.
누가 태수더러 풍류없다 말했는가 술 취하니 예쁜 계집 붓들가 시기 하네.
가정(稼亭) 이 곡(李穀)
이곳에 꽃이 많더냐 적더냐 그대 집에 술이 있느지 없는지.
인간의 붉은 얼굴도 머물러두지 못하는데 일찍이 친정 모퉁이 보았는가.
세상 일은 머리가 장차 희려하고 남은 생애는 혀가 부드럽지 못하네.
술병차고 날마다 시내를 건너가니 지팽이 짚은 몸 붙들것도 없어라.
<자료출처>
「지명」, 『울산지명사』(울산문화원), 1986. 103~104쪽
첫댓글 사진을 보니
태화강에 우뚝솟은 마천루가 이제 울산의 랜드마크가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저 건물을 농담삼아 하는 말이 있습니다.
'로보트 태권V'가 사는 곳이라고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