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포의 새벽 편지-442
천자문059
동봉
0221빌 허虛
0222집 당堂
0223익힐 습習
0224들을 청聽
"낮 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
생명의 역사는 봄View에 앞서
들음Hraring의 역사요
듣기 훈련Ear training의 역사입니다
아빠는 태중의 아기에게 말을 건넵니다
"아가야, 우리 소중한 아가야!"
"건강하게 예쁘게 자라라.!
"우리 보석, 우리 아기, 곧 만나자."
엄마도 자신의 배를 만지며 얘기합니다
"아가야! 방금 아빠 말씀 들었지?
우리 아기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해 울 아가."
"울 아가. 많이 많이 사랑해."
한 마리 개구리가 울기 시작하자
여기저기서 울어제킵니다
고래실 논에서
연못에서 웅덩이에서
알을 낳기 위해 애틋하게 부르고
짝짓기가 끝나고 나면
알을 지키기 위한 영역을 알립니다
아닙니다
그게 아닙니다
알에서 곧 깨어날 어린 올챙이들에게는
엄마 아빠의 기도가 필요합니다
부부 개구리는 경을 욉니다
어엿한 생명으로 잘 부화하라고
현미경으로나 볼 수 있을 작은 생명들이
독경소리를 들으며 꼼지락댑니다
개구리로 성장한 다음
올챙이 적 생각을 못한다고 하는데
전혀 그렇지가 않습니다
올챙이일 때 엄마 아빠로부터
익히 들어온 독경 소리를
개구리들은 정확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한 소절 한 소절 경을 욀 때
기억한대로 그대로 풀어냅니다
어디서 어떻게 소리를 높이고
어디서 어떻게 음색을 늘일지
어디서는 빠르게 외고
어디서는 여리게 외어야 하는지
정확하게 기억해Remember냅니다
그리하여 다시 태어날
저들의 제2세 올챙이들에게
고스란히 대물림으로 물려줄 것입니다
올챙이가 알에서 부화하면서
보름 뒤 뒷다리가 나오고
다시 열흘이 지나면 앞다리가 나옵니다
그러면 꼬리는 언제쯤 없어지나요
앞다리가 나온지 3주 뒤 꼬리가 없어지고
없어지는 기간은 사나흘 정도입니다
다시 말해 올챙이가 알에서 부화하고
성체 개구리가 되기까지는
대략 두 달 안팎입니다
올챙이와 개구리는 완벽하게 다르지요
이는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난자를 만나러 가는 정자에게는
올챙이보다 더 긴 꼬리가 있습니다
이 긴 정자 꼬리가
난자를 만나 수정이 되면서
곧바로 없어지지요
그리고는 애기집子宮에 착상합니다
이 애기집은 여성만이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남자를 맨Man이라 하는데 비해
여자는 자궁이란 움Womb을 덧붙여
우먼Woman이 됩니다
실제 움맨Wombman이 맞겠지만
중간의 mb 2자가 탈락하고
결국에는 우먼Woman이 되었습니다
서양에서는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유명한 속담이 있습니다
우리말 '검은 머리 파뿌리가 되도록'보다
더 철학적인 뜻을 담고 있습니다
애기집의 뜻을 담은 요람Womb과
무덤을 뜻하는 툼Tomb이
캐피탈Capital 문자 W와 T만 다를 뿐
다음 글자들은 다 동일합니다
이게 무슨 뜻이겠습니까
태어나기 전의 모태母胎 자궁Womb과
죽은 뒤 잠드는 곳 무덤Tomb이
하나로 이어지는 순환의 법칙입니다
이들 세계를 이해하고 나면
우리가 천자문을 통해 한문을 익히고
그 한문 속에 담긴 인간의 삶과
인간의 깊이있는 철학과
인간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고 있지만
영어 속에 담긴 철학과 사조도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동양과 서양 예와 이제를 막론하고
인간은 언어를 구사하면서 살아왔습니다
이를 기호로 만든 것이 문자입니다
따라서 문자 이전에 말이 있었고
그 말이 제대로 전해지기 위해서는
소리의 구별이 반드시 필요했습니다
소리가 전해지기 위해 필요한 게
소리의 3가지 구성 요소라 했습니다
어제도 언급했듯이 소리가 전해지려면
음파가 부딪힐 매질이 필요합니다
언어에는 방정식이 있습니다
말의 이큐에이션Equation입니다
그런데 이왕이면 사랑 방정식이 좋겠네요
그런데 정작 내가 하고픈 얘기는
이들 사랑 방정식에 숨겨진 비밀입니다
아기는 엄마를 본 적이 없습니다
아빠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엄마 아빠 목소리는 기억합니다
엄마의 배에 귀를 기울이며 속삭였던
아빠의 사랑이 담긴 목소리와
엄마가 손으로 배를 쓰다듬으며
사랑한다고 했던 그 목소리만큼은
정확하게 기억합니다
그런데 나나 여러분은
태내에서의 아빠 엄마 목소리를
제대로 기억해내지 못하고 있지요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소위 백화점 효과 때문입니다
구멍가게에서는 물건이 몇 개 안 되기에
새로 기억할 게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백화점은 그야말로 백화점입니다
온갖百 물건化들이 모인 곳店입니다
그래서 영어가 재미있습니다
데파트멘드 스토어Department Store에서
데파트Depart가 떠남이고 작별입니다
그 동안 이게 가장 좋다고 보았는데
더 좋은 제품을 보면서 잊어버립니다
다시 말해 앞 생각과의 작별입니다
아함 방등이 최고 가르침인 줄 알았는데
법화 열반 화엄의 가르침을 만나면서
생각의 전환이 오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엄마 태내에 있을 때 들은
엄마 아빠의 사랑스런 말들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태어나 많은 사건들을 접하면서
태내 생활 때 들음과 작별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 그게 백화점 효과라고 한다면
태내에 있을 때 들려 준
사랑이 담긴 엄마 아빠의 목소리가
별볼일 없었다는 얘기가 아니겠느냐고요
비유는 어디까지나 비유일 뿐
비유가 실제 그 자체일 수는 없습니다
아무튼 개구리는 올챙이 적에 들은
엄마 아빠 사랑의 독경소리를 기억합니다
그래서 성체 개구리가 되어서도
엄마 아빠에게서 듣고 기억한 목소리를
다음 세대 개구리 알들과
올챙이들에게 그대로 전달해 줍니다
부처님 경전의 편집구성 중 하나가
여시아문如是我聞의 법칙입니다
어떤 경전도 '여시아문'일 뿐
여시아견如是我見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나는 이와 같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다고 했을 뿐
말씀하시는 것을 보았다고 하지 않습니다
지극히 당연한 얘기라고요?
그때 그당시는 비쥬얼의 세계보다
히어링의 세계가 발달되었기 때문이라고
동영상으로 전해지기가 그렇잖느냐고
귀로 듣고 머리 속에 기억하는 게
눈으로 보고 두뇌 속에 기억하는 것보다
더 쉬운 시대였다고요?
소리를 녹음하는 기술이
영상을 녹화하는 기술보다
수백 년 수천 년 앞선 것도 아닙니다
고작해야 100년 차이도 나지 않습니다
따라서 부처님 말씀을 녹음하는 것과
말씀과 설법 장면을 녹화하는 것으르
여시아문과 여시아견을 논할 수는 없습니다
아무튼 불교 경전은 들음의 경전입니다
금강경에서는 말씀하시지요
여금제청汝今諦聽하라
"너는 이제 잘 들으라!"라십니다
"잘 보라"가 아니라 "잘 들으라"입니다
부처님의 말씀에 수보리가 답합니다
수보리는 머리가 비상하지요
부처님과 코드가 기가 막히게 잘 맞습니다
"원요욕문願樂欲聞하겠나이다."
곧 "네, 잘 듣고 싶습니다.
그냥 잘 듣겠다 하면 될 터인데
"잘 듣고 싶습니다."라고 답을 합니다
수보리는 백화점 효과를
이미 생각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중간에 생각이 흐트러지면 어쩌지 하는
걱정을 하고 있었기에
"'원요욕문' 잘 듣고 싶습니다."라고
보다 솔직하게 표현한 것입니다
0221빌 허虛
범虍은 사자와 마찬가지로
자기의 영역业을 중요시하는 동물입니다
그런데 이 두 글자가 합虛하여
비다 없다 헛되다 등으로 쓰이는 것은
범의 영역에 조심스레 들어갔는데
범이 보이지 않자 하는 말이
"아무 것도 없네."라고 안심한 데서
빌 허虛자가 나왔다고 보면 됩니다
뚜안위차이는 그의 책《說文解字注》에서
'큰 언덕'이라 풀었습니다
0222집 당堂
해인사에는 궁현당窮玄堂이 있고
대적광전大寂光殿이 있습니다
옛날에는 신분을 가리지 않고
높은 이가 머무는 곳을 당堂이라 했는데
한대 이후로는 신분에 관계없이
모두 전殿이라 칭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당堂보다는 전殿이 높습니다
부처님을 모신 곳이나
천자가 머무는 곳을 전殿이라 하고
스님들이 머무는 곳은 당堂이라 하여
청허당 사명당으로 불리웠습니다
당보다 높고 전보다 낮은 곳이 각閣입니다
예전에는 대통령 호칭 뒤에
각하閣下라는 택호를 덧붙이곤 했는데
요즘은 생략하고 있습니다
대통령 장관 등이 이미 높임말인데
여기에 다시 대통령님 장관님 하니까
거듭 높임말이 됩니다
하긴 회장 사장 교장 총장 등 장이
이미 높임말인데도 우리는
회장님 총장님하고 님을 덧붙이니까요
같은 과장끼리도 과장님이라 하면서
대통령에게 님자를 붙이는 것을
뜨악하게 바라보는 세태지요
교황과 추기경에게는 성하를
종정에게는 예하를 꼭꼭 붙이면서
대통령에게 각하를 붙이면
상고시대 사람으로 취급받습니다
아예 이참에 성하나 예하도 다 없애고
교황 어르신, 추기경 어르신
종정큰스님 정도로 생략하면 안 될까요
0223익힐 습習
새가 날갯짓羽을 처음白 시작함을
습習이라고 하는 데서 익힘을 뜻합니다
습習이라는 글자는 학學자와 더불어
지성 콩쯔孔子 선생의《룬위論語》첫머리
<쉬에얼피엔學而篇>에 나오는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배우고 때로 익히면 즐겁지 않은가?'로
너무나 유명한 말씀이지요
0224들을 청聽
들음耳에 맡기壬면 덕㥁이 있다는
매우 소박하고 진지한 뜻입니다
더 쉽게 얘기하면 귀耳의 덕㥁이고
제대로 들을 때 '덕이 있음'입니다
아무도 없는 텅 빈 방에서도
듣는 자가 있을 수 있으니
말을 조심하라는 뜻이 들어있습니다
어디선가 이리도 이른 새벽에
바이올린 연주보다
더 섬세하고
더욱 잔잔하게 들리는
귀뚜라미 울음!
아! 가을도 아니고 환청은 아니겠지?
03/17/2016
곤지암 우리절 선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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